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北 탄도미사일, 日 상공 통과..열도 팽팽한 '긴장'

Shawn Chase 2017. 8. 29. 11:58

윤지원 기자 입력 2017.08.29. 09:31 수정 2017.08.29. 10:23



北, 미일 홋카이도 공동훈련 반발인 듯도
신칸센 일부 운행중단..대피방송하는 등 '혼란'

2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5시57분께 북한이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불상 탄도미사일 1발을 동쪽방향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2017.8.2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북한이 29일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이 발사 예고한 '탄도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넘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의 긴장감이 극대화하고 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북한은 오늘 5시 57분께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동쪽방향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으로 발사했다. 미사일은 6시 12분쯤 홋카이도 에리모 미사키에서 동쪽으로 1180㎞ 떨어진 태평양에 낙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NHK는 이번 미사일이 공중에서 3조각으로 분리됐다고 밝혔으며, 일본 정부는 자위대가 이를 공중 파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북한 미사일 일본 상공 통과 사례

북한의 발사체가 일본 영공을 통과한 것은 과거에도 있었다. 북한이 지난 1998년 함북 무수단리에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대포동 1호가 일본 상공을 넘어 태평양에 낙하했다.

2009년에도 대포동 2호 개량형인 은하 2호가 일본 열토를 통과한 적이 있으나 1단은 아키타현 앞바다, 나머지는 동북 지방 상공을 넘어 2000㎞ 떨어진 태평양에 각각 낙하했다.

그러나 1998년과 2009년 발사체 모두 인공위성용이라고 북한이 주장했던 것과 달리 이번 발사체는 이달 초 북한이 발사 예고한 탄도미사일이다.

북한은 2009년 이후 약 10년 동안 미국의 동맹인 한국이나 일본 영공을 향한 미사일 발사를 그간 피해왔다. 이같은 극단적 도발은 우발적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은 29일 일본 도후쿠 등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쏘아올림으로써 일본은 물론 미국과 한국에도 강경한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이번 북한 미사일은 이달 10일부터 18일간 진행된 3500명이 동원된 훗카이도 미·일 군사훈련에 대한 반발로도 풀이된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아베 "미사일 폭거 중대 위협"…방위성 발사 의도 분석 중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오전 8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집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일본을 통과하는 미사일 발사란 폭거는 전례없는 심각하고 중대한 위협"이라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긴급 회의 소집을 요구한다고 했다.

NSC 회의에서는 스가 장관·고노 다로 외무장관·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 등이 모두 모인 회의에서 북한 미사일 탄종과 사거리 등을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 방위상은 북한이 이달 초 예고했던 미국령 '괌'을 겨냥 발사 계획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것을 중심으로 발사 의도를 분석 중이다.

북한은 지난 1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4발을 동시에 괌주변 해역에 떨어뜨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으나 29일 미사일은 홋카이도 에리모 미사키에서 동쪽으로 1180㎞ 떨어진 태평양에 낙하했으며 4발 동시 발사가 아닌 1발로 확인됐다.

◇각 지역 지하시설 대피령…신칸센도 임시 운행 중단

일본 각 지역에서는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긴급 조치가 실시됐다. 일본 JR동일본여객철도회사는 고속철도 신칸센 운행을 미사일 통과 지역인 도호쿠·조에쓰·호쿠신에쓰에서 임시 중단했다. 신칸센은 오전 6시 15분이 돼서야 재개됐다.

일본 정부는 오전 5시 58분께 주민들에 지하시설 등으로 대피하라고도 지시했다. 대피 대상 지역은 홋카이도·아오모리현·이와테현·미야기현·아키타현·야마가타현·후쿠시마현·이바라키현·도치기현·군마현·니가타현·나가노현 등이다.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경계 대상 지역 미야기현 센다이시에서 오전 6시 2분 '북한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건물이나 지하로 대피하라'는 총무성 소방청의 휴대전화 메시지가 각 주민들에 전달됐다. 센다이시 중심가의 지하철과 버스 운행도 임시 중단됐지만 이후 즉각 재개됐다.

일본 항공업체 전일본공수와 일본항공은 이날 국내선 및 국제선 운항은 별다른 영항 없이 정상 운행된다고 했다.

일본 원자력 규제청(NRA)은 탄도미사일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일본내 모든 원전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공장을 검토했다면서 이상은 없다고 밝혔다.

yj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