사회적 이슈

[사설] '이게 나라냐'는 말 안 나올 수 없는 이영주 사건

Shawn Chase 2017. 12. 21. 20:00

입력 : 2017.12.21 03:19

어제와 그제 조선일보 1면에 이영주 민노총 사무총장 사진이 연이어 실렸다. 그제 사진엔 이 사무총장이 민주당 당대표실을 무단 점거한 뒤 창밖으로 '한상균 위원장 석방! 이영주 사무총장 수배 해제!'라고 쓴 플래카드를 펼치며 구호를 외치는 장면이 담겼다. 그런데 어제 사진엔 지명수배자인 이씨가 지난 8월 취임 인사차 민노총 본부를 찾아왔다가 떠나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을 배웅하고 있었다.

이씨는 2015년 11월 서울 도심을 마비시킨 폭력 시위 주도 혐의로 수배됐다. 시위가 아니라 완전한 난동이었다.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에게 승복(僧服)을 건네 조계사로 도피시킨 혐의도 받았다. 나라의 법 집행을 책임진 장관이 폭력 시위로 도심을 마비시키고 주모자를 도피시킨 지명수배자를 취임 인사차 방문했다.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고 정상적인 장관도 아니다.

민노총을 빠져나와 민주당으로 숨어든 이씨는 사흘째 농성을 하고 있다. 자신에게 걸린 지명수배를 해제하라는 요구를 내건 셀프 점거 농성이다. 이씨는 경찰관 수십 명에게 부상을 입히고 서울 도심을 난장판으로 만든 범죄자다. 그런 사람이 떵떵거리며 수배 해제를 요구하고 며칠째 당대표실을 점거하고 있는데도 민주당은 경찰을 부르지 않고 있다. 경찰은 수배자가 눈앞에 있는데도 법 집행을 하지 않는다.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인 한상균 위원장은 교도소에서 옥중 서신을 발표해 양심수 행세를 하는가 하면 문재인 대통령에게 양자 공개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한 위원장을 거론하며 '(감옥에 있는 것이) 눈에 밟힌다'고 했다. 고용노동부는 2008년 '전기를 끊고 철도를 멈추겠다'며 폭력 시위를 벌인 이석행 전 민노총 위원장을 한국폴리텍대 이사장으로 밀어붙였다. 이 대학은 정부가 4차 산업혁명 교육을 시킨다는 곳이다. 기막힌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고용부는 이렇게 민노총을 상전으로 모시면서 일자리 만드는 기업은 범죄자 취급한다. 파리바게뜨에 제빵기사를 직접 고용하라며 162억원을 과태료로 매겼다. 추가로 더 부과하겠다고 한다. 하루아침에 직원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는 기업이 어디에 있나. 이 정부에서 법(法)은 전 정권과 기업 등은 먼지 떨기 당하듯 지켜야 하지만 자기편은 안 지켜도 된다. 나라가 이럴 수는 없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20/201712200289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