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태양광 발전

文 대통령과 간담회서 두산 회장 "신고리 원전 중단시 매출 타격".. 文 "해외 진출 지원하겠다"

Shawn Chase 2017. 7. 28. 00:49

정시행 기자



입력 : 2017.07.27 21:29 | 수정 : 2017.07.27 21:58

靑 "자유스러운 분위기... 증세 관련 얘기는 없었다"
기업인들, 일제히 일자리 창출 약속하며 규제완화 건의
한화, '비정규직 850명 정규직화' 즉석 약속도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해 개최한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미팅'에서 참석한 기업인들과 대화하고 있다.(왼쪽 두번째부터) 구본준 LG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첫날 청와대 간담회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탈원전 정책에 대한 우려가 공식 제기됐다.

박정원 두산 회장은 이날 간담회 비공개 부분에서 "만약 신고리 원전 5·6호기를 중단하는 것으로 결정이 된다면, (원전에)주 기기를 공급하는 두산중공업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회장은 이어 "하지만 해외에서 사업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 회장의 발언 취지는 '설사 국내 원전 중단되더라도 해외 진출을 하겠다'는 긍정적 발언이었다"며 "원전 관련 이야기는 더이상 나오지 않았고, 대통령의 화답이 나오자 (박 회장이)웃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과 관련해 기업인들이 고충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고, 문 대통령도 현장에서의 어려움을 자세하게 물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중국에서 사드 영향으로 매출이 줄면서 협력 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산업 은행과 수출입 은행의 협력업체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이어 4차 산업혁명과 관련,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수소연료차 등을 적극 개발 중이고 국내외 스타트업과 협업하고 있다면서 관련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정부와 여당이 드라이브를 건 초대기업 법인세 증세와 관련한 이야기는 이날 만찬에서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당초 청와대가 '격의 없는 진솔한 대화'를 강조한 만큼 기업들이 법인세 인상에 대한 불만을 제기할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선 문 대통령이 소득 주도 성장 등 취지를 이야기하면서 "2·3차 협력업체들이 어려움을 안 겪게 지원하겠다"고 말했고, 기업인들은 수긍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기업인들은 대부분 문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있는 일자리 창출, 정규직 전환과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 등을 약속했다. 이들은 주로 정부엔 주로 규제 완화 등 기업 활동 지원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공감을 표하면서도 "꼭 필요한 규제와 과도한 규제는 잘 구분해서 하겠다"고 말했다.

이 일자리 창출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화제가 가장 길게 이어졌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골목 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또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손경식 CJ 회장도 일자리 창출과 서비스 산업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정부가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달라"고 했다.

금춘수 한화 부회장도 "태양광 사업을 하는 진천·음성 클러스터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상시 업무 종사자(비정규직) 85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즉석에서 밝혔다고 한다. 금 부회장은 태양광 사업을 위한 입지 규제를 완화하고, 신재생공급 의무화 비율을 상향해달라고 건의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에너지 분야 바탕으로 융합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며 2차 전지 응급제 등 사업을 통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모범 중견기업으로 초청된 오뚜기의 함영준 회장은 "중소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30년 이상 유지하면서 성장해왔다"며 "앞으로도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LCD 국산 장비 개발을 위한 중소 장비 업체와 재료 업체 등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파주 공장에 과감한 지원을 해줘 큰 도움이 됐고, 이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 발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구 부회장은 "해외 진출시 중소장비 업체와 공동 진출하겠다"며 "이미 LG 디스플레이는 1000억원 규모의 상생 펀드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대화는 정말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특별한 발언 순서도 없이 기업인들 발언과 대통령의 질문, 토론 등이 계속 이어졌다"며 "결과적으로 끝에 정리하는 발언도 없었다"고 전했다.

최연장자인 손경식 CJ 회장이 마무리 발언을 겸해 "오늘 너무 만족스럽다. 그리고 대통령 말씀을 듣고 푸근하게 느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27/201707270331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