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경영

실업자 감소는 착시…'사실상 백수' 70만명↑

Shawn Chase 2019. 11. 6. 02:04
입력 2019.11.05 17:51   수정 2019.11.05 23:22


실업자 감소는 착시…`사실상 백수` 70만명↑ -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19/11/911209/


통계청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8월 실업자 27만명 줄었다지만…
취업의사 없는 비경제활동인구
실업률 통계낼때 고려 안해

1년內 취업 원하는 비경활인구
작년보다 26% 늘어 340만명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지만, 통계상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 계층이 올해 들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최근 실업률 하락세를 근거로 고용지표가 개선됐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다. 정부가 고용의 질이 좋아졌다는 지난해 근거로 내밀었던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숫자 역시 감소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 이내 취업·창업 의사가 있다"고 밝힌 비경제활동인구가 올해 8월 340만9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5.9% 늘었다. 이들은 조사 대상 기간을 기준으로 지난 4주 동안 구직활동에 나서지 않은 탓에 실업자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대학교 재학, 학원 수강 등으로 사실상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경우가 상당수다.



활동상태별 분류를 살펴봐도 통계에는 잡히지 않은 '사실상 실업자'들이 대거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일자리가 없어서' '직장이 폐업해서' 등의 이유로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이들을 일컫는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34만9000명 늘어난 217만3000명으로 2003년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았다. 전년 대비 증가폭은 2011년 1월(35만4000명) 이후 8년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최근 정부는 9월 기준 고용률이 67.1%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를 기록하고 실업률은 3.1%로 전년 동월 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며 고용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기획재정부 측은 "8월에 줄어든 실업자 27만5000명은 취업하거나 아예 비경제활동인구로 남았다"고 설명했다. 엄상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쉬었다고 응답한 비경제활동인구 중에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구직을 활발히 하던 사람이 포함됐을 수도 있다"며 "고용시장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비경제활동인구에 대한 분석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고용의 질이 개선됐다는 근거로 제시했던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통계 역시 힘을 잃었다.

지난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감소하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증가하자 청와대와 정부는 "규모와 직원 수 등에서 안정성을 갖춰 소비자가 꾸준히 찾는 자영업자만 계속 늘고 있는 추세가 반영된 것"이라 해석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월급을 줘야 하는 직원을 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만6000명 감소했다. 감소폭은 같은 달 기준 외환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1998년 8월(29만6000명 감소) 이후 최대다.

자영업자의 올해 감소폭 중 상당수가 40대였던 것도 확인됐다. 올해 8월 기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의 감소폭 중에서 40대의 감소폭만 8만1000명에 달해 전체의 70%에 육박했다. 50대(2만8000명 감소)와 30대(2만5000명 감소)가 그 뒤를 이었으며, 60대는 인구 증가의 효과로 1만1000명이 늘어났다.



정부는 여전히 낙관하는 반응이다. 정부는 이날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대해 "비경제활동인구는 다소 증가했으나, 3대 고용지표 호조세 및 비경제활동 특성지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고용시장 활력 강화를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양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