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경영

中 '인프라 특수'에도… 현대건설기계 울고 두산인프라 웃는 이유는

Shawn Chase 2020. 7. 1. 20:09

조선비즈 

 

입력 2020.07.01 15:28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 일환으로 대규모 인프라 공사를 추진하면서 현지에서 굴삭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그러나 두산인프라코어 (6,850원▼ 400 -5.52%)와 달리, 현대건설기계 (21,400원▼ 500 -2.28%)는 비교적 부진한 상황이다. 중국 시장에서 국내 대표 건설 기계 업체의 희비가 엇갈린 이유는 무엇일까.

1일 중국건설기계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중국 시장 내 굴삭기 판매 대수는 총 14만5800대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영향으로 굴삭기의 판매 대수는 1만대를 넘지 않았으나, 중국 정부가 철도, 고속도로, 교각 등 대대적인 인프라 공사를 벌이면서 지난 3월에만 4만9408대의 굴삭기가 팔렸다.

현대건설기계가 최근 출시한 30톤급 A시리즈 굴삭기 모습. /현대건설기계 제공

 

 

지난 4월에는 4만5426대, 5월에는 3만1744대의 굴삭기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60%가량 늘어난 셈이다. 크레인과 지게차 등 다른 건설 기계 판매량 역시 소폭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에도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는 지난해보다 24.4% 늘어난 총 26만대의 굴삭기가 팔릴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에 진출해 있는 국내 건설 기계 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의 굴삭기 판매량도 자연스레 늘었다. 두 기업은 급등한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현지 공장을 밤낮없이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두 기업의 희비는 점차 엇갈리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5월까지 9408대를 누적 판매해 지난해 대비 9% 성장한 반면 현대건설기계는 같은 기간 3807대를 누적 판매하는 데 그치면서 지난해 대비 14% 역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 기업의 실적을 가른 것은 중국 굴삭기 시장 점유율이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1월 4.8%였던 굴삭기 시장점유율을 지난 5월 7.3%로 4개월 만에 2.5%p 확대했지만, 현대건설기계는 오히려 같은 기간 3.4%에서 3.1%로 소폭 줄었다.

중국발(發) 인프라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경우 현대건설기계는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코로나19에서 아직 회복하지 못한 신흥국 시장에서의 실적 부진을 메꾸기 어렵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기준 중국 매출 비중이 40%였지만, 현대건설기계는 약 25%가량으로 그 비중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인도 등 신흥국 매출 비중은 두산인프라코어가 25%, 현대건설기계가 35%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건설기계는 유일하게 상황이 좋은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이 경쟁사인 두산인프라코어보다 작고, 침체일로인 신흥시장과 인도 시장의 비중이 높다"면서 "올해 2분기에도 상대적으로 이익이 부진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굴삭기 DX340LCA 제품. /두산인프라코어 제공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신흥국 시장에서 실적이 부진한 것은 마찬가지다. 다만 두산인프라코어는 신흥국 시장 매출 비중은 적은 반면 중국 시장 매출이 큰 덕분에 피해는 최소화하고 이득은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시장을 집중 공략하면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5월 2166대의 굴착기를 판매하면서 미국 업체 캐터필러를 앞지르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올해 초 장비 전문가들이 직접 고객 현장을 방문해 장비 운용 컨설팅과 유지보수 교육을 했다"면서 "이런 현지 밀착형 서비스의 시장 반응이 워낙 좋았고, 덕분에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산인프

 

라코어는 올여름에도 같은 서비스 활동을 펼칠 방침이다.

현대건설기계는 굴삭기 판매 대수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지라도 수익성이 높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 시장에서 수익성 확대를 위해 중대형 굴삭기 판매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아울러 영업망 강화와 신모델 출시 등을 통해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도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