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이야기들

'대서양의 묘지' 외딴 섬에서 40여 년 사는 '로빈슨 크루소' 여성

Shawn Chase 2017. 7. 26. 22:19

안수진 인턴

입력 : 2017.07.26 16:37 | 수정 : 2017.07.26 16:40

조이 루카스는 40년간 이 섬에서 살았다./데일리메일

캐나다 북동부 대서양에 떠 있는 길죽한 섬 ‘세이블(Sable)’은 ‘대서양의 묘지’라 불린다. 지금까지 350척 이상의 배들이 이곳 모래톱에 난파했다. 세이블 섬은 총 길이 42km이지만, 폭이 가장 넓은 곳도 1.5km에 불과한 초승달 모양의 모래톱으로 이뤄진 섬이다.

캐나다 북동부 노바스코샤주(州)의 가장 가까운 육지에서부터도 170km 떨어진 이 외딴 섬에는 400마리의 말과 30만 마리의 물개, 350여 종의 새, 그리고 한 여성이 살고 있다. 25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세이블 섬에서 35년간 살아온 조이 루카스(67)를 재조명했다.

세이블 섬의 위치

노바스코샤의 주도(州都) 핼리팩스에서 금(金) 세공업을 배우는 학생이었던 조이는 21세 때인 1971년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처음 세이블 섬을 찾았다고. 그때나 지금이나, 세이블 섬은 보트나 전세기로만 접근이 가능하며, 모든 것이 야생 그대로다. 수백 마리의 말은 애초 18세기 초에 누군가 이곳에 정착하려고 함께 들여온 것이지만 이제는 야생마가 됐다. 연중 125일이 안개에 덮여 있어, 근처를 지나는 선박들은 길죽한 모래톱에 난파되기 일쑤였다고.

하지만, 조이는 이런 자연 그대로의 환경에 흠뻑 빠졌고, 1982년에 이곳으로 완전히 이주했다. 수년간 말들을 관찰하고 상어떼의 물개를 상대로 한 먹이활동을 조사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양생물학자가 됐다. 그의 집은 과거 해난구조소가 있던 섬 끝 부분의 모래 언덕에 있다. 동식물을 연구한 공로로, 캐나다 국립공원으로부터 자연 연구가로 인정받았고, 종종 육지에서 온 해양생물 탐사단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조이는 모래 언덕에 자리잡은 나무로 만든 집에 살고있다/데일리메일

조이 루카스 혼자만 이 섬에 사는 것은 물론 아니다. 캐나다 국립공원 직원들이 이 섬에서 순환 근무하며 조이와 함께 산다. 생필품은 정기적으로 비행기로 공급 받는다. 하지만, 국립공원 직원들은 “조이야말로, 유일한 상주 주민”이라고 말했다.

조이가 최근 수년간 수집하는 것은 말의 두개골. 생물학자들은 말들이 어떻게 이 황량한 섬에서 정착할 수 있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또 바닷가에 밀려오는 온갖 쓰레기를 수집하고 수질오염 측정 업무도 돕는다. 그의 꿈은 “가능하면 아주 오랫동안 이 섬에서 사는 것”이라고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26/201707260219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