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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석사 마치고 전문대 갔다, 37살 그가 새내기 된 사연

Shawn Chase 2021. 3. 22. 23:38

[중앙일보] 입력 2021.03.21 11:43 수정 2021.03.21 12:38

서울대 출신으로, 대구보건대 물리치료학과에 입학한 배세환씨. [사진 대구보건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한 30대가 지방 전문대의 새내기가 됐다. 
 

대구보건대 물리치료과 입학한 배세환씨

주인공은 올해 대구보건대학교 물리치료과에 입학한 배세환(37)씨. 그는 "간판보다 중요한 것은 꿈을 향해 도전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배씨의 이력은 단순히 서울대 출신의 '학력 유턴' 사례를 넘어선다. 2002년 학번인 그는 서울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하고 학군단(ROTC)을 거쳐 중위로 전역했다. 이후 서울대 대학원에서 같은 전공으로 석사를 수료했다. 
 
재학 중에는 필드하키 선수로 활동했다. 플레잉 코치로도 5년간 지도한 이력도 있다. 졸업 후에는 서울대 시간강사, 서울대 교직원 등으로 사회생활을 해왔다.  
 
배씨는 운동선수의 기량 증가를 돕기 위해 트레이닝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 틈틈이 각종 자료와 외국 서적을 읽었다. 그러던 중 같은 부위 부상이라도 통증 정도에 차이가 있는 등 선수마다 부상 상태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전문적인 지식 없이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배씨는 공부할 곳을 찾던 중 전국에서 유일하게 야간 물리치료과가 개설된 대구보건대에 지원했다. 대구보건대 관계자는 "물리치료학의 강점은 물리치료사 국가공인 면허증이다. 최근 스포츠 트레이너는 과거와 달리 물리치료사 자격·면허를 요구하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배씨는 "졸업 후에는 스포츠재활센터를 개원해서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 재활을 돕고 기량을 끌어올리는 퍼포먼스 트레이닝을 하고 싶다"며 "고령화와 만성질환에도 움직임을 넓혀주고 마음마저 보듬어 줄 수 있는 최고의 물리치료사가 되겠다"고 학교 측을 통해 포부를 밝혔다.
 
이재홍(52) 대구보건대 물리치료과 학과장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도전하는 고학력 만학도인 배세환 학생의 모습이 나이 어린 동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대학교에 입학한 신병희(76)씨. 최고령 신입생에 공무원 출신 기초의원이라는 이력을 가진 신입생이다. [사진 구미대]

 
이와 별도로, 경북 구미대학교 사회복지과엔 70대 최고령 신입생이 입학해 화제다. 주인공은 신병희(76)다. 그의 이력도 눈길을 끈다. 신씨는 경북 상주시 최초로 ‘공무원 출신 기초의원’이란 이력을 가졌다. 
 
신씨는 서기관으로 퇴직하기까지 40년 넘게 공무원 생활을 했다. 이후 8년간 상주시 시의원으로 활동했다. 그가 새내기로 구미대에 입학을 결심한 이유는 "오랜 공직 생활을 통해 사회복지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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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중앙일보] 서울대 석사 마치고 전문대 갔다, 37살 그가 새내기 된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