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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하라' '상주곶감'… 세계 패션의 깜짝 스타 된 한글
송혜진 기자 | 2018/03/0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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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하라.' 지난달 영국 런던 패션위크 무대에 난데없이 한글 가방이 등장했다. 영국 고가(高價) 브랜드 프린(Preen)의 2018년 가을·겨울 컬렉션 무대였다. 한글만 눈에 띈 게 아니다. 모델들은 발목에 해초 줄기가 걸린 것처럼 보이는 털신을 신었고 손에는 태왁(해녀들이 들고 다니는 뒤웅박)처럼 생긴 가방을 줄줄 들고 나오기도 했다. 프린 디자이너 저스틴 손턴, 테아 브레가치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 제주도 해녀에게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작년 런던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제주도 해녀를 찍은 사진을 봤다. 구글에서 '해녀(haenyeo divers)'를 검색했더니 가족 생계를 책임져 온 강한 한국 여성 이야기가 나왔다. 그 순간 제주 해녀를 연상시키는 컬렉션을 내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글과 한국 풍경이 세계 대중문화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열린 ‘프린’의 패션쇼 무대에서 한 모델이 ‘긴장하라’라고 적힌 가방(작은 사진)을 들고 나오고 있다. /프린
우리나라 풍경과 우리말이 최근 해외 대중문화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얼마 전 인터넷엔 벨기에 출신 유명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의 2018년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이 화제였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쇼에 우리나라 농부들이 밭일할 때 쓰는 '선캡' 같은 모자에 고무 장화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몇몇 모델들의 모자엔 '자연이 빚은 명품―상주곶감'이라고 새겨져 있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합성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시몬스가 최근 백팩 브랜드 '이스트팩'과 손잡고 만든 30만~40만원대 가방에도 한글이 새겨져 있다. 안감엔 '상주곶감' '수잔음료영농조합'이라고 써있다. 일본 디자이너 요지 야마모토가 뉴욕에서 선보인 2018년 봄·여름 컬렉션에도 한글로 '나무아미타불'이라고 새긴 넥타이를 맨 모델이 등장했다. 미국 패션 칼럼니스트 에이미 베르너는 이 쇼를 보고 "신선하고 독특한 캘리그래피가 무대를 채웠다"고 썼다.
패션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 가방 안감엔 ‘자연이 빚은 명품―상주곶감’이라고 적혀 있다(위). 영화 ‘다운사이징’에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뉴스를 보는 상인들 모습이 나온다(아래). /파라마운트픽쳐스·라프시몬스×이스트팩
할리우드 영화에 우리나라 풍경이나 한글이 등장하는 일도 부쩍 많아졌다. 올해 1월 개봉한 영화 '다운사이징'에는 인간을 손가락 크기로 줄일 수 있다는 뉴스를 보는 세계 각국의 장면이 나온다. 이때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TV를 보는 상인들, 강남역 전광판을 바라보는 시민들이 나온다. 배경에 '킹크랩' '포차' 같은 한글 간판이 선명해 화제였다. 서울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영국인 아비게일 플록(42)씨는 "한글은 한자보다 단순하고 영어보다 독특하다. 특히 'ㅋ' 'ㅍ' 'ㅎ' 같은 글씨는 조형적으로 예쁘다"고 말했다. 몇 년 전 서울을 찾았던 미국 톱모델 타이라 뱅크스도 본지 인터뷰에서 비슷한 말을 했다. "한글 간판이 가득한 명동 풍경은 정말 흥미롭다. 미래적이고 진취적으로 느껴진다."
지난달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블랙팬서'는 부산에서 주요 장면을 찍은 경우다. 자갈치 시장에 도착한 여자 주인공은 어눌한 부산 사투리로 "아줌마, 나 왔어요" "여기 위스키 한 잔 주세요"라고 말하고, 악당들은 '백화페인트'라고 쓰인 트럭을 타고 다닌다. 영화평론가 강유정씨는 "외국 감독들이 일본·중국보다 상대적으로 덜 식상한 곳, 그러면서도 이제 막 친근해진 곳을 찾다 보니 한국이 주목받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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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미 (bell****)
우리말은 한글과 더불어 한자말로 되어있다. 한자교육이 필요하고, 외래어를 가능한 한 우리말로 바꾸어 한자말이나 한글로 쓰도록 해야 한다. 외래어를 그대로 한글 표기하는 것은 아니다. 계속 노력해야 한다. 국립국학원 뭐하나?? 외래어에 우리말 훼손이 넘 심하다..프랑스 반만 따라가라..
2018.03.09 16:18:02 | 신고 | 삭제
8 4
정용욱 (chab****)
멋지다 한글...
2018.03.09 14:17:22 | 신고 | 삭제
2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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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 한국 풍경이 세계 대중문화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열린 ‘프린’의 패션쇼 무대에서 한 모델이 ‘긴장하라’라고 적힌 가방(작은 사진)을 들고 나오고 있다. /프린
우리나라 풍경과 우리말이 최근 해외 대중문화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얼마 전 인터넷엔 벨기에 출신 유명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의 2018년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이 화제였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쇼에 우리나라 농부들이 밭일할 때 쓰는 '선캡' 같은 모자에 고무 장화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몇몇 모델들의 모자엔 '자연이 빚은 명품―상주곶감'이라고 새겨져 있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합성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시몬스가 최근 백팩 브랜드 '이스트팩'과 손잡고 만든 30만~40만원대 가방에도 한글이 새겨져 있다. 안감엔 '상주곶감' '수잔음료영농조합'이라고 써있다. 일본 디자이너 요지 야마모토가 뉴욕에서 선보인 2018년 봄·여름 컬렉션에도 한글로 '나무아미타불'이라고 새긴 넥타이를 맨 모델이 등장했다. 미국 패션 칼럼니스트 에이미 베르너는 이 쇼를 보고 "신선하고 독특한 캘리그래피가 무대를 채웠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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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미 (bell****)
우리말은 한글과 더불어 한자말로 되어있다. 한자교육이 필요하고, 외래어를 가능한 한 우리말로 바꾸어 한자말이나 한글로 쓰도록 해야 한다. 외래어를 그대로 한글 표기하는 것은 아니다. 계속 노력해야 한다. 국립국학원 뭐하나?? 외래어에 우리말 훼손이 넘 심하다..프랑스 반만 따라가라..
2018.03.09 16:18:02 | 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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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욱 (chab****)
멋지다 한글...
2018.03.09 14:17:22 | 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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