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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지뢰도발 유감표명..南 대북확성기방송 중단(종합3보)

Shawn Chase 2015. 8. 25. 08:05

남북, '무박 4일' 43시간 마라톤협상 끝 극적타결 추석계기 이산가족 상봉 추진..

내달초 적십자 실무접촉 남북, 당국회담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내 개최

북한 준전시상태 해제..

남북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 활성화

靑 "확성기 중단과 연계해 도발방지 약속..

일관된 원칙으로 협상한 결과"

 

연합뉴스 | 입력 2015.08.25. 03:27 | 수정 2015.08.25. 04:15

 

 

남북, '무박 4일' 43시간 마라톤협상 끝 극적타결

추석계기 이산가족 상봉 추진…내달초 적십자 실무접촉

남북, 당국회담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내 개최

북한 준전시상태 해제…남북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 활성화

靑 "확성기 중단과 연계해 도발방지 약속…일관된 원칙으로 협상한 결과"

"北, 박근혜정부서 불안·위기조성 통하지 않는다 확인했을 것"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강병철 김호준 기자 =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초래된 한반도 군사적 긴장 상황을 논의하는 남북 고위급 접촉이 25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남북한이 22일부터 이날 새벽까지 무박 4일간 43시간 이상의 마라톤 협상을 진행한 끝에 극적 합의를 이룬 것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북한은 지뢰도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준전시상태를 해제하는 한편, 남한은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키로 해 북한의 잇단 도발로 최고조에 달했던 군사적 긴장 상태가 완전해소 국면에 들어갔다.

또한, 남북은 ▲추석계기 이산가족 상봉추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회담 개최 ▲민간교류 활성화 등에도 합의함에 따라 그동안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해빙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남북 최고위급 접촉인 이번 협상에는 남측에선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측에선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참석했다.

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새벽 남북고위급 접촉 타결 이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협상 과정에서 난항도 많았지만, 인내심을 갖고 협의해 합의했다"며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을 공식 발표했다.

보도문에 따르면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DMZ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또한,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대북 확성기 방송을 25일 낮 12시부터 중단키로 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지뢰도발 이후 남한의 11개 지역에서 시행된 확성기 방송은 재개 15일 만인 이날 정오부터 중단되며, 북측은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합의에서 확성기 방송 중단의 전제 조건으로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고 못박은 만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북한의 추가도발을 방지하고, 북한이 다시 도발을 해 올 경우 우리 정부는 언제든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 길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 실장은 "지뢰도발 등 일련의 사건에 대해 우리는 북한이 주체가 되는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냈다"며 "북한의 목표는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이었는데 (북한의 도발) 재발방지와 연계시켜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조건을 붙여 여러가지 함축성있는 목표 달성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과 교류 활성화를 위한 합의도 이뤄졌다.

남북은 관계개선을 위한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 개최하기로 하고,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하기로 했으며,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은 내달초 진행키로 했다.

남북이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를 활성화한다는 것도 공동보도문에 명시됐다.

김 실장은 브리핑에서 "이번 접촉을 통해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한 재발방지 및 남북관계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남북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지뢰 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이번 합의는 북한이 위기를 조성하면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한데 대해 정부가 이를 거부하고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협상한 것에 대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한, "그동안 북한은 우리 국민에게 불안과 위기를 조성하고 양보를 받아내왔는데, 우리 정부에서는 그것이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도 확인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은 북한의 도발로 촉발된 군사적 긴장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2일 오후 6시30분부터 고위급 접촉을 재개했고, 정회와 재개를 반복하는 진통 끝에 이날 오전 0시55분 최종합의를 도출했다.

 

jamin74@yna.co.kr

 

 

北, 지뢰 도발 유감 표명… 南, 확성기 중단


 

입력 : 2015.08.25 03:00

南北 고위급 협상 타결… 6개항 합의
서울·평양서 관계개선 회담 개최
내달초 이산상봉 실무회담 열기로

남북 공동발표문
남북은 25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나흘째 가진 고위급 접촉에서 북측이 최근 지뢰와 포격 도발에 대해 명확한 유감 표명과 함께 재발 방지 노력을 하고, 우리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간 극도로 경색돼 왔던 남북 관계가 화해 국면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이날 지뢰 도발에 따른 군사적 대치 상황을 풀기 위해 지난 22일부터 3박4일 간 진행된 막바지 협상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정부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양측은 또 앞으로 군사적 대치 상황을 풀기 위해 고위급 회담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대화 노력을 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 회담을 오는 9월 초 갖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남북 간 협상의 최대 쟁점은 '지뢰·포격 도발에 대한 북측의 사과(謝過)' 문제였다. 우리 측은 북측이 바라는 '대북 확성기 철거'의 선결 조건으로 '도발 주체가 분명한 사과 또는 유감 표명'을 요구했고 북측은 난색을 표시했다. 양측은 줄다리기 끝에 북측 사과의 수위 및 형식과 관련된 모종의 절충을 이뤘으며 그에 따른 합의문안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북측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재가(裁可)'라는 마지막 단계를 넘으면서 이 잠정 합의에 새로운 요구를 추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측이 사과 요구를 수용하는 대신 합의문에 '남측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영구히 중단한다'는 문구를 포함시키자고 나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우리 측은 이 같은 북한의 요구에 대해 추가 협상을 진행, '북측의 유감 표명 및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는 대신 대북 방송을 중단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담이 25일 새벽까지 이어진 것도 이와 같은 사정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매번 반복되어 왔던 도발과 불안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북한의) 확실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며 "그러지 않으면 정부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확성기 방송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과"란 말 한적 없던 北, 이번엔 명확하게 "유감 표명하겠다"



 

입력 : 2015.08.25 03:00 | 수정 : 2015.08.25 07:42

[南北 고위급 협상 타결] 도발 뒤엔 오리발… 北의 악습

국지도발 등 3000번 하고도 잡아떼고 일단 버티기부터
계획적이었던 연평해전땐 "우발적 무력충돌" 표현 사용

'마라톤협상' 중인 남북은 목함지뢰와 포격 도발에 대한 북측의 사과·유감 표현 수위 등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이 처음으로 의미있는 사과 표명을 수용함으로써 25일 오전 나흘간 이어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관광객 쏴 죽이고 "남측 책임"

북한은 1953년 휴전 이후 매년 쉬지 않고 각종 도발·침투를 저질렀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북한의 대남 침투는 약 2000건, 국지 도발은 약 1000건이다. 정전협정 위반 건수도 유엔사가 집계를 중단한 1994년 4월까지 42만5271건에 달했다.

과거 북한의 유감 표명 사례
하지만 북한은 지금까지 정식으로 '사과'란 말을 한 적이 없다. '미안한 사건'이란 표현이 딱 한 번 있었고, 몇 차례 유감 표명을 한 게 전부다. 그나마도 자신들의 소행임을 부정할 수 없는 사건들에 국한됐다. 1983년 아웅산 테러와 1987년 KAL기 폭파, 그리고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등에 대해서는 "책임은 남측에 있다" "특대형 모략극"이라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였다.

특히 북한은 2008년 7월 금강산에서 우리 관광객(박왕자)을 조준 사격해 살해하고도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고 했다. 당시 북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은 담화에서 '남측은 명백히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라'고 했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한 문장만 빼면 모두 우리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이듬해 김정일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앞으로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우리 측의 공동 조사 요구는 거부했다.

청와대 기습 4년 후 "미안한 사건"

북한의 첫 대남(對南) 유감 표명은 1972년 5월이었다. 당시 김일성 주석은 극비리에 방북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에게 4년 전 발생한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 사건'(1·21 사태)에 대해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었다. 내부 좌익 맹동 분자들의 짓이지 결코 내 의사나 당의 의사가 아니었다"고 했다. 김승 전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도발의 우두머리가 마치 남의 일인 양 변명했다"며 "이마저도 7·4 남북공동성명 발표를 앞두고 우호적인 분위기 조성을 위해 마지못해 한 말"이라고 했다.

1976년 8월 18일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에 대해 김일성은 유엔군사령관 앞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구두 메시지를 보냈다. 이 사건으로 장교 2명을 잃은 미군이 한반도에 전폭기 대대와 항공모함을 급파하자 어쩔 수 없이 진화에 나선 것이다.

계획적 도발 후 "우발적 사건"

1996년 9월 강릉 잠수함 침투 사건 직후 북한은 "백 배, 천 배 보복하겠다"고 협박하다 그해 12월 "막심한 인명 피해를 초래한 잠수함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는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발표했다. 북 무장공비 소탕 작전이 49일간 이어지며 북한의 도발임이 명백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영화화된 2차 연평해전(2002년 6월) 직후 장관급 회담 북측 단장(김령성)은 우리 쪽 대표에게 '서해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무력 충돌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전통문을 보냈다. 하지만 자신들의 계획적인 기습 공격으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우발적'이란 표현을 썼다. 또 "북남 쌍방은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해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北측 첫날 10시간 회담 끝나자 평양 안돌아가고 開城 여관으로



 

입력 : 2015.08.25 03:00

[南北 고위급 협상 타결] 3박4일 협상 뒷얘기
北 협상 막히면 "휴식하자"… 대기실 의자에서 토막잠

남북 고위급 접촉에 참석한 양측 대표들은 마라톤 협상을 하느라 3박 4일간 잠을 제대로 못 잔 것으로 전해졌다.

첫날 회담은 22일 오후 6시 30분부터 23일 새벽 4시 15분까지 10시간 동안 이어졌다. 우리 대표단은 오전 6시쯤 서울로 돌아와 회담 결과를 보고한 뒤 잠깐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6시간 후인 낮 12시쯤 회담 재개를 위해 판문점으로 떠났다. 반면 북측 대표단은 평양에 가지 않고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쉰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평양까지 다녀오는 데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개성에서 쉬고 회담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3일 오후 속개된 회담은 공식 정회(停會) 없이 33시간 이상 이어졌다. 하지만 북측의 요구로 중간중간 휴식 시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측은 협상이 막힐 때면 휴식을 요구해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이나 판문각에 다녀왔다"며 "거기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침도 받고 휴식도 취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우리 대표단은 협상이 교착된 시점이나 24일 새벽 시간에 평화의 집 1층 귀빈실이나 2층 대기실에서 토막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침대에는 거의 눕지 못하고 의자에서 잠깐씩 눈을 붙였다고 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회담 대표 대기실에 침대가 있긴 하지만 협상이 워낙 팽팽한 분위기 속에 진행돼 사용하기 힘든 분위기였다"고 했다.

양측은 식사도 회담장 주변에서 해결했다. 첫날에는 회담이 예상을 넘어 10시간 정도 진행되면서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한 채 야식으로 허기를 달랜 것으로 전해졌다. 야식으로는 라면을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 대표단은 둘째 날부터 인근 군 시설에서 음식을 배달시켜 식사를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회담이 진행되는 지역 대표단이 상대방 측 식사를 준비하지만, 이번에 북측 대표단은 주로 판문점 북측 지역으로 넘어가서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정상적 사태'의 의미는?..北 간접적 표현으로 도발 재발 방지 약속한 듯


 

입력 : 2015.08.25 02:19 | 수정 : 2015.08.25 02:21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마지막 쟁점 중 하나는 각종 도발에 대한 북한의 재발 방지 약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은 ‘재발방지’ 약속을 합의문에 명시하자고 주장했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난색을 표하면서 합의된 내용이 5번 항목이다. 이 항목은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25일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하였다”이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기자회견에서 “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표현에 재발 방지의 의미가 포괄적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확성기 방송 중단의 대가로 도발에 대한 재발 방지 약속을 한 셈으로 봐도 될 것”이라며 “만약 다시 도발이 일어날 경우 우리는 지체 없이 확성기 방송으로 먼저 대응하며 추가적인 대처를 하게될 것”이라고 했다.



 

새벽 평양서 'OK 사인'…3박4일 남북협상 타결까지



 

입력 : 2015.08.25 01:33 | 수정 : 2015.08.25 01:49

남북의 군사적 대치를 해소하기 위해 23일 오후 재개된 남북 고위급 회담이 25일 새벽까지 나흘째 이어졌다. 회담장 분위기는 냉탕과 온탕을 오갔고 이에 따라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기도 했다. 타결 여부에 대한 예단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남북은 25일 새벽 극적인 타결에 이르렀다.

이날 협상 상황은 드라마틱하게 진행됐다. 24일 오전, 청와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수석비서관 회의가 열렸다. 박 대통령은 지뢰·포격 도발과 관련해 “북한의 확실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국민 여러분께 확실한 소식을 전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 대화가 잘 풀린다면 서로 상생하면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 안팎에서는 “뭔가 돌파구를 찾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 이날 낮 회담 분위기도 ‘낙관적’으로 흘러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점심 무렵 정부 고위 관계자는 “회담이 잘되고 있는 것 같으니 조금만 기다려 보자. 박 대통령의 의지대로 될 수 있을 것도 같다”고 했다. 그는 “미세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여기서 북한이 판을 흩트리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남북 대표들이 ‘북한의 사과’ 문제와 관련해 모종의 절충을 이루고 합의문안도 작성해 교환했다는 것이다.
지난 22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우리 측 대표인 김관진(오른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오른쪽에서 둘째) 통일부 장관, 북측 대표인 황병서(왼쪽) 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양건(왼쪽에서 둘째) 통일전선부장이 접촉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외교·안보 라인의 한 인사는 “사인하고 도장 찍기에 앞서 합의문안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게 보내 최종 재가(裁可)를 기다리는 단계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합의문안의 내용과 관련, 또 다른 관계자는 “협상이라는 게 우리만 100%를 취할 순 없는 것 아니냐”며 “물론 김정은 제1비서가 노(NO) 하면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늦게쯤이면 들릴 것으로 예상됐던 ‘타결’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이는 김정은이 고위급 접촉이 도출한 합의안에 대해 수정하라는 지침을 내렸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지뢰·포격 도발에 대한 우리의 사과 요구를 사실상 수용하는 대신 ‘남측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영구히 중단한다’는 문구를 합의문에 넣자는 요구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나 청와대 분위기도 ‘낙관’에서 ‘신중’ 쪽으로 바뀌었다. 정부 관계자는 “회담장 내부 상황을 정확히 모르겠지만 북한이 쉽게 인정하고 사과하겠느냐. 김정은도 자기 입장을 갑자기 뒤집는 만큼 상응하는 대가를 취하고자 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와 더불어 남북 대표 간의 협상도 교착 상태에 빠져든 것으로 전해졌다. 2차 접촉이 만 하루를 넘겨 이틀째 밤으로 접어들었지만 협상 타결은 물론 접촉이 끝났다는 소식도 들리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당초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던 부분이 걸리고 있다”고 했다. 이는 ‘대북 확성기 방송의 영구 중단’이라는 북한의 추가 요구가 타결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오늘도 밤을 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25일 새벽 1시쯤 협상이 끝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은 오전 1시8분쯤 춘추관을 찾아 “남북 고위급 접촉이 조금전 오전 12시 55분쯤 종료됐다”면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1시간쯤 뒤에 접촉 결과를 브리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벽 2시가 넘어 김관진 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남북이 작성한 합의문 내용을 직접 발표했다. 23일 오후부터 시작된 남북 간의 밀고 당기는 마라톤 협상은 이렇게 나흘만에 그 막을 내렸다.



 

北 남북고위급 접촉 타결 소식 신속 보도



 

입력 : 2015.08.25 02:45

북한은 25일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이 극적 타결됐다는 소식을 신속하게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25일 오전 2시 정각 "내외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22일 판문점에서 열린 북남 고위급 긴급접촉이 24일에 끝났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 같은 소식을 신속하게 전했다.

이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춘추관에서 직접 발표한 것보다 3분 가량 빠른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북과 남은 접촉에서 군사적 대결과 충돌을 막고 관계 발전을 도모하는 데서 나서는 원칙적 문제들을 진지하게 협의하고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며 6개항의 공동보도문 전문을 게재했다.

북한 매체는 또 "접촉에는 우리 측에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이며,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며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인 조선인민군 차수 황병서 동지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며 당중앙위원회 비서인 김양건 동지가, 남측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 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공동보도문을 발표하면서 "쌍방은 접촉에서 최근 북남 사이에 고조된 첨예한 군사적 긴장 상태를 해소하고 북남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문제들을 협의하고 다음과 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김 실장이 발표한 공동보도문과 동일한 내용을 알리면서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데 대하여 유감을 표명했다",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산생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 25일 12시부터 중단한다" "북측은 동시에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했다" 등의 내용을 명시했다.


 

'비정상적 사태'의 의미는?..北 간접적 표현으로 도발 재발 방지 약속한 듯


 

입력 : 2015.08.25 02:19 | 수정 : 2015.08.25 02:21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마지막 쟁점 중 하나는 각종 도발에 대한 북한의 재발 방지 약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은 ‘재발방지’ 약속을 합의문에 명시하자고 주장했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난색을 표하면서 합의된 내용이 5번 항목이다. 이 항목은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25일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하였다”이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기자회견에서 “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표현에 재발 방지의 의미가 포괄적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확성기 방송 중단의 대가로 도발에 대한 재발 방지 약속을 한 셈으로 봐도 될 것”이라며 “만약 다시 도발이 일어날 경우 우리는 지체 없이 확성기 방송으로 먼저 대응하며 추가적인 대처를 하게될 것”이라고 했다.


 

美 "남북회담 합의 환영…朴대통령 관계 개선 노력 지지"



입력 : 2015.08.25 07:32

존 커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4일(현지 시각)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최근 군사적 긴장 국면을 해소하는 협상 타결에 성공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사진은 지난 2014년 11월7일 당시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모습./AP 뉴시스
미국 국무부는 24일(현지 시각)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최근 군사적 긴장 국면을 해소하는 협상이 타결된 것에 대해’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국무부는 또한 한미 동맹을 재차 강조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남북 관계 개선 노력도 높게 평가했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남북한 합의를 환영한다"면서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원하는 남북 관계를 개선하려는 박근혜 대통령의 끊임없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한국 정부와 계속 긴밀하게 공조하고 동맹에 대한 우리의 변함없는 지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현지 시각) 국무부는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에 대해 "이러한 도발적인 행동은 긴장감을 높인다"면서 "지역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과 발언을 자제해줄 것을 북한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에 대해 한반도 안보와 방어에 대한 헌신은 확고하다"며 "미국은 한국과 함께 앞으로도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南北 일촉즉발 위기 속, 朴대통령 '원칙 고수' 승부수 통했다



 

입력 : 2015.08.25 03:00

[南北 고위급 협상 타결] 朴대통령의 단호한 원칙론

北의 두리뭉실한 유감 표명 제안에 "확실한 사과" 요구
도발→협상→보상→도발의 악순환 고리 끊겠다는 의지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북한의) 확실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북한의) 확실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매번 반복돼온 도발과 불안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확실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고 천명한 것은 남북 고위급 접촉이 정점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던진 승부수라고 볼 수 있다. 결국은 이 승부수가 통한 셈이다.

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던 오전 10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선 남북 대표단 간에 북한의 지뢰 도발 등에 대한 사과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가 한창이었다. 박 대통령은 여기에 대고 '확실한 사과' 없이는 아무런 진전이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말한 확실한 사과란 (지뢰 도발을) 북측이 했음을 분명히 인정하고 이에 대해 사과하는 것을 말한다. 박 대통령은 "그렇지 않으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확성기 방송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당시 고위급 접촉 테이블 위에 북측이 '한국 군인들이 지뢰 폭발로 부상 입은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는 식의 두리뭉실한 유감 표명을 제안해놓은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박 대통령은 '확실한 사과'란 표현으로 쐐기를 박았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원칙 고수의 승부수를 띄운 것은 이번 기 싸움에 밀리면 향후 남북 관계에서 계속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과거 정부 대북 관계에서 되풀이됐던 '도발→협상→보상→도발'의 악순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박 대통령은 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 등에 대해 분명한 시인과 사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끌어내겠다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원칙을 고수하다 협상이 실패할 경우 돌아올 여론의 비판이 '어물쩍한 타협'에 대한 비판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도 하는 것 같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성과 없이 결렬되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만큼은 원칙을 고수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강한 의지는 22일부터 현재까지 진통을 거듭하며 이어지고 있는 남북 고위급 접촉에 일관되게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먼저 남북 고위급 접촉을 제의해오고, 홍용표 통일부 장관을 대화 상대로 받아들인 것도 지난 4일 북한의 지뢰 도발 이후 고수해온 박 대통령의 원칙론이 어느 정도 통했기 때문이란 해석이 있다.

여당도 이날 박 대통령의 승부수에 힘을 보탰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단호한 의지로 앞으로 북한이 도발의 '도'자도 꺼낼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서청원 최고위원도 "이번에는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훼손해선 안 된다. 이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문제는 남북 관계는 상대가 있는 '게임'이란 점이다. 박 대통령은 2013년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 사태 당시 원칙론을 고수해 북측이 책임 일부를 인정토록 하는 성과를 거뒀다. 반면 원칙론만 고수하다 보니 남북 관계 전반이 악화일로를 걸었다는 평가도 있다. 이번에도 '원칙론' 승부수가 통하지 않을 경우 남북 관계는 박근혜 정부 내에선 돌이키기 힘들 정도로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南, 사재기 탓에 백화점 난장판" "탈영·입대기피 심각"



 

입력 : 2015.08.25 03:00

[南北 고위급 협상 타결]

北 대화 뒤에선 허위선전·비방전

북한은 22~24일 남북 고위급 접촉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뒤에선 대남 허위 선전과 비방전을 벌였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회담 사흘째인 24일 "남조선 접경지역 주민들이 불안해서 못 살겠다면서 대북 확성기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전날인 23일에도 "남조선 주민들 속에서 전쟁 공포증이 만연해 라면, 음료수를 사서 저장해놓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백화점 안이 난장판으로 변했다" "괴뢰군(한국군) 사병들의 병영 탈주 현상이 심각하며 청년들은 괴뢰군 입대를 기피해 다른 나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로 인해 외국행 비행기표 가격이 10배 이상 뛰어올랐다"고 했다. 모두 허위 주장이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2일 남북 고위급 접촉이 성사된 사실을 발표할 때만 해도 '남조선' '괴뢰 당국'이라는 호칭 대신 공식 국호인 '대한민국'을 사용했다. 그러나 노동신문은 24일 "남조선 괴뢰 군부 깡패들을 단매에 쳐부수고 최후 승리를 이룩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이 칭찬을 보냈다"면서 "상전의 칭찬이 죽음의 올가미를 벗겨주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