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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조선] 일본서 넘어와 인도 車시장 '꿀꺽'…연매출 11조 '국민차' 된 비결

Shawn Chase 2017. 11. 1. 13:58

손덕호 기자


입력 : 2017.11.01 07:00

글로벌 성장기업 <17> 인도 마루티 스즈키
인도 車시장 47% 차지… 작년 매출 11조8000억원
영업이익률 11%… 성능 좋은 소형차로 빠르게 성장

 지난해 2월 인도에서 열린 오토쇼에서 마루티 스즈키가 콤팩트 SUV ‘비타라 브레짜’를 선보였다./블룸버그
지난해 2월 인도에서 열린 오토쇼에서 마루티 스즈키가 콤팩트 SUV ‘비타라 브레짜’를 선보였다./블룸버그
마루티 스즈키 인디아(이하 마루티)는 인도 최대 자동차 회사다. 2016년도(2016년 4월~2017년 3월) 매출액은 6808억루피(약 11조8186억원), 판매대수는 156만대다.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47%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코노미조선] 일본서 넘어와 인도 車시장 '꿀꺽'…연매출 11조 '국민차' 된 비결
1981년 인도 정부는 국민차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힌두스탄 자동차, 프리미어 오토모빌, 마루티 우디요그라는 3개 자동차 회사가 있었지만, 선진국 자동차 업체를 유치해 경쟁력 있는 자동차를 개발하겠다는 사업이었다. 정부가 국민차 사업을 입찰에 부치자 스즈키는 인도에선 낮은 가격에 연비가 좋은 소형차가 생산돼야 한다고 설득했다.

◆ 한때 인도 시장 점유율 80% 차지하기도
입찰에서 승리한 스즈키는 1982년 인도의 국영 자동차 회사 마루티 우디요그와 합작해 ‘마루티 스즈키’를 설립했다.

스즈키의 지분은 처음 26%로 시작해 점점 증가했다. 2002년 스즈키의 지분은 50%를 넘어 자회사로 편입됐다. 2006년엔 인도 정부가 갖고 있던 지분을 전량 매각해 마루티가 완전히 민영화됐다.

[이코노미조선] 일본서 넘어와 인도 車시장 '꿀꺽'…연매출 11조 '국민차' 된 비결
마루티는 1983년 자동차 생산을 시작했다. 첫 번째로 출시한 차량은 스즈키의 소형차 ‘알토 800’을 기본으로 개발한 ‘마루티 800’이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당시 인도에서 가장 저렴했던 차량보다 더 가격이 낮아 큰 인기를 끌었다. 연비, 주행 성능, 승차감 등이 당시 인도에서 판매되고 있던 자동차보다 뛰어났다. 당시 인도 자동차 시장은 외국 자동차 회사 진입이 제한 돼 있어, 마루티는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했다. 1990년대 말엔 연간 200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팔았고, 인도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 다른 외국 업체들이 진출하면서 점유율이 하락했다.

인도 소비자들이 마루티를 선택하는 큰 요인은 저렴한 가격이다. 다만 최근 성장세의 원인은 가격 이상의 것이 있다. 2016년 마루티 매출액은 전년보다 16% 늘었지만, 판매대수는 10% 증가했다. 가격이 높은 차종의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마루티가 판매한 자동차 평균 단가(매출액을 판매대수로 나눈 것)는 2009년 29만루피(약 503만원)에서 지난해 43만루피(약 746만원)로 상승했다.

마루티는 인도 내 2개 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해 왔다. 올해 2월부터는 모회사 스즈키가 인도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해 자동차 생산을 시작했다. 신공장에서 제작한 차량은 전량 마루티에 납품한다.

◆ 수익성 높은 고급차도 개발 계획
스즈키는 신공장과 마루티의 기존 공장이 경쟁해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신공장 완공 후 마루티의 자동차 생산 능력은 연간 175만대로 향상됐다. 설비를 증설해 200만대 이상으로 생산 능력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있다.

마루티의 이익도 증가 추세다. 영업이익률은 2012년 이후 높아져 지난해엔 11%를 기록했다. 공장 가동률이 높아져 채산성이 향상됐고, 전체 판매량 중 가격이 비교적 높은 자동차 비율이 올라간 것도 한 원인이다. 세계 자동차 회사 가운데 매출액이 높은 상위 15개사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10% 이상인 곳은 독일 BMW와 일본 스바루뿐이다. 마루티의 매출액이 적고 판매 시장도 인도에 한정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영업이익률 11%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1983년 출시된 ‘마루티 800’/위키피디아
1983년 출시된 ‘마루티 800’/위키피디아
인도 자동차 시장은 현재 세계 5위 규모다. 하지만 13억명에 달하는 인구를 생각하면 확대될 여지가 많다. 마루티는 2020년까지 연간 자동차 판매대수 200만대 달성을 계획하고 있다. 동시에 ‘저렴하면서 성능이 좋은’ 자동차를 판매하던 것에서, 중산층에게 가격이 비싼 자동차를 판매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려고 한다.

마루티는 스즈키가 개발한 기존 자동차 모델을 인도에 들여와 생산해 싼 가격으로 판매해 왔다. 그러나 인도에서 개발한 신형 소형 해치백 차량 ‘발레노(Baleno)’를 2015년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인도에서 개발한 새로운 차종 판매도 시작했다. 2016년 3월부턴 스즈키가 수입하는 형식으로 일본에서 출시됐다. 인도에서 만든 자동차를 일본 업체가 수입·판매한 최초의 사례다. 같은 달 발매한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 ‘비타라 브레짜(Vitara Brezza)’엔 인도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했다. 마루티는 인도의 자동차 업체로서 단순히 생산만 하는 ‘메이드 인 인디아(Made in India)’에서 개발까지 담당하는 ‘크리에이티드 인 인디아(Created in India)’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 PLUS POINT
‘마루티 스즈키’ 시가총액, 모회사 스즈키 추월
마루티의 모회사 스즈키는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 도요타·혼다·닛산 등 대형 업체와 비교하면 판매량 격차가 크다. 그래서 인도 시장의 마루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스즈키의 2016년도(2016년 4월~2017년 3월)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1600억엔(약 31조6000억원)이다. 마루티는 이 중 3분의 1을 차지한다. 스즈키의 일본 국내 매출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연결 기준 스즈키 영업이익의 절반은 마루티에서 온다. 10월 26일 기준으로 스즈키의 시가총액은 3조80억엔(약 30조800억원)이고, 마루티는 2조4230억루피(약 42조1117억원)다. 스즈키가 보유한 마루티의 지분(56.2%) 가치는 23조6668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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