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 조동찬 기자 | 입력 2015.08.22. 21:09 | 수정 2015.08.22. 21:42

 

일부 위장 장애 약이나 두통약은 뇌에 이상이 없는 사람에게도 파킨슨병 증세를 일으킵니다. 이걸 약물 유발성 파킨슨 증후군이라고 하는데, 약을 끊으면 회복되는 걸로 알려졌었죠. 그런데 실제로 뇌 손상이 일어나서 파킨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입니다.

<기자>

파킨슨병의 증세는 몸이 굳고, 동작이 느려지면서 손발을 떠는 것입니다.

특정 뇌 부위가 일찍 퇴화해 뇌의 도파민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파킨슨병 환자 : 약 기운이 떨어지면 또 힘이 없어요. 특히 다리에 힘이 빠지고 잘 때 저리고.]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약 10만 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파킨슨병 환자 보호자 : 암이 무서운 병이라고 알고 있는 데 제가 겪어보니까 파킨슨병은 암 이상으로 무서운 병이라고 (느껴집니다.)]

뇌에 이상이 없는 사람도 위장약이나 편두통, 어지럼증 치료 약을 먹고, 파킨슨병 증세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약의 성분이 장운동이나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뇌 신경 전달물질 분비에 관여하는데, 부작용으로 도파민을 억제하기 때문입니다.

약물 유발성 파킨슨 증후군 환자의 뇌 CT를 찍어보면, 일반 파킨슨병과는 달리 도파민을 분비하는 뇌의 부위가 정상입니다.

따라서 약을 끊으면 파킨슨 증세도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오래 복용하면 뇌에 이상이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앙대병원이 약물 유발성 파킨슨 증후군 환자의 두뇌 CT를 분석했더니, 17%에서 뇌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모두 약물 복용 기간이 긴 환자들이었습니다.

[이필휴/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 : 주의해야 될 게 모든 환자들이 좋아지는 건 아닙니다. 많게는 20% 정도는 나중에 파킨슨병으로 갑니다.]

따라서 향정신성 약물이나 위장관 개선 약물을 먹고 파킨슨병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약물을 중단하고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영상편집 : 이정택, VJ : 신소영)
조동찬 기자dongcharn@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