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학
페루인들 인신공양까지 하게 만든 엘니뇨…올겨울 추위는?
Shawn Chase
2018. 12. 10. 17:36
중앙일보] 입력 2018.12.08 12:00 수정 2018.12.09 09:01
엘니뇨 (El Nino)
겨울 문턱에 들어서자마자 맹추위가 닥쳤다. 8일 아침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1.4도까지 떨어졌다.
이번 겨울은 얼마나 추울까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지난가을에는 "여름 폭염이 심했던 해에는 겨울에 혹한이 닥친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하지만 이 속설은 팩트체크 결과, 뚜렷한 근거가 없었다.
기상청도 지난달 23일 발표한 장기 예보에서 올겨울이 유난히 춥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또 내년 1월까지 엘니뇨가 약하게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달 28일 세계기상기구(WMO) 역시 내년 2월까지 약한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75∼85%라고 했다.
이처럼 전 세계가 엘니뇨 발생 여부에 주목한다. 엘니뇨가 전 세계 날씨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엘니뇨가 미세먼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올겨울 한반도 날씨는 어떻게 될까. 엘니뇨가 발생하면 미세먼지 오염은 더 심해질까.
엘니뇨(El Nino)는 ‘남자 아기’ 혹은 ‘아기 예수’를 뜻하는 스페인어다.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바닷물 표면 온도가 평소보다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평상시에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무역풍 탓에 적도 태평양의 바닷물이 서쪽으로 밀린다.
바닷물이 밀려간 빈 곳을 채우기 위해 남미 페루 부근에서는 깊은 곳에서 차가운 바닷물이 솟아오른다. 바로 용승(湧昇, upwelling)이다.
그 결과 인도네시아 쪽 바닷물 높이는 남미 쪽보다 0.5m가량 높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무역풍이 약해질 때가 있는데, 인도네시아 쪽에 쌓였던 바닷물이 동쪽으로 밀려 내려간다. 용승 현상도 주춤해진다.
용승 현상이 약해지면 깊은 바닷물의 영양염류가 적게 올라오고, 식물플랑크톤 성장도 주춤해진다. 물고기도 적게 잡힌다.
차가운 바닷물이 올라오지 않으면서 동태평양 수온이 오르게 된다. 바로 엘니뇨 현상이다.
엘니뇨는 보통 2~7년 주기로 나타나며,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에 절정을 이룬다.
우리 기상청에서는 엘니뇨 감시구역, 즉 바닷물 온도 상승 여부를 관찰하는 해역을 정해 놓고 있는데, 서경 120~170도 사이, 남위 5도에서 북위 5도 범위다.
이곳에서 바닷물 온도가 평상시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로 5개월 이상 지속할 때 그 첫 달을 엘니뇨의 시작이라고 본다.
엘니뇨와 정반대 현상인 라니냐(La Nina)가 나타나면 동태평양 표층 바닷물 온도가 낮아진다.
엘니뇨처럼 라니냐는 감시구역 바닷물 온도가 평상시보다 0.5도 이상 낮은 상태로 5개월 이상 지속할 때 그 첫 달을 라니냐의 시작이라고 본다.
라니냐는 ‘여자아이’라는 뜻이다.
기후학자들은 기록은 없지만, 엘니뇨가 과거 오래전부터 발생했던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오래된 산호에서 엘니뇨로 인한 온도 상승과 강수량 증가 사실이 확인된다는 것이다.
엘니뇨를 과학적으로 처음 규명한 것은 1923년 영국 수학자 길버트 토머스 워커였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수집한 40년 치의 기상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타히티 동쪽 남태평양 해역과 호주 다윈 서쪽의 인도양 해역 사이의 해수면 기업이 시소처럼 오르내리는 것을 발견했다.
한쪽이 올라가면 다른 쪽은 내려갔다.
엘니뇨와 라니냐라는 반대 현상을 통해 태평양의 바닷물은 시소나 그네처럼 왔다 갔다 출렁거리는 셈이다.
지구의 열 순환에서 균형을 맞춰가는 자연현상이다.
그래서 워커는 이를 남방진동(Southern Oscillation)이라고 불렀다.
학자들은 보통 엘니뇨와 붙여서 엘니뇨-남방진동, 즉 ENSO라고 부른다.
한편, 지난 2011년 6월 미 항공우주국(NASA)은 그해 초부터 폭설·토네이도 등이 이어지자 이 새로운 기상 현상에 ‘라나다(La Nada)’라는 이름을 붙였다.
라나다는 스페인어로 ‘공백’이란 뜻이다.
그해 1월 기승을 부리던 라니냐가 갑자기 사라졌다. 라니냐가 사라지면 그 뒤를 이어 엘니뇨가 나타나는 것이 보통인데, 당시에는 엘니뇨도 라니냐도 없었다.
이러한 기후 요소들이 자취를 감추자 NASA 측이 이를 라나다라고 부른 것이다.
엘니뇨로 인해 바닷물 온도 상승 폭이 가장 큰 해역은 통상 나미에 가까운 동태평양이지만, 엘니뇨 중에서도 가끔 중앙 태평양 쪽, 즉 날짜 변경선 부근에서 온도 상승 폭이 가장 커지는 경우가 있다.
이에 따라 엘니뇨를 동태평양 엘니뇨와 중앙 태평양 엘니뇨로 구분하기도 한다.
중앙 태평양 엘니뇨의 경우 엘니뇨 모도키(Modoki, もどき), 즉 유사 엘니뇨라고 부르기도 한다.
동태평양 엘니뇨는 대략 3~8년 주기로, 중앙 태평양 엘니뇨는 2~3년 주기로 각각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7년의 엘니뇨 주기는 두 가지 형태의 엘니뇨가 다양한 형태로 상호작용을 해 복잡한 주기를 만들어낸 결과인 셈이다.
지난 7월 기초과학연구원(IBS
겨울 문턱에 들어서자마자 맹추위가 닥쳤다. 8일 아침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1.4도까지 떨어졌다.
이번 겨울은 얼마나 추울까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지난가을에는 "여름 폭염이 심했던 해에는 겨울에 혹한이 닥친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하지만 이 속설은 팩트체크 결과, 뚜렷한 근거가 없었다.
기상청도 지난달 23일 발표한 장기 예보에서 올겨울이 유난히 춥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또 내년 1월까지 엘니뇨가 약하게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달 28일 세계기상기구(WMO) 역시 내년 2월까지 약한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75∼85%라고 했다.
이처럼 전 세계가 엘니뇨 발생 여부에 주목한다. 엘니뇨가 전 세계 날씨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엘니뇨가 미세먼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올겨울 한반도 날씨는 어떻게 될까. 엘니뇨가 발생하면 미세먼지 오염은 더 심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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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로 크게 출렁이는 태평양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바닷물 표면 온도가 평소보다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평상시에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무역풍 탓에 적도 태평양의 바닷물이 서쪽으로 밀린다.
바닷물이 밀려간 빈 곳을 채우기 위해 남미 페루 부근에서는 깊은 곳에서 차가운 바닷물이 솟아오른다. 바로 용승(湧昇, upwelling)이다.
그 결과 인도네시아 쪽 바닷물 높이는 남미 쪽보다 0.5m가량 높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무역풍이 약해질 때가 있는데, 인도네시아 쪽에 쌓였던 바닷물이 동쪽으로 밀려 내려간다. 용승 현상도 주춤해진다.
용승 현상이 약해지면 깊은 바닷물의 영양염류가 적게 올라오고, 식물플랑크톤 성장도 주춤해진다. 물고기도 적게 잡힌다.
차가운 바닷물이 올라오지 않으면서 동태평양 수온이 오르게 된다. 바로 엘니뇨 현상이다.
엘니뇨는 보통 2~7년 주기로 나타나며,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에 절정을 이룬다.
우리 기상청에서는 엘니뇨 감시구역, 즉 바닷물 온도 상승 여부를 관찰하는 해역을 정해 놓고 있는데, 서경 120~170도 사이, 남위 5도에서 북위 5도 범위다.
이곳에서 바닷물 온도가 평상시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로 5개월 이상 지속할 때 그 첫 달을 엘니뇨의 시작이라고 본다.
엘니뇨와 정반대 현상인 라니냐(La Nina)가 나타나면 동태평양 표층 바닷물 온도가 낮아진다.
엘니뇨처럼 라니냐는 감시구역 바닷물 온도가 평상시보다 0.5도 이상 낮은 상태로 5개월 이상 지속할 때 그 첫 달을 라니냐의 시작이라고 본다.
라니냐는 ‘여자아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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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여 년 전 처음 공식 확인
오래된 산호에서 엘니뇨로 인한 온도 상승과 강수량 증가 사실이 확인된다는 것이다.
엘니뇨를 과학적으로 처음 규명한 것은 1923년 영국 수학자 길버트 토머스 워커였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수집한 40년 치의 기상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타히티 동쪽 남태평양 해역과 호주 다윈 서쪽의 인도양 해역 사이의 해수면 기업이 시소처럼 오르내리는 것을 발견했다.
한쪽이 올라가면 다른 쪽은 내려갔다.
엘니뇨와 라니냐라는 반대 현상을 통해 태평양의 바닷물은 시소나 그네처럼 왔다 갔다 출렁거리는 셈이다.
지구의 열 순환에서 균형을 맞춰가는 자연현상이다.
그래서 워커는 이를 남방진동(Southern Oscillation)이라고 불렀다.
학자들은 보통 엘니뇨와 붙여서 엘니뇨-남방진동, 즉 ENSO라고 부른다.
한편, 지난 2011년 6월 미 항공우주국(NASA)은 그해 초부터 폭설·토네이도 등이 이어지자 이 새로운 기상 현상에 ‘라나다(La Nada)’라는 이름을 붙였다.
라나다는 스페인어로 ‘공백’이란 뜻이다.
그해 1월 기승을 부리던 라니냐가 갑자기 사라졌다. 라니냐가 사라지면 그 뒤를 이어 엘니뇨가 나타나는 것이 보통인데, 당시에는 엘니뇨도 라니냐도 없었다.
이러한 기후 요소들이 자취를 감추자 NASA 측이 이를 라나다라고 부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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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이에 따라 엘니뇨를 동태평양 엘니뇨와 중앙 태평양 엘니뇨로 구분하기도 한다.
중앙 태평양 엘니뇨의 경우 엘니뇨 모도키(Modoki, もどき), 즉 유사 엘니뇨라고 부르기도 한다.
동태평양 엘니뇨는 대략 3~8년 주기로, 중앙 태평양 엘니뇨는 2~3년 주기로 각각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7년의 엘니뇨 주기는 두 가지 형태의 엘니뇨가 다양한 형태로 상호작용을 해 복잡한 주기를 만들어낸 결과인 셈이다.
지난 7월 기초과학연구원(IBS
) 기후 물리연구단은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동태평양 엘니뇨는 적도 해양 상층에 열이 많이 저장될 때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반면 중앙 태평양 엘니뇨는 해양 상층이 상대적으로 덜 따뜻하고, 열이 적게 저장될 때 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2006~2007년과 2014~2016년에 발생한 엘니뇨는 중앙 태평양 엘니뇨로 분류된다.
중앙 태평양 엘니뇨가 발생하면 대서양 쪽에서는 더 많은 허리케인이 발생한다는 주장도 있다.
또, 온난화가 지속할 경우 중앙 태평양 엘니뇨의 발생빈도가 상대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엘니뇨 현상이 생기면 호주나 인도네시아에서는 가뭄이 들고, 미국 서부나 남미 지역에서는 호우가 내리기도 한다.
캐나다의 경우 겨울 추위가 덜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유럽의 경우는 뚜렷한 경향성을 보이지는 않는다.
엘니뇨가 있을 때 동아프리카는 3~5월에 비가 잦아지지만, 남아프리카 쪽은 12월부터 이듬해 2월 사이에 가뭄이 들기도 한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말라리아나 뎅기열 등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역사적으로 가장 강력했던 엘니뇨는 1997~98년 엘니뇨였다.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가뭄으로 산불이 번지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에는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무려 5도 이상 높았다.
2014년부터 시작된 2015~2016년 엘니뇨 역시도 강력했다. 당시 엘니뇨 감시구역의 수온은 평소보다 2도 이상 높았다.
엘니뇨가 있었던 2016년 지구 기온은 역사적으로 가장 높았던 해이기도 하다.
반면 중앙 태평양 엘니뇨는 해양 상층이 상대적으로 덜 따뜻하고, 열이 적게 저장될 때 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2006~2007년과 2014~2016년에 발생한 엘니뇨는 중앙 태평양 엘니뇨로 분류된다.
중앙 태평양 엘니뇨가 발생하면 대서양 쪽에서는 더 많은 허리케인이 발생한다는 주장도 있다.
또, 온난화가 지속할 경우 중앙 태평양 엘니뇨의 발생빈도가 상대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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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과 홍수에 산호 백화현상도
캐나다의 경우 겨울 추위가 덜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유럽의 경우는 뚜렷한 경향성을 보이지는 않는다.
엘니뇨가 있을 때 동아프리카는 3~5월에 비가 잦아지지만, 남아프리카 쪽은 12월부터 이듬해 2월 사이에 가뭄이 들기도 한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말라리아나 뎅기열 등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역사적으로 가장 강력했던 엘니뇨는 1997~98년 엘니뇨였다.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가뭄으로 산불이 번지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에는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무려 5도 이상 높았다.
2014년부터 시작된 2015~2016년 엘니뇨 역시도 강력했다. 당시 엘니뇨 감시구역의 수온은 평소보다 2도 이상 높았다.
엘니뇨가 있었던 2016년 지구 기온은 역사적으로 가장 높았던 해이기도 하다.
미국 해양대기국(NOAA)가 공개한 2010년 7월 태국 연안 산호초의 백화현상. [중앙포토]
엘니뇨로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 얕은 바다에서 사는 산호가 피해를 본다. 화려한 색깔을 잃고 하얗게 죽어가는 백화현상이다.
호주 대산 호초의 경우 과거 40% 정도가 백화현상을 보였는데, 엘니뇨가 이어지면서 2016년 30%, 2017년 20%가 추가로 백화현상을 보였다.
엘니뇨 현상은 16세기에도 사람들이 관찰하고 알아챘을 정도로 지구온난화와는 무관하지만, 최근에는 온난화가 엘니뇨를 드세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류가 석탄·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태우며 배출하는 온실가스 탓에 지구 기온이 상승하고,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 더 강력한 엘니뇨가 출현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더욱이 엘니뇨로 인해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 지구 기온도 덩달아 상승하는 식으로 온난화와 엘니뇨가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가뭄·홍수 피해를 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편, 라니냐가 발생하면 동남아시아에서는 긴 장마가. 북미 대륙에서는 가뭄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류 역사에서도 엘니뇨가 등장, 흐름을 바꿔놓기도 한다.
남미 페루에서는 폭우가 쏟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람을 신에게 바치는 인신 공양이 행해졌는데, 이것도 엘니뇨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2세기에 건설됐지만 밀림 속에 잠들게 된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사원 역시도 배경에는 엘니뇨가 있었다는 게 학자들의 추정이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동남아시아에는 가뭄이 발생하는데, 가뭄이 계속되면 벼농사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계속된 가뭄에 결국 사람들은 농경지도, 도시도 다 버리고 떠났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독일 나치군이 러시아를 침공했던 1941년 겨울의 혹한도 엘니뇨 때문이란 주장도 있다.
엘니뇨 현상이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유럽에 겨울 추위를 몰고 왔고, 이 혹독한 날씨 탓에 나치군의 발목이 묶였다는 것이다.
1989년 3월 미국 알래스카 연안에서는 유조선 엑손 발데스호가 좌초돼 기름을 쏟아냈다.
선장이 술을 마신 탓이란 얘기도 있었지만, 빙산을 피하기 위해 항로를 이탈한 게 원인이었다.
엉뚱한 곳에 빙산이 나타난 것은 해류의 방향이 바뀐 탓이었는데, 그 뒤에는 라니냐가 버티고 있었다.
지난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학 연구팀은 엘니뇨 현상이 열대지방 국가에서 내전 발생 위험을 키운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아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시 연구팀은 1950~2004년 사이 175개국에서 발생한 234개 갈등과 엘니뇨·라니냐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내전 발생 가능성이 라니냐현상 때 3%보다 엘니뇨 현상 때는 6%로 두 배나 높았다.
엘니뇨-라니냐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에서는 내전 가능성이 2%였다.
엘니뇨는 한반도의 겨울 날씨에 영향을 미친다. 대체로 기온이 올라가고 강수량도 늘어난다.
올겨울에는 엘니뇨 자체가 늦게 발달하고 있지만, 보통은 11월에 잦은 비, 12월의 이상 난동이 나타난다.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공학과 교수는 “엘니뇨로 인해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들어오고, 북서쪽의 찬 공기가 중위도 지방까지 내려오면 폭설이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엘니뇨로 인해 적도 부근에서 상승한 공기가 아열대 지역에서 하강하면서 고기압을 형성한다.
고기압은 한반도의 남동쪽에 자리 잡게 되고, 고기압에서 시계방향으로 바람이 불어나오면서 한반도에는 남풍이나 남동풍이 불어온다는 것이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바람, 특히 북서풍이 약해지고, 대기가 정체되는 경향을 보인다.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양이 동일하다면 엘니뇨가 있으면 미세먼지 오염도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
예상욱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한반도의 미세먼지 오염은 동태평양 엘니뇨가 발생했을 때가 태평양 중부 엘니뇨가 발생했을 때보다 심했다.
동태평양 엘니뇨 때는 겨울철과 이듬해 봄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평소보다 20% 상승했고, 태평양 중부 엘니뇨 때는 봄철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낮았다는 것이다.
예 교수는 “지금은 엘니뇨가 태평양 중부 엘니뇨로 발달할지, 아니면 동태평양 엘니뇨로 발달할지 판단하기 모호한 상황이고, 따라서 미세먼지 오염이 심해질지는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엘니뇨는 봄철에도 영향을 미친다. 엘니뇨가 이어지는 봄철에 한반도가 건조해지는 경향이 있다.
중앙 태평양 엘니뇨의 경우 발생지역이 상대적으로 한반도에 가깝기 때문에 통상적인 엘니뇨보다 한반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특히, 여름철에 태풍 활동이 활발해지고 세력이 더 강한 ‘슈퍼 태풍’이 발생, 한반도까지 북상하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출처: 중앙일보] 페루인들 인신공양까지 하게 만든 엘니뇨…올겨울 추위는?
호주 대산 호초의 경우 과거 40% 정도가 백화현상을 보였는데, 엘니뇨가 이어지면서 2016년 30%, 2017년 20%가 추가로 백화현상을 보였다.
엘니뇨 현상은 16세기에도 사람들이 관찰하고 알아챘을 정도로 지구온난화와는 무관하지만, 최근에는 온난화가 엘니뇨를 드세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류가 석탄·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태우며 배출하는 온실가스 탓에 지구 기온이 상승하고,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 더 강력한 엘니뇨가 출현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더욱이 엘니뇨로 인해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 지구 기온도 덩달아 상승하는 식으로 온난화와 엘니뇨가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가뭄·홍수 피해를 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편, 라니냐가 발생하면 동남아시아에서는 긴 장마가. 북미 대륙에서는 가뭄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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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영향을 미친 엘니뇨
남미 페루에서는 폭우가 쏟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람을 신에게 바치는 인신 공양이 행해졌는데, 이것도 엘니뇨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2세기에 건설됐지만 밀림 속에 잠들게 된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사원 역시도 배경에는 엘니뇨가 있었다는 게 학자들의 추정이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동남아시아에는 가뭄이 발생하는데, 가뭄이 계속되면 벼농사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계속된 가뭄에 결국 사람들은 농경지도, 도시도 다 버리고 떠났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독일 나치군이 러시아를 침공했던 1941년 겨울의 혹한도 엘니뇨 때문이란 주장도 있다.
엘니뇨 현상이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유럽에 겨울 추위를 몰고 왔고, 이 혹독한 날씨 탓에 나치군의 발목이 묶였다는 것이다.
1989년 3월 미국 알래스카 연안에서는 유조선 엑손 발데스호가 좌초돼 기름을 쏟아냈다.
선장이 술을 마신 탓이란 얘기도 있었지만, 빙산을 피하기 위해 항로를 이탈한 게 원인이었다.
엉뚱한 곳에 빙산이 나타난 것은 해류의 방향이 바뀐 탓이었는데, 그 뒤에는 라니냐가 버티고 있었다.
지난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학 연구팀은 엘니뇨 현상이 열대지방 국가에서 내전 발생 위험을 키운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아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시 연구팀은 1950~2004년 사이 175개국에서 발생한 234개 갈등과 엘니뇨·라니냐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내전 발생 가능성이 라니냐현상 때 3%보다 엘니뇨 현상 때는 6%로 두 배나 높았다.
엘니뇨-라니냐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에서는 내전 가능성이 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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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는 포근한 겨울 가져와
올겨울에는 엘니뇨 자체가 늦게 발달하고 있지만, 보통은 11월에 잦은 비, 12월의 이상 난동이 나타난다.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공학과 교수는 “엘니뇨로 인해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들어오고, 북서쪽의 찬 공기가 중위도 지방까지 내려오면 폭설이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엘니뇨로 인해 적도 부근에서 상승한 공기가 아열대 지역에서 하강하면서 고기압을 형성한다.
고기압은 한반도의 남동쪽에 자리 잡게 되고, 고기압에서 시계방향으로 바람이 불어나오면서 한반도에는 남풍이나 남동풍이 불어온다는 것이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바람, 특히 북서풍이 약해지고, 대기가 정체되는 경향을 보인다.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양이 동일하다면 엘니뇨가 있으면 미세먼지 오염도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
예상욱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한반도의 미세먼지 오염은 동태평양 엘니뇨가 발생했을 때가 태평양 중부 엘니뇨가 발생했을 때보다 심했다.
동태평양 엘니뇨 때는 겨울철과 이듬해 봄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평소보다 20% 상승했고, 태평양 중부 엘니뇨 때는 봄철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낮았다는 것이다.
예 교수는 “지금은 엘니뇨가 태평양 중부 엘니뇨로 발달할지, 아니면 동태평양 엘니뇨로 발달할지 판단하기 모호한 상황이고, 따라서 미세먼지 오염이 심해질지는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엘니뇨는 봄철에도 영향을 미친다. 엘니뇨가 이어지는 봄철에 한반도가 건조해지는 경향이 있다.
중앙 태평양 엘니뇨의 경우 발생지역이 상대적으로 한반도에 가깝기 때문에 통상적인 엘니뇨보다 한반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특히, 여름철에 태풍 활동이 활발해지고 세력이 더 강한 ‘슈퍼 태풍’이 발생, 한반도까지 북상하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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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중앙일보] 페루인들 인신공양까지 하게 만든 엘니뇨…올겨울 추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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