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이야기들

"네 발도 작구나…" 42년전 헤어진 일란성 쌍둥이 눈물의 극적 상봉

Shawn Chase 2016. 10. 28. 01:27

뉴시스  

입력 : 2016.10.27 15:56



"엄마가 미안하다. 그때 너를 그렇게 보내는게 아니었는데 이제서야. 이제서야 만났어…"

27일 오전 11시 울산시 동구 서부파출소 앞. 강지영(42·여)씨는 42년만에 만난 쌍둥이 언니 하미영(42·여)씨와 어머니를 보자마자 달려와 끌어안았다.

이들은 경찰서 앞에서 20여분동안 서로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닦아줬다. 하씨는 생사조차 알 수 없었던, 자신과 똑같이 생긴 동생의 손을 부여잡고 하염없이 바라봤다.

42년전인 지난 1975년. 부산에서 노점을 운영하던 하씨의 아버지와 어머니 전순옥(65)씨는 가정 형편이 너무 어려워 태어난지 6개월 된 강씨를 자식이 없는 가까운 이웃주민에게 잠시 맡겼다. 이웃주민은 갑자기 야밤에 강씨를 데리고 소리도 없이 사라졌다. 하씨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 뒤로 딸을 찾기 위해 수소문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어머니 전씨는 강씨의 손을 붙들고 놓지 못한 채 "찾고 싶었지만 찾을 방법이 없었다. 명절때마다 네 생각이 나고, 네 언니를 볼 때마다 떠올렸다"고 흐느꼈다.

그는 지금은 돌아가신 하씨의 아버지와 매일 잃어버린 딸을 그리워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지난 23일. 대구에 살고 있던 강씨는 남편과 서부파출소를 찾았다. 울산에서 장사를 했던 지인으로부터 자신과 똑 닮은 사람을 4년전 동구 서부동 서부아파트에서 봤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혹시나 모를 기대로 파출소를 찾은 것이다.

서부파출소에 근무하던 이동룡(57) 경위에게 강씨는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찾아왔다"며 "저와 닮은 쌍둥이 언니를 찾아주세요"라고 부탁했다.

애절한 사연을 들은 이 경위는 강씨의 상반신 모습이 담긴 100여장의 전단지를 관내 서부아파트 등 대단위 아파트에 붙이고, 서부아파트 자율방범대에 전단지를 공유한 뒤 지역주민의 제보를 기다렸다.

지난 25일 오후 6시. 서부아파트 자율방범대원인 남편이 가져온 전단지를 본 아파트 주민 이경순(57·여)씨는 "4년 전에 우리 아파트 옆집에 살다가 이사 간 사람과 닮았다"며 찾아왔다.

이에 이 경위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동사무소 등기부등본 등을 통해 하씨의 현재 주거지가 울주군 언양읍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연락해 동생 강씨의 사연을 설명했다.

전화기 너머에서 하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저도 생후 6개월 만에 헤어진 쌍둥이 동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42년만의 상봉이 이뤄졌다.

27일 오전 11시30분. 어머니는 "안아주지도 못하고 챙겨주지도 못했는데 벌써 애기 엄마가 되버렸다"며 "부모, 형제 다 있는데 떨어져 있었으니 미안할 뿐"이라며 울고 있는 강씨를 안았다.

언니 하씨는 "계속 봤던 가족 같아 신기하다"며 "발이 나처럼 작다. 나랑 똑같이 생긴 사람이 또 있었다니…"하고 웃었다.

이에 강씨는 "부모님 두 분 다 돌아가신 줄 알고 걱정했는데 살아계셔서 너무 고맙다"며 "경찰관 이 너무 친절하게 얘기를 들어주고 관심을 가져줘서 가족을 찾을 수 있었다"며 눈물을 닦았다.

서부파출소 소속 이 경위는 "경찰관 생활 중 가장 보람찬 일을 한 것 같다"며 "사연이 너무 안타깝고 찾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적극 협조했다"고 말했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40분께 명예시민경찰이자 서부파출소에 제보를 한 이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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