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남녀심리

"한국, 부부 中 36.1%는 섹스리스"…월 성관계 횟수 세계 두번째로 적은 수준

Shawn Chase 2016. 6. 30. 01:20

오로라 기자  



입력 : 2016.06.29 15:35 | 수정 : 2016.06.29 15:45


연합뉴스



한국 부부의 성관계 횟수가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적은 수준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라이나생명 ‘헤이데이’ 매거진과 강동우 성의학연구소는 29일 1090여명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성관계 횟수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기혼자 743명 중 성관계가 월 1회 이하이거나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36.1%인 것으로 나타났고, 기혼과 미혼 구분을 없앤 전체 성인 남녀 중 이 같은 ‘섹스리스’의 비율은 38.2%였다.

‘섹스리스’는 최근 1년간 성관계 횟수가 월 1회 이하일 때를 가리킨다.

결혼 기간별로 봤을 때, 11~20년차 부부는 30.7%, 21~30년차는 37.2%, 31년차 이상은 53.9%로 결혼 기간이 길수록 섹스리스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논문 등에 공개된 세계 섹스리스 부부 비율은 약 20% 수준에 그친다. 이에 비하면 한국의 섹스리스 비율은 일본(2014년 기준으로 44.6%)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우리나라에서 섹스리스 비율이 높아진 원인으로는 부부 간의 각방 생활이 꼽혔다.

각방을 사용하는 부부 의 섹스리스 비율은 64.9%로, 같은 방을 쓰는 경우(23.3%)보다 2배 이상 높았고, 각방을 사용하는 부부들이 성생활에 불만족스러워하는 비율도 44.3%로 같은 방을 쓰는 부부(13.5%)보다 3배 가량 높았다.

섹스리스 부부들은 결혼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10점 만점에 5.8점)가 섹스를 유지하는 부부들(6.6점)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섹스리스 해결하고 싶은데…10가지 비법있다

  • 헬스조선 편집팀

입력 : 2013.08.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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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소원해져서 성생활마저 하지 않는 부부가 적지 않다. 성생활이 부부의 행복을 결정짓는 모든 것은 아니지만 행복한 부부사이를 위해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잠자리에 등돌리고 누운 부부들을 위해 10가지 해결책을 알려준다.

1.스트레스 관리=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오히려 일에 더 집중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성욕에 있어서도 좋은 성과를 내리라는 보장을 하기는 어렵다. 과도한 업무, 금전적 문제, 가족부양 등의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들은 성욕을 감퇴시킨다. 따라서 자신이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상담해 줄 카운슬러나 의사를 만나보는 것이 중요하다.

2.원활한 의사소통=부부간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은 성생활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특히 여성에게 있어서 다정함과 친밀감은 성욕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인데, 부부가 의사소통을 충분히 하고 있지 않거나 신뢰감이 떨어졌을 경우 이러한 것들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사소한 일부터 시작해서 부부가 서로 대화를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

3.애틋함을 느끼자=애틋함이 없는 성생활은 결코 오래 유지될 수 없다. 그러나 서로에 대한 애틋함이 단지 성생활을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만약 의무감과 무미건조함으로 상대방을 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성적인 요소를 제외한 애틋함을 느껴보도록 노력해야 한다. 각자 떨어져 있어보고,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안마를 해주고, 서로의 품에 안겨 보는 등, 섹스리스를 부부생활의 위기로 생각하고 이를 탈피하려는 부부간의 점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4.자신의 몸을 사랑하기=자신의 신체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감을 잃게 된다. 자신의 몸이 너무 뚱뚱하거나 너무 말랐기 때문에 배우자가 자신에게서 섹시함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배우자가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을 때에는 옆에서 ‘지금도 충분히 섹시하다’는 표현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5.육아는 잠시 내려놓기도=아기를 키우고 있는 부부라면 서로에게 소홀해 질 수 있다. 밤에 울어대는 아기 때문에 잠 못 이루고 제때에 맞춰 우유와 기저귀를 갈아주는 등의 육아는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루쯤 아기를 다른 가족이나 베이비시터에게 부탁하고 둘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6. 의약품 점검=평소 복용하는 약물이 성욕 감퇴의 주범일 수도 있다. 항우울제, 혈압약, 항히스타민제, 화학요법, 피나스테라이드 등은 발기부전을 유발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함부로 복용량을 줄이거나 임의대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되므로 담당의사와 충분한 상담 후 복용중인 약물을 바꿀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7.수면부족 해소를=바쁜 생활 때문에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남들보다 더 일찍 잠에서 깨어나는 것도 원만한 성생활을 방해한다.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습관은 수면부족, 불면증, 수면장애 등을 야기하는데 이러한 것들은 성욕을 감퇴시킨다. 잠을 잘 못자면 평소 피곤함을 잘 느끼게 되기 때문에 하루 7~9시간의 충분한 수면을 취하도록 한다.

8.발기부전 예방을=발기부전은 성욕의 감퇴라기보다는 성기능의 장애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는 증상 중 하나이기 때문에 평소에 규칙적인 운동, 채소와 과일의 충분한 섭취 등으로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니코틴은 고환의 혈관을 병들게 하는 적이므로 담배를 끊는 것이 좋다.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성행위에 대한 불안, 긴장, 스트레스, 부부관계 악화, 음주, 흡연, 고지혈증 등이 있다. 발기부전은 성욕감퇴, 정액 감소와 같은 문제를 유발하기 때문에 행복한 노후와 젊음의 유지를 원한다면 발기부전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평소에 꾸준히 비타민 B와 비타민 E를 섭취하면 테스토스테론 감소를 늦춰서 성건강에 도움이 된다.

9.우울증 극복=항우울제는 성욕을 감소시키고, 성욕이 감퇴하면 오히려 더 우울함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자신이 우울하다고 느껴진다면 항우울제를 복용해야 될 정도까지 심해지지 않도록 빨리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 모든 질병이 그렇듯 초기에 진단된 우울증은 상담만으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울증의 가장 큰 증상이 ‘의욕저하’인데, 이 의욕은 식욕과 함께 성욕도 당연히 포함이 된다. 우울해지면 성생활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체력적으로도 무기력해질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빨리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10.절주 필요=한 두 잔의 술이 항상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만은 아니다. 성욕을 감퇴시키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알코올이기 때문이다. 또한 매일 조금씩 섭취하는 알코올은 성욕 감퇴 뿐 알코올중독을 불러올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잦은 음주습관을 가지고 있는 남성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감소 속도가 더 빠르게 진행된다.



여성에게 진정한 '만족'을 선물하는 비결

  • 글 김재영(강남퍼스트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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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그림 셔터스톡

입력 : 2016.05.07 15:00

파워 남성학


짧고 순간적인 남성과 길고 강한 여성의 오르가슴

풍류가객 김삿갓이 산천을 떠돌다 기생 가련이와 정분이 들었다. 한바탕 남녀상열지사를 나눈 후 가련이 자신과의 교합에 만족했느냐고 묻자, 김삿갓이 ‘금침 속에 복숭아 두 개가 익었도다 / 언덕 아래 옹달샘은 / 달나라 항아님이 목욕하고 간 자린가 / 다박솔 울울하여 갈 길이 막혔는데 / 차라리 붉은 벼랑 아래로 굴러나 볼까’라는 시로 응답했다.

벼랑에 몸을 던지고 싶을 정도로 운우지정을 만끽했다는 표현이다. 의학적으로 오르가슴에 해당한다. 성행위시 느끼는 절대 쾌감인 오르가슴을 남성은 사정 순간에 만끽한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성행위 중 여러 단계에서 오르가슴을 느낀다. 물론 여성도 요도 근처의 스킨샘에서 분비물 쏟아내는 사정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오르가슴에 도달하면 질로 피가 몰리면서 음경을 압박하고, 유방도 25% 정도 팽창한다. 또한 온몸에 홍조가 피어나며 신음소리가 절로 나온다.

 

여성에게 진정한 '만족'을 선물하는 비결 (그림=셔터스톡)
여성에게 진정한 '만족'을 선물하는 비결 (그림=셔터스톡)

연구결과 남성의 오르가슴은 3~5초에 불과하나 여성은 무려 43초 동안 느낀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더욱이 남성은 한 시간에 16번 절정에 오를 수 있지만, 여성은 무려 134번이나 도달할 수 있으며, 질구가 연속해서 수축하는 반응도 보인다. 따라서 짧고 순간적인 남성에 비해 여성은 길고 강하게 오르가슴을 느낌을 알 수 있다. 이런 차이뿐만 아니라 남성과 여성은 오르가슴에 이르는 시간차가 큰데, 이는 성 트러블의 주요 원인이다. 남성은 보통 6분 정도 지나면 오르가슴에 이르는데, 여성은 15분 이상이 걸린다. 그래서 짧고 조급한 조루를 여성이 가장 혐오한다. 여성은 아직 반응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데, 남성이 폭풍과 같은 쾌감을 쏟아내고 하산(?)하기 때문이다.

‘찌르기 공격’만 하는 남성들의 서툰 테크닉

1976년 미국의 여성치료사인 카프란은 《하이트 보고》라는 책을 통해 ‘여성은 음핵과 질에서 각기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발표하여 주목을 받았다. 또한 ‘남성 역시 귀두와 회음에서 오르가슴을 느끼는데, 대개의 남성이 여성의 민감한 음핵 오르가슴을 무시하고 질만 공략한다’고 비판했다.

성의학자인 마스터 존슨 부부는 ‘여성의 음핵은 작지만 그것은 바다의 표면에 드러난 거대한 빙산의 일각’이라며, 남성들의 무지함을 지적했다. 사실 여성의 숨겨진 내부는 그물처럼 연결된 민감한 신경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따라서 남성의 어떠한 공격도 수용할 수 있지만 섬세하기 때문에 거친 것보다 부드러운 자극을 선호한다. 이러한 점에서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특성이 확연하게 다름을 알 수 있는데, 독설적인 성의학자들은 남성의 성테크닉을 ‘찌르기’밖에 못 하는 수준이라고 비난한다. 나름대로 여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애쓰는 남성의 입장에서 보면 억울한 평가지만 남성보다 여성의 성 만족도가 낮은 조사 결과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대한비뇨기학회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남성의 63%는 ‘아내를 만족시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답했지만, 여성은 51.7%가 ‘성생활에 불만’이라고 응답했다.

몇해 전 미국에서는 이색시위가 벌어졌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시에서 여성들이 ‘남자들이여, 제발 우리 여자들에게 짜릿한 오르가슴을 달라(Reach Orgasm: Have an Orgasm)’는 구호를 외친 것이다. 여성들의 절박한(?) 시위에도 남성들이 꿈쩍하지 않자 급기야 ‘오르가슴 데이’가 생겨났다.

글로벌과 오르가슴의 합성어인 ‘글로벌가슴’이라는 단체가 매년 8월 8일은 오르가슴 데이로 제정하고, 한날 한시에 전 인류가 오르가슴을 느끼자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오르가슴 데이를 통해 인류의 포악성을 순화시킬 수 있다며, 오르가슴은 일종의 초월적 경험이라 이해관계나 이념을 잊게 해준다고 주장한다

여성 불감증의 가장 큰 원인은 ‘불안’

클리토리스가 여성의 성감에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밝혀낸 의사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오르가슴을 ‘간지러운 느낌이 몰아치며, 황홀한 기분과 따스한 기운이 온몸에 퍼져나가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에 따라 18세기 유럽에서는 임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오르가슴을 느껴야 한다고 인식했는데, 영국의 성의학자인 베이커 박사가 1966년 ‘여성이 성행위 중 오르가슴을 충분히 느낄 경우 질 분비물의 분비가 극대화되어 정자의 운동성을 강화시킨다’며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이러한 주장은 18세기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증보산림경제》에도 훨씬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있는데 ‘여성을 먼저 흥분시킨 후에 관계를 가져야 아들을 낳을 수 있다(先悅陰血先 而陽情後衝)’는 내용이다. 남성의 활달하고 지속적인 피스톤 운동으로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끼면 질이 알칼리화되어 사내아이를 임신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주장으로, 현대의학으로 입증되었다.

불감증은 일반적으로 성욕이나 성적인 흥분은 있으나 오르가슴에 이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미국 성 클리닉센터의 조사에 의하면 폐경기 이전의 여성 20%, 폐경기 이후의 여성 35%에 해당된다고 하며, 15%는 한 번도 오르가슴을 경험하지 못했거나, 오르가슴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제주도 돌하루방의 코끝이 닳는 이유

불감증의 원인은 임신이나 성병 등에 대한 공포, 종교적 가치관, 성교에 대한 무지, 감각기능의 이상 등으로 다양하다.

전통적으로 민간에 전해 오는 불감증 치료제는 자연적이다. 그중에 하나가 달의 음기를 흡입하거나, 석불(石佛)의 코를 가루 내어 만든 비고산(鼻高散)이란 약재였다. 비고산은 여자가 먹으면 보음제(補陰劑)가 된다고 하여 석녀들에게는 귀한 약으로 비싼 값에 거래되었다. 이러한 관습은 아직도 남아 있어, 신혼여행지인 제주도의 돌하루 방마다 코끝이 닳아 없어지고 있다.

달을 먹는 풍습은 달이 음력(陰力)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집갈 날을 받으면 밤마다 달 먹는 고된 훈련을 받았다. 달이 갓 뜰 때 달을 향해 숨을 멎었다가 크게 내뱉는 것으로, 숨이 끊어질 듯이 고통스러운 행위였다. 또한 납으로 귀고리를 해 달면 석녀도 애를 밴다고 하여 납 귀고리가 유행하기도 했으며, 다산한 여인의 속곳을 얻어 입거나, 정력의 상징인 씨름선수의 땀에 절은 샅바를 삶아 마시기도 했다.

 

김재영(강남퍼스트비뇨기과 원장)
김재영(강남퍼스트비뇨기과 원장)

불감증은 정신적인 원인이 크기 때문에 약물치료에 앞서 심리적인 치료가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성적 흥분기 장애는 성행위를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 여성 스스로 자신은 성적 매력이 없다고 단정하는 심리적 요인 등에 기인한다. 따라서 남성의 배려가 필요하다.오르가슴 장애에도 어떨 때 성감이 고조되는지를 알아내기 위한 충분한 전희가 필요하다. 또한 행위 시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서 느끼는 성교통은 질내 분비물이 부족한 것이므로 호르몬을 투여하거나 시판되는 여성용 윤활제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김재영 남성 성기능장애, 발기부전 등 남성수술 분야를 이끌고 있는 강남퍼스트비뇨기과 원장. 주요 일간지 칼럼과 방송 출연 등을 통해 건강한 성(性)에 대한 국민 인식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쾌감과 건강을 높여주는 '체위의 기술'

글 김재영 강남퍼스트비뇨기과 원장



입력 : 2015.12.03 10:08


쾌감과 건강을 높여주는 '체위의 기술'
쾌감과 건강을 높여주는 '체위의 기술'

운우지정의 참맛을 느끼게 해준 ‘요본(搖本)’

조선시대, 평생 서책만 들추다 늦게 벼슬을 얻은 원님에게 관례에 따라 행수기생(行首妓生, 관아에 속한 기생의 우두머리)이 수청기생(守廳妓生)을 들여주었다. 하지만 원님은 기생을 소나 닭 보듯 했다.

기생이 “일찍이 방외범색(房外犯色, 자기 아내 외의 여성과 육체 관계를 맺음)이 없으셨습니까?” 하고 외도 경험을 물어보았다. 이에 원님은 “옛말에 내가 남의 처를 훔치면 남도 나의 처를 훔친다고 말하였으니, 어찌 내가 이와 같이 옳지 못한 일을 했겠는가”라고 답하였다. 기생은 더 묻지 않고 잠이 들었는데, 원님이 찬찬히 기생의 모색을 살펴보자 눈자위가 희고 입술이 붉은 미인이라 불현듯 마음이 동요했다. 참지 못하고 기생을 품에 안았는데, 기생이 갖은 체위와 교태로 응대하자 난생 처음으로 희열을 느꼈다.

방사가 끝난 후 원님이 행수기생을 불러 “난생처음 운우지정의 참맛을 보았다”고 치하했다. 행수기생이 “여인네의 허리 아래 움직임은 이름하여 요본(搖本)이니, 이는 곧 남자의 흥을 돕기 위함입니다”라고 답하자, 원님이 “30년 동안 아내와 행방(行房)을 해봤어도 절묘한 재미는 보지 못하였으니, 나의 아내란 사람은 부녀자로서 마땅히 행할 요본이란 것을 모르는지라. 가히 탄식할 만한 존재밖에 안 된다” 하고 한숨을 쉬었다고 한다.

‘하룻밤을 두 밤같이 길게 만드시네’

일화에서 보듯 성행위의 만족도는 남녀간의 적극적인 표현과 체위가 절대적인데, ‘사랑싸움’이 동반되면 쾌감이 배가된다. 사랑싸움은 성행위 시 상대방의 기운을 서로 취하려고 벌이는 행동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중의학에서는 여성의 생식기를 여자포(女子胞), 포문(胞門) 등으로 불렀는데, 기가 발산되는 곳을 뜻한다. 도교 양생법의 핵심인 사정 억제는 흥분한 여성의 기를 더 많이 취하기 위한 전술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성행위 중 흘리는 여성의 땀이나 애액을 흡입하는 것도 적극 권했다.

고대 로마에서는 체위를 통해 음기를 얻으려고 했는데, 이탈리아의 시인 아레티노가 쓴 <16가지 체위>라는 책이 대표적이다. 이 책에는 남성이 누워서 등을 활처럼 들어 올려 두 팔과 두 다리로 버티고 여성이 사타구니에 올라타서 후배위를 하는 14번째 체위가 가장 효과 있다고 기술되어 있다. 하지만 이 체위는 파트너의 우윳빛 엉덩이가 현란하게 요동치는 것을 보며 쾌감을 누릴 수 있지만 웬만한 체력으로는 잠시도 버텨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격렬한 욕망에 고동 칠 때, 모인 정액을 누구한테라도 쏟아라”라고 일갈한 로마의 철학자 루크레티우스는 <만물의 본성에 대하여>라는 책에서 성애의 완성이 무엇인지를 설파했는데, 키 작은 여성은 앉은 체위로, 몸이 작은 여성은 옆으로 누워서, 허리선이 미끈한 여성은 후배위로, 미인은 정상위로 사랑을 나누면 신체적 약점은 감춰지고 즐거움은 배가 된다고 기술했다.

중국 역시 체위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었는데, 청나라 말기에 사랑하는 임과 열락의 밤을 보낸 어느 여성은 ‘아홉 번째 사랑 님은 본래 정력이 강해 / 소녀를 죽게 해놓고 또 발기되시네. / 서른여섯 가지 체위 다하시도록 하룻밤을 두 밤같이 길게 만드시네’ 라는 작품을 남겼다. 하룻밤에 36가지 체위를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엽자(葉子)’라고 하는 춘화카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엽자에는 다양한 체위가 그려져 있어, 카드 뽑기로 나오는 체위로 관계를 갖는 놀이가 유행했다고 한다. 북경의 유곽거리(공인 매음 지역)에서는 기녀들이 엽자를 들고 다니며 오가는 행인을 유혹할 정도였는데, 체위의 난이도(?)에 따라 흥정하는 화대가 달랐다고 한다. 해서 유곽거리에 밤이 깊어지면 엽자를 든 기녀들과 난봉꾼들의 질펀한 거래가 난무했다고 한다.

보수적인 조선시대, 체위에서는 개방적

엽자와 더불어 <소녀경>이나 <동현자>도 중국인의 성(性)지침서였다. <소녀경>은 아홉 가지 체위(九法)를, 동현자는 서른 가지 체위(三十法)를 제시하며 ‘음율(체위)에 정통한 군자는 그 뜻의 미묘함을 깨우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체위마다 쾌감과 몸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기에 체위를 알면 더욱 즐거운 성생활은 물론이고, 성을 통해 양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유교를 절대적 가치로 여긴 우리나라도 체위에 대해서는 각별히 개방적이었는데, 화폐박물관에 가면 흥미로운 조선시대 별전 하나가 눈길을 끈다. 이름하여 ‘체위별전(體位別錢)’으로 앞면에는 ‘풍화설월(風花雪月)’이란 글씨가 양각되어 있고, 뒷면에는 후배위와 정상위 등 4가지 문양이 새겨져 있다.

별전은 정상적으로 통용되는 주화(鑄貨)와 구분하기 위해 붙인 이름인데, 일종의 기념화폐로 왕실이나 사대부 등 상류사회의 패물이나 장식품으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길상(吉祥, 운이 좋을 조짐) 및 벽사(僻邪, 좋지 못한 기운)에 관련된 문자와 문양 등 여러 형태가 있는데, 체위별전은 규방의 아녀자들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용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자신과 파트너의 체형에 맞는 체위가 이상적

15세기에 발간된 아라비아의 <영혼을 한가하게 보내는 향기로운 정원>이라는 성전(性典)은 중동 지역에서 널리 애호하고 있는 11가지 체위를 소상하게 설명하면서, “음문만 바라만 보아도 취하는(望門醉) 사람처럼 외곽만 맴돌고 실제적인 기쁨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누구나 느낀 대로 행해도 무방하다”고 가르쳤다. 체위가 고정불변의 자세도 아니며, 정형화된 틀도 아니라는 주장이다.

체위에 관한 최고의 성고전인 <카마수트라>에 보면 카마신이 고안한 체위는 무려 8만4000가지나 된다. 정상위, 후배위, 상위, 앉은 자세, 누운 자세, 반대 자세 등을 기본으로 변형·확장된 것인데, 자신과 파트너의 체형에 맞는 것이 가장 좋은 체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 자세만을 고집하는 것은 성행위의 긴장도를 떨어뜨린다. 또한 행위 시 체위를 변화시키는 것은 쾌감을 다양화하고 시간을 연장시켜 주는 효과도 있다. 따라서 다양한 체위를 즐긴다는 것은 그만큼 성적으로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성 지침서들이 체위를 핵심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좀더 강한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자세를 제시하는 한편, 성을 통해 건강 증진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몇 해 전, 비뇨기과학술대회에서 여성이 배우자에게 성행위를 요구하는 경우는 61.5%, 행위 시 체위를 바꾸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52.5%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밖에 여성의 31.5%가 배우자의 성기능에 문제가 있을 경우 불만을 토로한다고 답했으며, 12%는 남성의 성기능 장애에 대해 치료를 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부부관계를 숭고한 종족번식의 의식으로 여기던 여성들이 깨어난 것인데,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84%와 남성의 77%가 이른바 69체위인 구강성교를 즐긴다고 답했다. 따라서 의무적이고 영혼이 없는 성행위는 파경을 부르는 적신호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부부금슬을 배가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 매번 똑같은 체위의 반복과 동일한 장소에서의 성행위에서 벗어나는 변화와 성에 대한 솔직한 대화가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김재영(강남퍼스트비뇨기과 원장)
김재영(강남퍼스트비뇨기과 원장)
김재영 남성 성기능 장애, 발기부전 등 남성수술 분야를 이끌고  있는 강남퍼스트비뇨기과 원장. 주요 일간지 칼럼과 방송 출연 등을 통해 건강한 성(性)에 대한 국민 인식도를  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