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화 미술평론가입력 2018-05-24 03:00수정 2018-05-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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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donga.com/Main/3/all/20180524/90218976/1#csidx7bdf464406e824185b94109e386d8cc
“우리 두 사람은 이 시대 최고의 화가예요.” 1908년 피카소가 연 파티에서 술에 취한 어느 화가가 한 말이다. 당시 피카소는 이미 파리 예술계에서 인정받는 화가였고, 그는 무명의 가난한 화가였다. 술주정으로 내뱉은 말이 아니고 그는 평소에도 자신의 예술이 최고라 믿었다. 피카소를 자신과 동급으로 여겼던, 자존심이 강한 이 화가는 누구였을까?
22년간 세관 공무원으로 일하다 49세 때 전업 작가가 된 앙리 루소다. 그는 직장을 다니던 1886년부터 ‘앙데팡당’전에 거의 해마다 출품했지만 좋은 반응은커녕 ‘두아니에(세관원)’가 그린 그림이라며 비웃음만 사기 일쑤였다. 오직 피카소를 비롯한 극소수의 사람만이 그의 재능을 알아봤다. 미술을 배운 적 없는 루소의 그림은 색채나 비례, 원근법 표현에는 서툴렀지만 순수하고 특이했다.
루소에게 명성을 안겨 준 건 정글 그림이었다. 총 26점의 정글 그림 중 ‘꿈’이 그의 생애 마지막 작품이고 크기도 가장 크다. 이국적인 정글의 환상적인 모습이 독특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사실 루소는 정글은 물론이고 프랑스 밖 어디도 여행을 해본 적이 없다. 그러니까 이 그림은 사실적인 풍경화가 아니라 상상화인 것이다.
1910년 3월 이 그림이 ‘앙데팡당’전에 처음 공개됐을 때, 시인 아폴리네르는 “반론의 여지가 없는 아름다움을 분출하는 그림이다. 올해는 아무도 (그를) 비웃지 못할 것이다”라고 호평했고, 동료 작가들과 평론가들도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루소는 그해 9월 66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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