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는 19일 윤 총경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입장을 내지 않겠다”며 입을 닫았다. 이같은 청와대의 신중한 반응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긴급 지시와 관련이 있다.
문 대통령은 18일 박상기 법무ㆍ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보고를 받은 뒤 장자연ㆍ김학의ㆍ버닝썬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해당 사건을 “범죄 행위 시기와 유착 관계 시기는 과거 정부 때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도 유착관계가 지속됐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윤 총경은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 2017년 7월부터 1년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 근무를 했다. 문제가 된 골프 회동 등은 이때 이뤄졌다. 버닝썬이 영업을 시작한 시점도 2018년 2월로 윤 총경이 민정수석실에 있을 때였다. 윤 총경이 파견 기간인 1년을 꽉 채운 뒤 경찰로 복귀했는데도 그 기간 동안 민정수석실은 윤 총경의 비위 사실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민정수석실이 인사 관리를 제대로 못했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고 조국 민정수석의 도의적 책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수사 기관의 파견자의 경우 해당 기관에서 추천을 하면 범죄 기록 등을 확인한 뒤 임명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경찰이 비위에 연루된 인사를 추천해 청와대에 파견했다는 사실이 오히려 수사기관에 대한 개혁이 절실하다는 것이 역으로 증명된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앞으로 윤 총경의 불법 행위가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민정수석실에 대한 여론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청와대의 고민이다. 이날 윤 총경에 대한 관리 책임이 있는 조국 민정수석은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조 수석은 윤 총경 사건 이전에 발생한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3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이 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이 아주 크다. 이 사태를 정확히 수습하는 것이 책임질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관리 책임에 대해 사과한 적이 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