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8.17 03:04
['英 테이트 명작전' 만든 두 女傑 콜리에르와 체임버스 인터뷰]
'누드' 주제로 4개 미술관 소장품 총출동시킨 컬렉션은 처음
"여성관객 늘면서 남성누드 늘어" 특별구역엔 에로틱한 작품 모아
캐럴라인 콜리에르와 에마 체임버스는 영국 국립미술관 테이트를 좌지우지하는 두 여걸(女傑)이다. 시드니, 오클랜드를 거쳐 현재 서울 소마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테이트 명작전-누드'도 해외 전시 총괄디렉터인 콜리에르와 책임큐레이터인 체임버스가 의기투합해 만든 대형 프로젝트다. 콜리에르는 "테이트가 한 해 50개 이상 전시를 기획하지만 이번 전시처럼 '누드'라는 주제로 영국 내 테이트 4개 미술관 소장품을 아울러 엄선한 컬렉션은 처음"이라고 했다.
'왜 누드인가?'라는 질문엔 체임버스가 답했다. "지난 200년간 예술가들이 인간의 몸과 성(性)을 어떻게 표현해왔는지 그 변천사를 들여다보는 건 정말 흥미진진한 일이죠.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예술가들의 취향과 태도는 물론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사회상까지도 알 수 있으니까요."
19세기 후반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회화, 조각, 드로잉, 판화, 사진 122점을 전시하는 이번 전시엔 로댕, 피카소, 마티스뿐 아니라 데이비드 호크니, 신디 셔먼, 사라 루카스 같은 현대 작가들도 대거 선보인다. "기성 미술사에 도전했던 중요 작가들이죠. 성(性) 역할의 정체성, 여성이 그린 남성 누드, 예술가와 모델의 관계까지 아주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전시에서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시드니, 오클랜드와 달리 서울 전시장엔 '특별구역'이 만들어진다. 호크니의 동성애 드로잉과 성적(性的) 관음증을 묘사한 피카소의 판화, 성행위를 코믹하게 그린 루이스 부르주아의 잉크 드로잉 등을 따로 모은 '에로틱 누드' 섹션이다. 체임버스는 "원래 '정치적 누드' 섹션에 전시돼야 할 작품들인데 한국 국민적 정서상 불편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로 구역을 만들었다"면서도, "작품을 감상할 때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지 말 것"을 부탁했다. "작품과 나, 둘만의 관계에 집중해 거기 담긴 스토리를 읽다 보면 예술적 진가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두 사람은 '테이트 명작전'에서 놓쳐선 안 될 작품 3점을 꼽았다. ▲실비아 슬레이의 '비스듬히 누운 폴 로사노'. 1970년대 뉴욕 페미니즘 미술계의 핵심 인물이었던 슬레이가 남성 모델을 여성처럼 도발적인 자세로 눕힌 뒤 성기(性器)까지 사실적으로 묘사한 당대의 '문제작'이었다. ▲리네케 딕스트라가 출산한 지 1시간, 하루, 1주일 뒤의 엄마와 아기 모습을 찍은 세 장의 사진도 중요하다. "남녀 성(性)의 경계가 가변적이고 모호해지는 요즘, 아기들만이 그들의 성별을 드러내지 않는 유일한 인간이란 사실을 일깨우죠." ▲데이비드 봄버그의 '진흙 목욕탕'도 있다. "러시아 증기목욕탕 풍경을 극단으로 단순화시킨 기하학적 그림이죠. 소마미술관으로 오기 전 테이트 브리튼 메인 갤러리에 크게 걸려 있어 출퇴근 때마다 직원들을 즐겁게 해주던 작품입니다."
영국 국립미술관 테이트 명작전-누드
소마미술관에서 12월 25일까지
▲장소: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1번 출구)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 (10월 30일까지 휴관일 없음)
▲입장료: 성인 1만3000원, 65세 이상 6000원, 청소년 9000원, 어린이 6000원. 티몬(ticketmonster.co.kr)에서 할인 판매.
▲문의: (02)801-7955, www.tateseoul.com
▲주최: 조선일보사·국민체육진흥공단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17/201708170013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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