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나칩반도체에 비상이 걸렸다. 최대 매출 품목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구동 드라이버IC(DDI) 거래가 끊겼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DDI를 단독으로 공급한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저가 일부 OLED 패널용 DDI를 매그나칩반도체로부터 조달받았다.
매그나칩반도체는 이번 거래 중단으로 실적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 작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매그나칩반도체는 국내외 반도체 기업과 분할 또는 통 매각 여부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매그나칩반도체와 OLED DDI 거래를 중단했다. 올해 판매하는 OLED 패널에는 전량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DDI가 탑재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저가 저해상도 패널용 DDI의 30% 물량을 매그나칩으로부터 조달해 왔다. 그러나 중국 등 스마트폰 완성품 고객사가 성능, 신뢰성 등 품질 문제를 제기하며 매그나칩 제품이 아닌 삼성 시스템LSI의 DDI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DDI 거래처가 삼성 시스템LSI로 통일된 이유다.
매그나칩반도체는 DDI, 전력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이 주력이다. 이 가운데 DDI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 가운데 41%인 2억8200만달러가 DDI 사업에서 나왔다. OLED DDI가 여기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매그나칩이 지난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것은 구조 조정으로 전사 차원의 고정비를 낮춘 덕이지만 OLED용 DDI 매출 확대도 크게 기여했다”면서 “OLED DDI 거래가 끊겼기 때문에 상당한 실적 저하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매각가 산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DDI는 디스플레이 패널의 최소 구성 요소인 화소를 제어하는 반도체 소자다. OLED는 전압 인가 방식의 액정표시장치(LCD)와 달리 전류 구동형이어서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다. 동일한 전류를 꾸준히 안정적으로 공급하지 못하면 색상이 틀어지거나 화면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OLED DDI에는 다양한 보상 회로가 삽입된다. 현재 세계에서 소형 OLED용 DDI로 의미 있는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업체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와 매그나칩 정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모바일 OLED 패널을 3억9000만여대 출하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출하량을 애플 아이폰용 OLED 물량 8000만~1억대를 더한 약 5억대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바일 OLED 패널용 DDI의 평균 판매 가격은 4~5달러다. 단순 계산해도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삼성디스플레이로 공급하는 OLED DDI로만 25억달러(약 2조8000억원)의 매출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매출액 추정치는 14조원이었다. OLED DDI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약 20%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도 OLED 디스플레이 패널용 DDI는 관계사인 실리콘웍스로부터 조달받기로 했다”면서 “국내 양대 디스플레이 업체가 수직 계열화 전략 형태를 취하고 있어 매그나칩을 포함한 외부 업체는 중화권 패널 시장을 공략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발행일 : 2017.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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