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이슈

애슐리 매디슨의 해킹

Shawn Chase 2015. 7. 24. 02:09

나체사진·성적 취향까지…해커들, 일부 회원정보 공개


 

입력 : 2015.07.23 19:40 | 수정 : 2015.07.23 21:17

불륜 사이트 '애슐리 매디슨' 회원 3700만명 정보 해킹
한국 회원 19만명도 유출

애슐리 매디슨을 해킹한 임팩트팀이 해킹 직후 낸 인터넷 성명서. 배경으로 등장하는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댄 여성의 모습은 애슐리 매디슨 홈페이지에 등장하는 이미지로 ‘은밀한 연애’를 뜻한다./크렙스온시큐리티

 

 

‘불륜 조장 사이트’로도 잘 알려진 온라인 이성 교제 사이트 ‘애슐리 매디슨’ 에 가입한 전세계 회원들의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최근 3700만명 전 회원들의 신상정보를 손에 넣었다며 사이트 영구 폐쇄를 요구하고 나선 해커 집단 자칭 ‘임팩트팀’이 실제 자신들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애꿏은 남성 회원 두 명의 신상을 공개한 것이다.


영국 데일리 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19일 온라인 보안전문 매체 ‘크렙스온 시큐리티’를 통해 애슐리 매디슨의 홈페이지 해킹 사실이 알려진 뒤, 남성 회원 2명의 구체적인 신상 정보가 유출됐다. ‘거주지:미국 메사추세츠주’, ‘가입일:2014년 밸런타인 데이 다음날’ 등 신상정보는 상당히 구체적이었으며, 인터넷에서 삭제되기 전 이미 수많은 네티즌이 퍼날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해커들은 해킹 사실을 알린 뒤 자신들의 능력을 과시하며 애슐리 매디슨을 압박하고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희생’ 명목으로 먼저 2명의 신상을 고의 누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해커들이 요구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사이트의 영구 폐쇄’다. 애슐리 매디슨은 캐나다에 거점을 둔 글로벌 사이트다. ‘연애 사이트’를 표방하지만, 회원 중 상당수는 배우자 아닌 이성과 만나려는 기혼자들이며, 상당수의 ‘밀회’가 이 사이트를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해커들이 자신들이 입수했다고 주장하는 회원 신상 정보 중에는 파트너와의 대화 기록, 카드 거래 기록, 나체 사진, 성(性)적 취향 등 은밀한 부분까지 포함됐다고 크렙스온시큐리티는 전했다. 해커들은 온라인 메시지를 통해 자신들 행동의 정당함을 주장했다. 애슐리 매디슨 측이 가입 사실에 부담을 느끼고 탈퇴하려는 회원들로부터 정보를 삭제하는 조건으로 19달러(약 2만 2000원)를 받아왔지만 돈만 챙기고 핵심 정보는 그대로 놔두는 일이 빈번했다는 것이다.

애슐리 매디슨 측은 일단 해커들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지난 20일 공식 성명을 내고 수사가 진행중이며 사이트 폐쇄 의사가 없음을 밝힌 뒤 추가 입장 표명이 없다. 이에 따라 해커들이 압박 강도를 높이기 위해 ‘추가 신상 정보 유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의 한 회원은 더 선 인터뷰에서 “부부 사이가 안 좋을 때 사이트를 이용했다. 지금은 배우자와 잘 지내는데 (이번 해킹으로) 들킬까 봐 속이 탄다”고 말했다.

해커들의 목적이 불륜 논란 사이트의 폐쇄라는 점 때문에 이들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디지털 기술자 폴 윌리엄스는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인터뷰에서 “행위 자체는 나빠도 목적이 선하다는 점에서 이들은 의적 로빈 후드 같은 존재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애슐리 매디슨은 지난해 3월부터 한국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불륜을 부추긴다’는 여론의 비난 속에 폐쇄됐고, 지난 2월 간통죄가 폐지 후 서비스를 재개했다. 신상 정보 유출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되는 3700만명의 회원 중에는 한국인 19만명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