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전

결국은 '디자인'..LG에 OLED 손 내미는 애플

Shawn Chase 2017. 7. 11. 18:04

김회권 기자 입력 2017.07.11. 16:06 수정 2017.07.11. 16:12


OLED 품귀 현상이 가져온 애플의 LG OLED 투자설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가 성공을 거듭할수록 이 작은 스마트폰을 만드는데 참가한 다양한 업체들은 혜택을 입었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드는, 아이폰의 한 부분을 책임지는 업체들이 그랬다. 그리고 이번에는 디스플레이가 그런 대상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아이폰에는 LCD(액정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왔다. 그런데 아이폰8부터 OLED가 적용된다는 루머가 신빙성 있게 돌고 있다. 그리고 그런 소문을 뒷받침하듯 애플이 LG의 OLED 공장 전용라인에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발 소식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애플과 협상하고 있는 투자 규모는 약 2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2019년에 가동을 예정하고 있는 E6 공장이 투자 대상인데 이곳에서는 월 6만장의 OLED 패널을 생산할 수 있다. 애플이 여기에 17억5000만~26억2000만 달러를 투자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애플 아이폰8 예상이미지 ⓒ ZONEofTECH

 

OLED 공급 부족 우려한 애플의 고민

애플이 LG디스플레이에 투자를 고민하는 배경은 결국 공급과 수요 때문이다. 아이폰은 그동안 LCD 디스플레이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차기작에 OLED를 채택하면서 공급에 문제가 생겼다.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와 월 7000만장 패널 계약을 맺고 아이폰8에 OLED 탑재를 준비했지만 이걸로는 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대형 OLED의 강자인 LG디스플레이의 전환을 끌어내는 역할을 애플이 맡은 셈이다.

그동안 OLED는 주로 삼성 스마트폰에 사용됐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의 강자로 군림했다. 삼성은 2010년 나온 갤럭시S 첫 시리즈부터 OLED를 채택한 뒤 전기종으로 확대했다. 반면 같은 시기 줄곧 LCD를 사용했던 아이폰은 올해 삼성과 같은 디스플레이를 선택했다.

OLED는 LCD에 비해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다. 소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배터리 유지시간에서 유리하다. OLED는 점 단위로 신호를 보낼 수 있기 때문에 필요 없는 부분에 전력을 보내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화면 밝기 조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이런 특성은 전력 효율 외에도 고화질 영상을 출력하는데 장점을 갖는다. 색의 조합으로 색깔을 표시하는 LCD에 비해 훨씬 더 깊은 검은색을 표현할 수 있고 뚜렷한 색감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런 장점도 있지만 여전히 개선할 여지가 많은 게 OLED다. 한 장의 기판에서 잘라낼 패널 매수가 LCD에 비해 적기 때문에 생산 효율이 낮고 그래서 공급이 부족하다는 건 스마트폰 메이커 입장에서 골칫거리다. 그리고 불량화소 문제도 있다. 도트 하나의 단위로 표현되기 때문에 LCD에 비해 불량에 대한 부담이 크다. 

 

베젤이 거의 없는 베젤리스(Bezelless) 스마트폰의 대표격인 갤럭시S8. 베젤리스 스마트폰이 유행하면서 OLED는 대세로 떠올랐다. ⓒ 삼성전자 제공

 

디자인, OLED를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만들다

이런 장단점이 있는 OLED를 애플이 선택한 배경에는 ‘디자인’이 한몫했다는 게 IT매체들의 분석이다. 특히 베젤이 거의 없는 베젤리스(Bezelless) 스마트폰이 유행하면서 OLED는 대세가 됐다. LCD의 경우 베젤의 영역이 필요하지만 OLED의 경우 스마트폰 전면 전체에 베젤리스를 실현하는 게 가능하다. 양쪽을 굽은 형태로 처리한 갤럭시 엣지 시리즈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화면 양쪽이 굽은 디자인으로 시원한 화면을 선사할 수 있고 여기에 곡선 부분은 메인 화면과 다른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 차세대 디스플레이 자리를 놓고 OLED와 경쟁하던 LCD는 장점이던 가격 경쟁력에서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7월10일 시장조사기관인 IHS마킷의 자료를 보면 5.5인치 HD OLED 패널의 생산비용은 12.1달러로, 같은 크기의 HD LTPS(저온폴리실리콘) LCD 패널의 12.2달러보다 생산 비용이 오히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OLED 공급이 늘어나면서 생산원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아이폰8을 기점으로 애플이 OLED에 본격적으로 참가하면서 디스플레이 세대교체의 승자는 당분간 OLED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IHS마킷은 OLED의 출하액이 2017년 22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측했다. 처음으로 LCD(214억 달러)를 넘어서는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