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이슈

[사설] 여당 의원 입까지 봉쇄하려는 노동계

Shawn Chase 2017. 12. 19. 17:56

입력 : 2017.11.16 03:18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어제 오전 인천 부평구 홍영표 민주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규탄 시위를 열었다. 노조원들은 '최저임금 삭감 중단' '촛불 정신은 노동 적폐 청산' 같은 구호를 외쳤다고 한다. 노조가 시위를 한 것은 홍 의원이 여당 소속 환경노동위원장이면서도 그동안 노동계에 쓴소리를 해 왔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새 정부의 급격한 노동정책 변화로 산업 현장이 혼란을 겪고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최저임금 산정 때 상여금과 식대 등을 포함하고, 휴일 근로 수당 중복 할증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근로시간 단축은 기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근로자들에게 잘해주려다 기업이 망하면 일자리 자체가 없어진다. 그런 점에서 홍 의원 생각은 합리적인 판단이다. 책임 있는 의원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말을 한 것이다.

홍 의원은 1980년대 대우자동차노조를 만든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노동운동을 하면서 노동계의 이중성, 부자·귀족 노조의 해악(害惡)을 알았을 것이다. 지난해 현대자동차 노조가 파업에 들어갔을 때는 "국내 생산직 가운데 0.1%에 해당하는 소득을 받는 사람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파업하는데 노조 측 얘기를 수차례 들어봐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노동계엔 이런 말을 하는 여당 출신 국회 환노위원장이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두 노총은 지난주 홍 의원을 찾아가 사과하라고 했지만 그는 "노동계 요구만 100% 들을 수 없다"며 거부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들은 어제 시위에서 "대통령도 찬성하는데 네가 왜 뭐라 하냐"고 소리쳤다. 입 다물고 있으라 고 협박한 것이다. 오만이 하늘을 찌른다. 새 정부 출범을 자신들 공(功)이라 여기는 노동계는 무엇이든 다 내놓으라는 식이고 이를 방해하면 여당 의원이라도 입을 막아버리겠다고 한다. 앞으로 낙선(落選) 운동도 펼칠 것이다. 이런 노조에 정부가 끌려다니고 있다. IMF는 세계 경기가 좋은 지금 한국이 노동 개혁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는데 그 반대로 가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15/201711150375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