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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대버거 인앤아웃 팝업스토어에 300명 줄 서...'햄버거 전쟁'

Shawn Chase 2019. 5. 22. 23:14

조선비즈

  • 이재은 기자
  • 입력 2019.05.22 10:37 | 수정 2019.05.22 19:44

    ‘미국 3대 버거’로 불리는 인앤아웃 버거가 22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음식점 ‘바비레드’에서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선착순으로 판매하는 햄버거를 먹기 위해 새벽부터 매장 앞과 인근 골목길까지 긴 줄이 이어졌다. 첫 손님은 오전 5시30분부터 매장 앞에서 대기했다. 오전 10시쯤 이미 30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인앤아웃 직원은 "250개 한정으로 물량을 준비했는데 이미 10시 전에 대기표가 다 소진됐다"면서 "버거는 인당 한개씩만 구매 가능하다"고 말했다.

    22일 서울 강남구 ‘바비레드’에서 열린 미국 인인아웃 버거 팝업스토어(임시매장) 앞에 행사 시작 3~4시간 전부터 긴 줄이 이어졌다. / 이재은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인앤아웃 버거(In-N-Out Burger)는 쉐이크쉑, 파이브가이즈와 함께 ‘미국 3대 수제버거’로 꼽힌다. 1948년 스나이더 부부가 설립했으며, 캘리포니아, 네바다, 애리조나 등 미 서부 6개 주에 300여개 매장을 두고 있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식자재를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는 서부지역을 중심으로만 매장을 운영한다.

    인앤아웃 버거는 냉동고기와 전자레인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패티는 냉장 패티를 사용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고, 감자튀김에 냉동감자를 쓰지 않고 주문이 들어오면 생감자를 잘라서 튀긴다는 점도 인앤아웃 버거만의 특징이다.

    인앤아웃 대표 메뉴인 ‘더블 더블 버거’ / 인앤아웃 제공
    이날 임시매장에서 판매한 메뉴는 ‘더블 더블 버거’ ‘애니멀 스타일 버거’ ‘프로틴 스타일 버거’ 총 3가지다. 인앤아웃 버거는 품질과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에서도 3가지 메뉴만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세트 기준 7000원으로 미국과 같다.

    오전 6시부터 대기해 11시 전에 버거를 구매한 대학생 이모씨는 "미국에서 파는 인앤아웃 버거와 맛이 똑같다"면서 "맥도날드 같은 체인점보다 재료랑 맛이 훨씬 신선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팝업스토어를 위한 수제버거에 사용된 신선한 냉장육과 재료를 어디서 구했냐는 질문에 행사 관계자들은 "모른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22일 서울 강남구 ‘바비레드’에서 열린 미국 인인아웃 버거 팝업스토어(임시매장) 앞에 행사 시작 3~4시간 전부터 긴 줄이 이어졌다. / 이재은 기자
    인앤아웃이 이번 행사를 계기로 수제버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업계에서는 상표권 보호 목적이 더 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국내 상표권을 등록한 인앤아웃 버거는 2012년과 2015년에도 팝업스토어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상표권 등록 후 3년 이내에 상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상표가 소멸될 수 있다.

    한편, 국내 햄버거 시장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 등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할인 경쟁으로 고군분투하는 사이 수제버거 전문점들이 신선한 재료와 색다른 맛을 내세워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체인점 기준)은 지난 5년간 꾸준히 성장해 왔다. 2013년 1조9040억원이었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6000억원대로 커졌다.

    이 가운데 프리미엄 수제버거 시장 규모는 2000억원 수준으로 전체의 8~10%에 불과하지만 성장세는 일반 햄버거보다 가파르다. 지난 2014년 800억원 수준이었던 수제버거 시장은 5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했다. 미국, 일본 등 해외 수제버거 전문점도 한국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미 수제버거 전문점 ‘쉐이크쉑’ 송도점 / SPC 제공
    SPC그룹은 지난 2016년 미국 수제버거 ‘쉐이크쉑’을 들여와 현재 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신세계푸드 (89,600원▼ -%)는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자니로켓’을 2011년 들여왔고 지난해 가격대를 낮춘 ‘버거 플랜트’ 를 선보였다. 버거 플랜트는 자체 개발한 패티와 번으로 프리미엄 수제버거를 지향하되 불필요한 가격 거품을 빼는 전략으로 버거 가격대를 4000~6000원대로 낮췄다.

    일본 모스버거는 올해부터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시작, 매장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미디어윌그룹과 합작사로 2012년 한국에 진출한 모스버거는 현재 1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