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전

삼성 D램 초격차…이번엔 AI 슈퍼컴 정조준

Shawn Chase 2020. 2. 4. 22:32


1초에 HD영화 82편 전송
`플래시볼트` D램 출시
초고집적 설계기술 적용
속도 1.3배, 용량 2배↑

AI반도체시장 선점 포석

  • 전경운 기자
  • 입력 : 2020.02.04 17:24:49   수정 : 2020.02.04 17:26:19






삼성전자가 초고속 데이터 분석 등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와 슈퍼컴퓨터에 활용될 수 있는 차세대 초고속 D램 `플래시볼트`를 출시했다고 4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AI 데이터 분석과 슈퍼컴퓨터 시스템의 용량 및 속도 한계 극복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으로 향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고성능 메모리 시장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플래시볼트는 16GB(기가바이트) 용량의 3세대 고대역폭(HBM2E) D램으로 기존 2세대 제품보다 속도는 1.3배, 용량은 2배 향상됐다. 삼성전자는 2세대 8GB D램인 `아쿠아볼트`를 2018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양산한 지 2년 만에 3세대 제품을 출시하며 차세대 고성능 메모리 시장 공략을 더욱 본격화했다.

삼성전자는 플래시볼트가 10나노급 16Gb(기가비트) D램 칩 8개를 쌓아 16GB 용량을 구현해 차세대 시스템에서 최고 용량, 최고 속도, 초절전 등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플래시볼트의 처리 능력은 5GB 용량의 풀HD 영화 82편을 1초 만에 전송할 수 있는 수준이다.

3세대 제품에는 16Gb D램 칩에 5600개 이상의 미세한 구멍을 뚫고 4만개가 넘는 TSV(실리콘 관통 전극) 접합볼로 8개 칩을 수직으로 연결하는 `초고집적 TSV 설계 기술`을 적용했다. TSV는 D램 칩을 일반 종이 두께 절반 수준으로 깎아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고 칩의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한 초미세 패키징 기술이다. 또한 `신호 전송 최적화 회로 설계`를 이용해 총 1024개 데이터 통로를 통해 초당 410GB의 데이터를 처리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플래시볼트를 양산해 기존 AI 기반 초고속 데이터 분석과 고성능 그래픽 시스템을 개선하고 슈퍼컴퓨터의 성능 한계를 끌어올려 차세대 고성능 시스템의 적기 개발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플래시볼트 시제품을 각 고객사에 전달하고, 주문 시 바로 생산에 들어갈 수 있는 양산 체제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고성능 메모리 시스템 구현이 필요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이 제품의 주요 고객사가 될 수 있다.

AI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 산업의 블루오션으로 향후 성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은 AI 반도체 시장이 2019년 428억달러(약 50조8000억원)에서 2025년 1289억달러(약 153조3000억원)로 세 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에서도 AI용 메모리 시장은 같은 기간 206억달러(약 24조4000억원)에서 604억달러(약 71조7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봤다.

TSV를 적용한 고대역폭 D램은 AI 연산 성능 개선에 크게 기여하는 만큼 향후 수요도 크게 늘고 일반 D램 제품 대비 가격 프리미엄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선점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16GB HBM2E D램 개발에 성공하고 올해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플래시볼트는 세계 최초로 초당 4.2Gb의 데이터 전달 속도 특성을 확보해 향후 특정 분야 차세대 시스템에서는 1초에 538GB까지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세대 제품과 비교할 경우 초당 데이터 처리 속도가 1.75배 이상 향상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고객사에 기존 2세대 제품인 아쿠아볼트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차세대 시스템 개발 협력을 더욱 강화해 플래시볼트 시장을 확대함으로써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 수요를 적극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최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부사장은 "역대 최고 성능의 차세대 D램 패키지 출시로 빠르게 성장하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사업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향후 더욱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해 독보적 사업 역량을 강화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