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부럽다 그랜저, 고속주행안정성만 좀더 높여주오"

Shawn Chase 2019. 11. 24. 02:48



입력 : 2019.11.20 09:43 수정 : 2019.11.20 21:17



신형 그랜저. 현대차 제공

신형 그랜저. 현대차 제공

“박 차장 나가서 자기 사업 한다며?”

“박 차장이 박차고 나가는구만.”

“나가면 뭐 있는 줄 알고.”

“우핫핫핫…”

“그러게 말입니다. ”

“…차도 바꿨네.”

“뭐, 부러워?”

“아유~ 부럽긴요.”

“그치….”

“…부럽다…. 저 차 얼마쯤 하니?”

TV 광고 영상처럼 기자도 부러웠다. 지난 19일 경기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 신형 그랜저가 베일을 벗자 ‘멋지다’란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전측면부와 후측면부는 6세대를 이어온 그랜저 가운데 가장 세련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실내 디자인도 국산차와 수입차를 포함해 대중차 가운데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다. 소재는 고급스럽고 디자인도 미려했다. 프리미엄 수입차와 견줘 큰 차이가 없을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어 패널 크롬 도금, 시트 바느질, 하이그로시 패널의 성형 상태는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비록 대중차이지만 한국에서 그랜저가 갖고 있는 상징성, 플래그십 모델이라는 자부심 때문에 현대차가 원가는 생각지 않고 질좋은 소재를 쏟아부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신차 발표회 이후 최고급 트림인 3.3ℓ 가솔린 캘리그래피 트림을 왕복 100㎞가량 시승해봤다. 시승차는 시동이 걸려있었다. 외부에서도 엔진음은 그리 크지 않다. 도어를 닫고 운전석에 앉았다. 절간이다. P(주차)에 놓여 있는 버튼식 변속장치를 D(주행)로 옮겨도 엔진 진동이 시트나 헤드레스트, 운전대에 전달되지 않았다. 신형 그랜저 디자인을 책임진 이상엽 현대차 전무의 설명처럼 고급 호텔 로비의 푹신한 소파에 앉은 듯했다.

저속으로 지하주차장을 빠져나갈 때 운전대를 쥔 양손과 오른발 끝에 전해져 오는 감각은 무척이나 고급지다. ‘그랜저스럽다.’ 저속에서의 운전대 조향감도 딱 좋다. 너무 가볍지도,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다.

신형 그랜저. 현대차 제공

신형 그랜저. 현대차 제공

고속도로로 나왔다. 콤포트 모드만으로 달려도 3.3ℓ가솔린 엔진의 강한 힘이 느껴진다.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는 35.0㎏·m가 나온다. 덩치가 있어 스포츠카처럼 쏜살같이 노면을 박차고 나가지는 않지만 속도계를 보면 내달리는 속도에 깜짝 놀라는 식이다.

엔진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배기음도 마찬가지다. 그랜저를 타는 운전자들은 엔진음이나 배기음을 모두 소음으로 치부한다고 생각한 듯싶다.

그랜저 TV 광고를 보면 이 차의 주 고객은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사업가로 변신한 박 차장, 젊은 나이에 임원이 된 미쓰 김, 미혼의 남성 유튜버 이씨다. 그랜저는 3세대쯤부터 40대가 타는 차가 됐음에도 V형 6기통 엔진의 맛깔난 배기음과 엔진음을 깡그리 없애버린 세팅은 얄밉다.

풍절음은 적절했다. 시속 90㎞가 넘어서야 운전자나 승객이 느낄 수 있는 수준인데, 속도가 증가하는 것만큼 비례해서 커지지 않았다.

뒷좌석은 어떨까. 휠베이스가 40㎜ 늘어난 덕분에 ‘운동장’ 수준이다. 오프로드 주행도 못하면서 껑충스레 키만 큰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왜 사나 싶다. 가족들이 오순도순 장거리 여행을 하기에 제격이다.

신형 그랜저. 현대차 제공

신형 그랜저. 현대차 제공

아쉬운 점도 있다. 독일 아우토반에서 경쟁 브랜드인 폭스바겐과 벤츠, BMW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와 풀악셀을 하며 1차선에서 경쟁하기에는 고속주행안정성을 좀더 보강해야 할 것 같았다.

현대차가 이 같은 단점을 모를 리 없고, 고속주행안정성을 높일 기술도 갖고 있다. 제네시스 G70 2.0ℓ 터보 모델을 타보면 금세 알 수 있다. 고속주행안정성을 좀더 원한다면 값이 비싼 윗급 제네시스로 갈아 타라는 ‘안내’로 읽혀진다. 그래도 아쉽다. 폭스바겐 골프나 르노 클리오도 대중차 브랜드지만 고속도로에서는 ‘짝’ 달라붙어 달린다. 7세대 신형 그랜저에서는, 그래도 ‘현대차의 얼굴’, 플래그십 모델인데 흔해 빠진 스트럿 바라도 걸쳐줬으면 좋겠다.

시승차량은 19인치 휠에 편평비 40, 트레드가 245㎜나 되는 광폭 타이어가 장착돼 있었다. 타이어와 노면 마찰음이 실내로 제법 많이 들어왔다. 특히 홈이 패인 노면을 지날 때면 ‘텅텅’ 거리는 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하지만 이마저도 까탈스레 티를 뜯으니 그렇더라는 얘기다. 부럽다 그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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