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입력 2017-11-27 14:25:00 수정 2017-11-27 14:26:25
‘아베노믹스·미래 먹거리 발굴’…소니 부활 배경 관심
소니, 이미지센서·VR·AI 등 미래 성장 동력에 집중
워크맨의 신화 ‘소니’가 돌아왔다.
일본 가전왕국을 이끌다 거듭된 투자 실패 등으로 ‘적자의 늪’에 빠져 밀려났던 소니가 올들어 20년만에 최고 실적을 올리고 있다.
과거의 영광에만 안주하다 세계시장의 흐름에서 크게 뒤쳐졌고, 급기야 10년전 스마트폰 경쟁에서 낙오하면서 완전히 설자리를 잃었던 소니의 부활이 예사롭지 않은 까닭은 한 기업의 반전(反轉) 스토리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먹거리 발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소니는 로봇, 자율자동차, 스마트공장 등의 흐름을 주도할 핵심 부품 기술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 확보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 전자업계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한때 소니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국내 전자업체들로선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27일 재계 안팎에서는 몰락한 일본 전자산업의 상징으로 꼽히던 소니의 부활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가전 부문이 ‘호황’ 흐름을 타고 전자업계 실적을 이끌고 있지만, 신성장 동력과 미래 먹거리 창출을 고민하는 국내 업계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소니는 지난달 31일 올해 2분기(7~9월) 매출 2조600억엔(한화 20조1109억원 상당·이하 27일 기준), 영업이익 2040억엔(한화 1조9915억원 상당)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1%, 346.4% 늘어난 수치다.
이와 함께 소니는 올해 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를 6300억엔(한화 6조1504억원 상당)으로 올렸다.
업계에서는 이같이 소니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친(親)기업’ 정책과 소니의 자체적인 자구(自求) 노력 등 대내외 요인이 함께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산업연구원 사공목 연구위원은 “소니가 살아나는 근저에는 친기업 성향 정책을 추진하는 아베노믹스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며 “지난 20년 동안 침체한 분위기 속에 있었지만, 아베(2012년 12월 취임) 총리가 들어서면서 기업프랜들리한 정부의 종합적인 규제완화 정책이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는 점이 매우 큰 무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책의 일관성은 상당히 중요한데 최근 아베 총리가 선거에서 압승했기 때문에 아베노믹스 정책은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보이고 기업 입장에서는 일관 정책 기조에 따라 사업을 추진할 환경을 갖추게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베노믹스를 바탕으로 한 정책의 일관성, 기업경쟁력 강화정책,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 엔화 약세 등이 어우러져 기업은 자신감을 갖고 자구노력을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외부 요인과 함께 소니의 뼈를 깎는 노력도 빛을 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다른 회사를 놓고 평가하는 것이 옳지는 않지만, 소니는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하거나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서 성공했다”며 “대표적인 사업인 TV사업부도 축소하는 대신 이미징센서나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분야 등 미래 먹거리에 집중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재덕 LG전자 센서솔루션연구소장(전무)도 지난 8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첨단센서 2025 포럼’ 기조연설에서 센서의 장점을 소개하며 “죽어가던 소니가 부활할 수 있었던 것도 첨단 (이미지) 센서 기술력의 힘”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소니는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업체로 꼽혔지만, 사업 확장과정에서 투자 실패가 거듭되면서 2000년부터 적자 경영에 시달렸다. 하지만 대규모 사업 구조조정 이후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에 집중, 2013년부터 흑자 경영으로 돌아서는 등 실적을 대폭 개선하기에 이르렀다.
소니는 전자장비의 눈으로 불리는 영상센서와 플레이스테이션4 게임기 등 가상현실(VR)·로봇·인공지능(AI) 제품을 잇달아 발표하고 집중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이미지 센서는 주위 환경정보를 디지털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율주행차 기술에도 활용될 수 있어 성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신형 애완견 로봇 아이보(aibo)를 내년 1월 11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소니는 1999년 세계 최초 가정용 애완견 로봇 아이보(AIBO)를 출시해 15만대 이상을 판매했지만, 2006년 비핵심 사업으로 분류하면서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AI 분야를 앞세워 이같은 호조세를 이어가며 재도약을 준비하는 것이다. 사물인터넷(IoT)과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이미 소니는 지난 8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IoT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도쿄전력과 사업 제휴를 맺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뜨는 AI나 로봇 분야에 사업을 집중하고 있는 소니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소니의 부활은 미래 사업을 준비해야 하는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 전자업계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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