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기자 입력 2017.02.10 11:45
“새로운 弔問문화” vs “예의없는 행동”
고인의 마지막 길을 추모하는 장례식장에서 ‘셀카’ 등을 찍어 SNS에 이른바 ‘인증 샷’을 공유하는 젊은 유족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은 “SNS로 삶을 공유하는 게 일상이 된 이들의 새로운 조문(弔問) 문화”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반대 측에서는 “고인에게 실례가 되는 행위”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10일 문화일보 취재진이 ‘장례식’ 또는 ‘장례식장’ 등의 키워드를 넣어 검색해 본 결과 총 4700여 개의 관련 사진을 찾아볼 수 있었다. 검색 대상은 사진에 해시태그(hash tag·키워드로 게시물을 검색, 분류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사진 밑에 ‘#’ 기호와 특정 키워드를 붙이는 방식으로 사용됨)를 덧붙여 게시물을 올리는 문화가 가장 활발한 한 SNS 매체다. 대부분 상복을 입은 셀카 사진과 함께 ‘#그립네요#우울’ 등과 같이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는 해시태그를 달아둔 게시물이 많았지만, ‘#소통#맞팔(SNS상에서 서로 팔로를 해 친구가 되는 것)’ 등과 같이 SNS 친구를 모집하는 용도로 게시물을 활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런 현상을 두고 네티즌 사이에서는 찬반이 크게 갈리는 상황이다. 실제 한 네티즌은 “장례식장에서 고스톱을 치는 것도 일종의 문화 아니냐”며 “새로운 조문 문화인 만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네티즌은 “온라인상에서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장례식 관련 사진을 게재하는 것은 예의 없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렸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신의 생활을 일상적으로 SNS에 공유하는 세대의 습관이라는 측면과, 젊은 세대에서 등장한 새로운 SNS 조문 문화”라고 분석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가족 공동체의 가치를 위해 순수한 의도에서 사진을 올릴 수는 있지만, 본인의 친구를 모집하는 등의 태그를 다는 것은 오히려 그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며 “온라인에서도 기본적 윤리 의식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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