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호주 가뭄… 캥거루 천국이 지옥으로

Shawn Chase 2018. 8. 1. 12:27

조선일보

  • 김지연 기자


  • 입력 2018.08.01 03:01

    풀 안자라 먹이 찾아 도심 출몰… 출퇴근 시간 '로드 킬' 잦아


    지난 6월22일 호주 캔버라의 골드크릭컨트리클럽에 캥거루 여러 마리가 들어와 풀을 먹고 있다.
    지난 6월22일 호주 캔버라의 골드크릭컨트리클럽에 캥거루 여러 마리가 들어와 풀을 먹고 있다. /골드크릭컨트리클럽 트위터


    캥거루의 나라 호주가 캥거루들의 잦은 도심 지역 출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호주 전역에는 호주 인구(약 2400만명)의 두 배에 육박하는 4400만 마리의 캥거루가 살고 있다. 이 캥거루들이 도심까지 들어와 풀을 뜯어 먹는 바람에 사람들과 잦은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남반구에 있는 호주는 6·7월이 겨울이고, 겨울에 비가 많이 온다. 그러나 기상 이변으로 올겨울은 이례적으로 추운 데다 최근 2개월간 비다운 비가 오지 않는 가뭄이 이어졌다. 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다 보니 풀이 잘 자라지 않아 먹이를 찾지 못한 캥거루들이 도심까지 진출하는 것이다. CNN에 따르면 캥거루들은 주민들의 집 마당, 학교 운동장, 시영(市營) 스포츠 경기장, 골프장 등에 불쑥 나타나 풀을 뜯어 먹는다.

    특히 캥거루는 주로 아침 일찍 또는 저녁 무렵에 먹이를 찾다 보니 출퇴근 시간대 차량과 부딪혀서 죽는 로드킬(Road Kill) 사고도 빈번하다고 한다. 호주 운전자들은 도로로 뛰어드는 캥거루로 인해 차가 파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앞범퍼에 충격방지용 철제 골조인 '루 바(roo bar·캥거루의 준말인 '루'와 막대를 뜻하는 '바'의 합성어)'를 설치하고 있다.

    캥거루로 인한 피해가 늘자 '캥거루 재앙(plague)'이라는 말까 지 등장했다. AP통신의 호주 캔버라국 국장 폴 오즈번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캔버라에 캥거루 재앙을 선포할 때가 된 것 같다. 대책이 필요하다"고 썼다.

    호주 당국은 캥거루 개체 수 조절을 위해 1년에 한 번 기간을 정해 캥거루 사냥을 허용하고 있다. 지난 27일까지 캔버라에서만 3253마리를 잡았지만 여전히 캔버라에는 수만 마리의 캥거루가 있다고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01/201808010011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