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김광일의 입] 문 대통령에게 묻는 다섯 질문

Shawn Chase 2020. 2. 11. 23:18




입력 2020.02.11 18:05




오늘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다섯 질문을 묻고자 한다. 옆구리 찌르고 에둘러 가고 그럴 시간이 없다.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처럼 국민들은 묻고 싶다. 다섯 질문을 준비한 이유가 있다. 이제 당면 과제는 오로지 하나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만인이 만 가지 소리를 해봐야 아무 소용없다. 분수령은 4.15 총선이다. 총선의 결과에 따라 나라의 앞날과 나의 미래가 좌우된다. ‘보수 통합’도 매우 중요하다. ‘공정하고 감동적인 공천’도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4.15 총선은 ‘울산선거’요, ‘종로선거’다. 서울 종로 선거에서 맞붙은 이낙연과 황교안, 황교안 대 이낙연, 이 대결이 4.15 총선의 승패를 상징적으로 판가름 낼 것이다. ‘정권 심판’이냐, ‘정권지지 연장’이냐를 밝힐 것이다. 이낙연의 낙승일 것인가. 그럴 수도 있고, 절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황교안은 만약 지더라도 땅에 떨어진 한 알의 밀알처럼 사력을 다한 끝에 온몸을 불사르고 진다면 그는 승리한 장수가 될 수 있다. 아니면 황교안이 막판 뒤집기, 역전승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선거는 아무도 모른다.

또 하나 4.15 총선은 ‘울산선거’다. ‘청와대의 울산 선거공작 사건’의 71쪽 공소장이란 국민 답안지는 이미 나와 있다. 이번 4월 총선은 ‘울산 지방선거’ 공작 사건을 국민들이 단죄하는 선거가 될 것이다. 심지어 민변 소속 권경애 변호사도 "명백한 대통령 탄핵 사유요 형사처벌 사안"이라고 했다. ‘한변’ 소속 변호사 475명도 시국선언문을 내고 "문재인 정권의 법치 파괴 폭거가 임계점을 넘어 계속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울산선거 개입 확인 땐 탄핵 사유"라고 했다.

이번에도 국민들은 ‘처음 경험하는 나라’를 실감하고 있다. 공소장에 적시된 피고인 13명 중 4명이 이번 총선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청와대에서 두 사람이다. 한병도 전 정무수석, 장환석 전 행정관이다. 그리고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 송병기 전 울산부시장 등이다. 과거 어떤 정권에서도 공직자가 일단 검찰에 의해 기소가 되면 무조건 자리를 내려놓고 겸허한 자세로 재판에 임했다. 지금 정권의 ‘문재인 사람들’은 오히려 금배지에 도전하면서 공수처가 출범하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전혀 부끄러움을 모른다.

따라서 이제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묻는다. 본인에게 울산 선거공작 사건에 대해 "해명하라"는 식으로 하나마나한 질문을 할 겨를이 없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야 한다.

첫째 질문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2017년10월11일 피고인 송철호 후보는 서울 삼청동에 있는 식당에서 피고인 장환석 청와대 행정관을 만났다. 밥을 먹은 뒤 송철호 후보는 청와대로 들어가 임종석 비서실장, 그리고 사회정책비서관을 만났다. 당시 문 대통령은 외부 행사를 마친 뒤 국회 동북아평화협력 위원과의 간담회 외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었다. 그날 2017년10월11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를 찾아온 ‘30년 지기’ 송철호 후보를 만났는가, 안 만났는가. 일단, ‘예, 아니오’로 대답해보시라.

이어 문 대통령에게 묻는 두 번째 질문이다.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은 2018년 6.13 지방선거일 이전까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반부패비서관실, 국정기획상황실에 한국당 후보 관련 수사 보고서를 모두 18차례 제출했다. 문 대통령은 이중 몇 건의 보고서를 받아보았는가. 경찰 보고서를 직접 봤는가, 아니면 요약정리 본을 봤는가.

세 번째 질문이다. 공소장에는 한병도 정무수석이 당내 경선자인 임동호씨에게 경선 포기의 대가로 고베 총영사 자리, 공기업 사장 자리 등을 제안했다고 돼 있다. 이런 자리는 모두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은 한병도 수석에게 그런 제안을 지시했는가. 아니면 나중에 보고 받았는가.

송철호 후보자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선거에 나가기만 하면 떨어져 다시는 선거판에 얼씬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몰래 이사를 했다. 이후 문재인 당 대표를 만났더니 ‘형 이사했다며? 다시 이사 가소’라고 하더라." 자 인터뷰는 이렇게 돼 있다. 그래서 문 대통령에게 네 번째 질문을 묻는다. 피고인 송철호 후보에게 다시 울산으로 이사 가라고 했던 이유가 무엇인가.

끝으로 문 대통령에게 묻는다. 2018년 6월13일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당 후보를 경찰이 하명 수사하고 그 배후에 청와대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문 대통령은 언제부터 알고 있었는가.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가. 당내 경선자들을 물리치고 피고인 송철호를 단독 후보로 만들기 위해 청와대 사람들이 이런저런 공직을 제안했는데, 문 대통령은 이것을 언제부터,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가.
국민들은 대통령에게 묻는 이상 다섯 질문에 대해 4.15 총선의 공천이 마무리되기 전에 그 대답을 들을 권리가 있다.


*조선일보 김광일 논설위원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유튜브 ‘김광일의 입’, 상단 화면을 눌러 감상하십시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11/202002110298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