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저임금 계속 올라…기업 파산 속출하는 日

Shawn Chase 2017. 11. 28. 02:04

올들어 시간당 1천엔 육박…중소서비스업체에 직격탄

  • 정욱 기자
  • 입력 : 2017.11.27 17:49:32   수정 : 2017.11.27 17:51:02

일본에서 날로 임금이 높아지면서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 사업을 접는 기업이 늘고 있다. 당장은 중소 서비스업체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지만, 점차 타 산업으로 확산될 것이 자명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 보도했다.

도쿄를 중심으로 스테이크 전문매장 30여 곳을 운영해 온 스테쿠스는 지난달 파산을 신청했다. 사업이 한창 잘되던 2014년에 연매출이 17억6700만엔(약 177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엔 매출 규모가 14억엔 수준까지 줄었다.

이에 비해 임금 부담은 날로 높아졌다. 일본 정부와 지자체가 정하는 최저임금 자체가 매년 꾸준히 상승해 올해 시간당 1000엔 근처까지 올라섰다. 여기에 일손 부족까지 겹치면서 주말 저녁 등 손님이 많은 시간대엔 임금을 시간당 1200엔까지 줘야 하는 상황이 되자 더 버티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이 신문의 평가다.

지난 7월 사업을 접은 호쿠오서비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홋카이도를 중심으로 노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회사는 지난해 대대적으로 직무수당 등을 인상했다. 노령인구는 늘어나는데 홋카이도 지역에서 돌봄 서비스 자격증이 있는 사람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정식 돌봄 전문가 자격증을 보유한 직원에게 지급하는 직무수당을 전년 대비 4배나 올려 월 8만엔으로 높였다. 올해엔 복지사의 야근수당을 하루 4500엔에서 6000엔으로 높였지만 더 높은 임금을 제시하는 경쟁사로 직원들이 이탈하는 일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사업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을 접었다.

삿포로 지역은 돌봄 서비스 관련 업종의 유효구인배율이 전일근로자의 경우 2.93배에 달한다. 근로자 1명당 2.93개의 자리가 있다는 얘기다. 파트타임은 이 비율이 4.86배까지 올라갔다. 일본 전체의 유효구인배율은 현재 1.52배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에서 올해 대졸 초임은 5년 전에 비해 3%가량 올랐다.

일본 재계에서는 향후 일자리 부족 심화에 따른 임금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을 염려하고 있다.

신문은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2025년 583만명에 달하는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실상 전 산업의 모든 기업에 일손이 부족할 것이란 분석이다. 신문은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생산성 향상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 = 정욱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