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 기획 ]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여름방학

Shawn Chase 2017. 8. 27. 18:14

정리=오누리 기자




입력 : 2017.08.01 09:33


여행으로 견문 넓히고 '책 50권 읽기'에 도전!
어린이 여러분도 알차게 보내고 있죠?

'우리 선생님은 방학 때 무얼 하실까?'

이 같은 궁금증 해결을 위해 소년조선일보가 나섰다. 각종 연수에 참여하는 등 열심히 공부하기,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담을 들려주기 위해 여행 떠나기, 책 읽기나 악기 배우기 등 나만의 목표 실천하기…. 취재 결과,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학생 못지않게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이 중 특히나 알찬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는 세 분의 편지를 전한다.

김미영 대전 내동초등학교 교사

	[ 기획 ]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여름방학
즈드랏스부이쪠(Здравствуй)! 러시아어로 안녕이라는 말이에요(웃음). 선생님은 지금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 와 있어요. 지금 한국은 매우 덥죠? 모스크바는 한국보다 북쪽에 있어 선선해요.

러시아 여행은 선생님이 오래전부터 꿈꿔온 일이에요. 책으로만 봤던 시베리아의 바이칼 호수를 눈에 직접 담기 위해 비행기표를 끊었죠. 바이칼 호수는 러시아에서도 오지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덕분에 인간의 손길이 오랫동안 닿지 않아 전 세계 호수 가운데 가장 맑은 물을 자랑해요.

실제로 본 바이칼 호수<사진>는 생각보다 훨씬 더 멋졌어요. 사진보다 훨씬 크고 깨끗해 깜짝 놀랐답니다. 또 그 웅장함에 압도당했어요. 위대한 자연 앞에 나라는 존재가 한없이 작게 느껴지더라고요. 작은 일에도 감정이 쉽게 동요되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어요.

선생님이 항상 말했죠?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더 값지다고요. 여러분도 이번 방학에 꼭 한 번씩은 여행을 떠났으면 좋겠어요. 장소는 상관없어요. 집 앞 공원이나 박물관 등 어디든 좋아요.

여행을 하다 보면 세상은 정말 넓고 또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많다는 걸 느끼게 될 거예요. 지금 당장 공부를 못한다고, 좋아하는 일이 없다고 좌절할 필요가 없답니다.

이번 주에 선생님은 러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러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미술관으로 향할 거예요. 우리 반 친구들은 2학기 때 선생님의 재미난 여행 이야기를 기대해도 좋아요.

강영구 전남 영암초등학교 교사

	[ 기획 ]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여름방학
무더운 나날의 연속이네요. 길지 않은 방학인데 어린이 여러분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다들 자기만의 계획이 있겠죠?

선생님은 방학마다 새로운 걸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올 여름방학 계획은 '더 재밌고 알찬 2학기 수업 준비하기'랍니다. 이를 위해 매일 '열공(열심히 공부하기)' 모드예요. 선생님도 방학 때 공부를 한다니 좀 위안이 되나요? 하하.

선생님은 평소에 수업 시간이 시장통처럼 시끄러워도 좋으니까, 여러분이 배운 내용을 마음껏 이야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요. 그래서 요즘 '학습 대화' '놀이형 학습' 등을 주제로 한 강의를 듣고 있답니다. 말이 조금 어렵죠? 쉽게 말하면, 즐겁고 신나는 수업 방법을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연구하는 거예요. 재밌는 수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생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죠.

방학 동안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2학기에는 놀이를 통해 교과서 내용을 가르치는 활동을 해보려고 해요. 예를 들어 사회 교과서에서 '독재 정치'를 다룬다면, 여러분이 독재자가 되어 역할극을 해보는 식이죠. 그래서 선생님은 지금 미리 2학기 교과서 내용을 분석하고, 이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 놀이를 구상하고 있어요.

어때요, 2학기가 기대되지 않나요(웃음)? 우리 함께 행복한 수업을 함께 만들어나가요. 배움에 더딘 학생들도 소외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수업이요. 폭염에 건강 조심하고, 곧 만납시다!

이하림 경기 안양 서초등학교 교사

	[ 기획 ]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여름방학
'책 50권 읽기'. 선생님의 이번 여름방학 목표예요. 교육, 시, 소설, 철학, 역사, 과학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책이라면 모두 읽어볼 거예요. 만화책도 포함이랍니다(웃음).

그런데 왜 이렇게 책을 열심히 읽느냐고요? 책은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훌륭한 도구라고 생각하거든요.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다양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나만의 생각과 가치관을 정립할 수도 있죠.

이쯤 되면 선생님을 '책벌레'라고 여기는 친구들이 몇몇 있겠죠? 사실 선생님도 여러분 나이 때 책 읽는 걸 별로 안 좋아했어요. 그런데 어른이 되고 보니까 독서는 결국 '내 꿈을 위한 발판'이 되더라고요. 책을 통해 차곡차곡 쌓은 지식이 꿈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책 하나를 추천하며 편지를 마무리할게요. 바로 루시 모드 몽고메리(1874~1942) 작가의 '빨강 머리 앤'인데요. 선생님이 최근에 정말 감명 깊게 읽은 책 중 하나랍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최선을 다하고 주변 사람들을 아낌없이 사랑하는 주인공 앤의 모습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더라고요.

앤은 이런 멋진 말도 했어요.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진 것 같아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난다는 거니까요!"

여러분도 '긍정의 힘'을 선물해주는 이 말을 마음에 새기면 좋겠어요. 그리고 선생님이 책을 통해 더 좋은 선생님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응원해주지 않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