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0.06.19 17:13 | 수정 2020.06.19 17:30
위탁 업체, 전화 안 걸고 데이터 부정입력
전체 여론조사의 17% 조작 밝혀져
그동안 아베 지지율 높게 나와
정치적 논란으로 확대될 수도
지난 1년간 일본 산케이 신문 여론조사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 일본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산케이 신문사는 19일 계열사인 FNN(후지 뉴스 네트워크)과의 합동 여론 조사가 이를 담당해 온 위탁업체 직원에 의해 일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자사 여론조사가 조작됐다며 사과한 산케이 신문 홈페이지
친(親)아베·우익 성향의 산케이 신문 여론조사에서는 그동안 아베 신조 총리 지지율이 다른 신문보다 대체로 높게 나왔는데, 만약 아베 총리 관련된 내용이 집중적으로 조작됐다면 이번 사태가 정치적 논란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산케이 신문사는 여론조사 업무를 담당하던 ‘아담 커뮤니케이션’이 재위탁한 ‘일본 텔레넷’ 사원에 의해 약 1년간에 걸쳐 총 14차례 조사에서 일부 부정한 데이터가 입력됐다고 밝혔다. 여론조사는 전국의 18세 이상 남녀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설문 방식이었는데, 일본 텔레넷은 하청 받은 매회 약 500건 중 100여 건에 대해 전화를 걸지 않은 채 가공의 데이터를 입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한 데이터 부정은 총 조사 건수의 약 17%를 차지했다. 물의를 일으킨 이 사원은 설문 조사에 응답할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산케이신문은 14차례의 여론조사 결과를 모두 취소하며 “언론사의 중요한 역할인 여론조사 보도에서 독자 여러분께 잘못된 정보를 알려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또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는 정당이나 정권에 대한 지지율, 중요한 시책에 대한 찬반 비율 등 사회의 중요한 지표인데 부정한 데이터가 포함된 것을 지극히 심각한 사태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산케이 신문사는 당분간 여론 조사를 중단하겠는 입장도 밝혔다.
◇ 산케이 신문에 계속되는 악재
산케이 신문사는 지난달 편집국 기자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긴급사태 중에 구로카와 당시 도쿄지검 검사장을 집으로 불러 ‘내기 마작’한 것이 드러나 사과한 바 있다. 최근에는 다른 언론 매체가 산케이 신문사 내부에서 보도 지향점과 구조조정을 둘러싼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내기 마작 사건을 보도한 문예춘추사는 ‘산케이 신문 내부의 제보’로 이를 취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언론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산케이 신문사는 경영이 어려워지고 아베 총리 이후 정권과의 관계를 둘러싼 내부 논쟁이 계속되면서 어수선한 상태”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9/202006190336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