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텃밭 UV LED 시장서 도약하는 LG이노텍…“기술 격차 2년 벌렸다”

황민규 기자

입력 : 2017.11.27 14:35

LG이노텍, 세계 최초로 100mW UV-C LED 개발 성공
아직 태동기인 UV LED 시장, 한국의 세계 시장 점령 가능할까

"UV(자외선)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은 살균, 멸균 분야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기술입니다. 정수기, 폐수처리 등 수처리 분야부터 공기 중의 바이러스까지 멸균할 수 있습니다. LG이노텍은 세계 최초로 살균 자외선 출력이 100밀리와트(mW)에 달하는 UV-C LED를 개발해 경쟁사보다 2년 이상의 격차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정환희 LG이노텍 LED연구소장은 27일 서울스퀘어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초 2020년경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100mW UV-C LED 개발을 공식 발표했다. UV LED 분야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일본 니치아가 오는 2020년부터 100mW UV-C LED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LG이노텍이 2년 이상의 기술 격차를 벌린 셈이다.

▲ 정환희 LG이노텍 LED연구소장이 27일 서울스퀘어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LG이노텍 제공

UV LED는 반도체 기술을 이용해 자외선을 내는 제품으로 발광의 파장에 따라 응용군이 제각각이다. 우선 자외선 A 영역(315~400nm)은 주로 산업용 경화기, 위폐감별기 등에 사용되며, 자외선 B 영역(280~315nm)은 의료· 바이오 분야에서의 치료기 및 분석기기, 비타민 D 합성 등에 주로 이용된다. LG이노텍이 개발한 자외선 C영역(280~200nm)은 살균·정화·정수 등 환경 분야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UV-C LED는 광출력이 높을수록 더 강력한 살균 장치를 만들 수 있지만 발열 등으로 안정적인 품질 확보가 매우 어렵다. 시장을 이끌어온 일본 업체들의 최신 제품도 현재 40mW 수준의 광출력에 머물러있다. LG이노텍의 광출력 100mW 제품 개발로 더욱 다양한 분야에 UV-C LED를 적용할 수 있게 됐다. 가령 화학 살균제 걱정없이 흐르는 물이나 공기까지 급속 살균할 수 있어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생활 가전부터 빌딩과 자동차의 공조 시스템이나 수처리 장치 등에 사용 가능하다.

UV LED 시장은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욜 디벨롭먼트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억3000만달러(약 1400억원) 수준이었던 UV LED시장이 올해 2억7000만달러(약 2900억원)까지 커진다. 2년새 두배로 커지는 셈이다. 2020년에는 5억2600만달러(약 57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세계 1위 업체인 니치아를 비롯해 10위권내에 일본업체만 4곳에 달할 정도로 일본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정환희 소장은 "(UV-C LED가) 아직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1~2년 전부터 씨를 뿌리고 있는 단계이고 5년 안에는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가전 제품에 UV-C LED 기술 채용이 급격히 늘고 있으며 무엇보다 정수기, 폐수처리 등 수처리 분야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수처리의 경우 화학약품을 많이 사용하고 부산물이 발생해 2차적인 환경오염을 유발하지만 UV-C LED를 사용할 경우 부산물이 생성되지 않아 환경오염 없이 살균이 가능하다. 

공급 실적도 점점 늘고 있다. LG전자 가습공기청정기(시그니처 라인업 제품), LG전자 정수기 출수구 자동살균에 LG이노텍의 UV-C LED 기술이 적용됐다. 서울시청, 부산대병원, 롯데호텔, 대만의 타오위안국제공항 등에도 에스컬레이터 핸드레일 살균기에도 도입됐다. LG이노텍은 UV-C LED 기술이 전력 효율성과 도입 비용 등 여러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만큼 응용분야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LG이노텍이 집중하고 있는 기술은 UV-C LED의 설계를 더 효율적으로 개선해 살균·멸균 성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UV LED로 물을 살균할 때 보통 물 위에서 아래로 빛을 비추는 방식인데, 이 경우 가까운 곳은 살균이 되지만 멀어지거나 물이 깊은 곳에서는 살균력이 약해진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UV-C LED를 중앙에 두도록 설계해 수처리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LG이노텍의 100mW UV-C LED 개발과 함께 수처리, 공기처리 분야에 주로 쓰이는 UV-C LED의 응용범위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살균(물, 공기), 폐수처리뿐만 아니라 탈취, 의료용, 피부병 치료, 위폐감별, 조명, 섬유.화학산업, 환경센서 등 넓은 영역에서 응용이 가능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국내 LED업체의 한 관계자는 "UV LED의 경우 이제 막 시장에서 가능성과 효용성을 입증 받아 적용 제품군이 확대되고 있는 과정"이라며 "현재는 일본 니치아, 나이트라이드세미컨덕터 등이 시장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시장 자체가 크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LG이노텍 등 한국 업체들이 수년내 시장 정상을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27/2017112701643.html#csidx62d1cfef1404a73be452f430d2a93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