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공항

하늘 나는 ‘플라잉카’ 시장을 선점하라…항공·車업체 경쟁 치열

Shawn Chase 2019. 10. 6. 10:24




입력 2019.10.06 06:00

SF(공상과학) 영화에나 등장할 것 같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 ‘플라잉카(flying car)’ 상용화가 머지않았다. 항공·완성차·모빌리티 업체를 중심으로 플라잉카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데, 에어버스는 내년 시범서비스에 이어 2023년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자동차그룹도 플라잉카 전담 사업부를 새로 만들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플라잉카 시장에 뛰어들었다.

플라잉카는 하늘을 나는 개인형 이동수단(PAV·Personal Air Vehicle)으로 4~5명을 태우고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다. 헬리콥터와 달리 플라잉카는 소음이 적고 움직임도 날렵해 육상교통에 부담을 주지 않고 도심 내에서 이동할 수 있다.

◇보잉·에어버스·아우디·도요타 등 150개 기업 개발 중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까지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시장 규모가 1조5000억달러(약 18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시장 선점을 위한 각국 기업의 플라잉카 개발경쟁은 치열하다.

현재 보잉, 에어버스, 아우디, 도요타 등 세계 150여 기업이 300종의 플라잉카를 개발 중이다. 이 중 미국 최대 차량 공유 업체 우버는 플라잉카 개발에 가장 앞서 있다. 우버는 내년 플라잉카를 이용한 항공택시 시범 서비스를 호주 멜버른에서 시작해 2023년 상용화에 나서기로 했다. 우버의 플라잉카는 시속 241㎞ 수준으로 비행한다. 4명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는 형태로 헬리콥터와 비행기를 결합한 구조로 설계됐다. 우버는 올해 초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에서도 헬리콥터 제조사인 벨과 함께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플라잉카 ‘벨 넥서스’를 발표했다.

미국 항공우주기업 보잉은 올해 초 길이 9m, 폭 8.5m의 플라잉카를 수직 이륙해 1분간 비행 후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자율주행으로 작동해 내부에 사람은 탑승하지 않았다. 보잉은 올해 안에 200㎏ 이상의 사람과 짐을 싣고 비행할 수 있도록 개량해 내년부터 상용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럽에서는 아우디·에어버스·이탈디자인이 연합해 지난해 플라잉카 ‘팝업 넥스트’를 선보이고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에어버스는 지난해 초 한번에 80㎞를 비행할 수 있는 플라잉카 ‘바하나’의 시험 비행에 성공했는데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상용화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도요타는 2017년 플라잉카 스타트업 ‘카티베이터’에 투자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 전까지 플라잉카를 상용화해 올림픽 성화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카티베이터는 플라잉카 ‘스카이 드라이브’ 개발을 마쳤는데 양산 목표는 최고 속도 시속 150㎞, 비행고도 약 10m다. 조종사 1명만 탑승할 수 있어 택시보다는 대형 드론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도 플라잉카 본격 개발

현대차그룹도 플라잉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30일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핵심기술 개발과 사업추진을 전담하는 ‘UAM(Urban Air Mobility) 사업부를 신설하고 NASA 항공연구총괄본부장 출신 신재원 박사를 사업부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도심 항공 모빌리티 시장 조기 진입을 위한 전체적인 로드맵을 설정하고 항공기체 개발을 위한 형상설계와 비행제어 소프트웨어, 안전기술 등의 핵심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지난 24일 미국 뉴욕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하늘을 나는 드론 택시는 ‘드라이빙 에어플레인’ 개념에 가깝다"며 "비행 자동차가 레벨 5(완전 자율주행 단계)의 자율주행차보다 먼저 상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플라잉카 개발이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 잡고 있지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안전성과 규제 등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라잉카가 상용화하기까지는 기술도 관건이지만 규제, 인프라 등 제반 여건이 받쳐줘야 한다"며 "제반 여건 조성은 대중인식이 중요하고 초기 기술은 안전우려를 고려해 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06/201910060004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