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남태평양 트럭섬 조선인 위안부 26명 실체 확인

Shawn Chase 2017. 12. 11. 19:45

이현택 기자




입력 : 2017.12.11 16:31


1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참석한 서울대 연구팀 등이 트럭섬 조선인 위안부 기록물을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그동안 증언으로만 알려졌던 ‘트럭섬 조선인 위안부’의 실체를 규명하는 증거가 공개됐다.

서울시와 서울대인권센터 정진성 교수 연구팀은 태평양전쟁 당시 남태평양 ‘트럭섬(Chuuk Isaland) 일본군 해군기지에 끌려간 조선인 위안부 26명의 존재를 최초로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남태평양에 있는 트럭섬은 정확한 명칭으로는 미크로네시아연방 축(Chuuk)제도라 불린다. 하지만 태평양전쟁 당시에는 일본인들의 발음상 ‘토라크(トラック)’라고 불리던 것이 한국식 ‘트럭’으로 굳어졌다.

서울시와 서울대 연구팀은 당시 미군 전투일지, 조선인 위안부들이 귀환 때 탔던 호위함 이키노호의 승선명부, 귀환 당시 사진, 일본인과 조선인들의 귀환을 다룬 1946년 3월 2일자 뉴욕타임스 기사 등의 자료를 비교ㆍ검토했다.

당시 전투일지에 따르면, 트럭섬에서 귀환한 1만4298명 중 3483명이 조선인이었다. 조선인 중 26명이 위안부였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와 서울대 연구팀은 고(故) 이복순 할머니로 추정되는 인물을 자료에서 찾아냈다. 이복순 할머니는 우리 정부에 공식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239명 중 트럭섬으로 끌려간 것을 밝힌 유일한 피해자였다. 서울시는 당시 제적등본에 기록된 ‘히토가와 후쿠준’이라는 여성의 신원을 수소문해, 가족 등의 확인을 통해 이 할머니와 동일인임을 확인했다. 이복순 할머니는 1943년 트럭섬에 끌려와 위안부가 됐다.

서울시와 서울대 연구팀은 정부에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되기 전에 세상을 떠난 고 하복향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가 맞다는 것도 밝혀냈다. 2001년 세상을 떠난 하 할머니는 1941년 만 15세의 나이에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말에 타이완으로 갔다가 필리핀 마닐라로 끌려가 위안부로 착취를 당했다.

하 할머니는 이후 2001년 2월 자신이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처음 고백했지만 열흘 만에 사망했다. 서울시는 필리핀으로 끌려간 위안부 피해자 심문카드 33개에 나와 있는 사진과 생년월일, 주소, 손가락 지문 등을 분석해 하 할머니의 신원을 찾아냈다.

서울시와 서울대 연구진은 이 자료들을 바탕으로 ‘문서와 사진, 증언으로 보는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1~2권을 내년 1월 출판하기로 했다.

엄규숙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지속적 자료조사, 발굴, 분석을 통해 역사를 증명할 수 있는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축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11/201712110202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