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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각] 방탄소년단의 성공 DNA

Shawn Chase 2017. 12. 2. 22:32

권승준 문화부 기자  



입력 : 2017.12.01 03:15


권승준 문화부 기자
권승준 문화부 기자


'BTS'란 이름은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7인조 보이 그룹 방탄소년단의 영문 이름이다. 지난 19일(현지 시각)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아메리칸뮤직어워즈(AMAs)' 축하 공연으로 미국 데뷔전을 치르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5월 빌보드어워드에서 팬이 가장 많은 가수에게 주는 '톱소셜아티스트'상을 받았다. 이전엔 팝스타 저스틴 비버가 6년 연속 차지했던 부문이다. 최근 지미 키멜 라이브, 엘렌 쇼 같은 미국의 전국 방송 토크쇼에 잇달아 출연하며 유창한 영어 실력도 과시했다. 유튜브 조회 수가 수십억 회에 달하고, 전 세계 소셜 미디어에서 끊임없이 화제가 된다. 2013년 데뷔 후 불과 4년 만에 세계 팝 음악 시장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K팝 스타'가 됐다.

빌보드는 AMAs의 17개 축하 공연 중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다섯째로 인상적이었다며 이렇게 평가했다. "영어권에서는 군무와 퍼포먼스가 최우선인 '보이 밴드(boy band)'를 본 지 아주 오래됐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 보이 밴드가 뿜어내는) 에너지가 얼마나 강력한지 잊고 있었다." 세계 주류 음악 시장에서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를 앞세운 아이돌 가수는 1990년대 이후 거의 명맥이 끊겼다. 하지만 수요는 계속 있었다. 아이돌을 앞세운 K팝이 바로 그 시장을 공략했다. 수치가 K팝의 성공을 증명한다. 한국 음악 산업의 1년 수출액은 약 4139억원(콘텐츠진흥원·2015년) 규모까지 성장했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이런 토대에서 가능했다.

11월29일(현지시각) 방송된 미국 인기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 쇼(Jimmy Kimmel Live Show)'에 출연한 '방탄소년단'. /뉴시스


그래도 의문은 남는다. 왜 하필 방탄소년단인가? 비슷한 완성도의 음악이나 춤을 보여주는 K팝 아이돌 가수는 많다. 방탄소년단은 SM·YG·JYP 같은 대형 기획사 소속도 아니다. 해외에서 먼저 큰 인기를 얻기 전엔 '소녀시대'나 '빅뱅'같이 한국 사람이면 이름 한 번쯤은 들어본 유명 아이돌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외국인들은 다른 팀이 아닌 방탄소년단에 가장 열광한다.

음악평론가 등 전문가들은 그 비결로 남다른 소셜 미디어 활용을 꼽는다. 방탄소년단은 멤버 개인 계정을 없애고 팀 계정 하나만 공동으로 쓴다. 노래를 발표하는 기본적 활동 외에 최소 1주일에 2~3개씩 꾸준히 자체 제작 콘텐츠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내보낸다. 특히 트위터와 유튜브에 집중한다. 노래 녹음이나 안무 연습뿐 아니라 애완동물과 놀거나 요리하는 모습 등 온갖 일상을 영상으로 공개한다. 대형 기획사 아이돌이 한국의 TV 방송을 통한 홍보에 매달릴 때 방탄 소년단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새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해외에서 한국 TV 방송은 제대로 챙겨보기 어렵지만, 트위터나 유튜브는 제한 없이 즐길 수 있다. 덕분에 해외 팬들도 실시간으로 방탄소년단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었다. 국내 기반이 약하다고 포기하지 않고 해외로 눈을 돌려 소셜 미디어로 팬들을 공략한 도전 정신이야말로 방탄소년단의 성공 DNA가 아닐까.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30/201711300360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