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대선 연장전’ 6월 지방선거를 움직이는 손
Shawn Chase
2022. 3. 27. 12:39
곽승한 기자 seunghan@chosun.com

민생 외면하다가는 또 한 번 심판당한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이런 정치적 계산을 통해 윤 당선인 측과 사사건건 부딪치는 모양새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추진하는 일들이 제대로 되지 않게끔 방해해 ‘무능하다’는 프레임을 씌우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면서 “정치공학적 판단으로 일관해 온 현 정권이기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에선 문재인 정권과의 대립이 지방선거 구도에서 오히려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국민의힘 전직 의원은 “청와대와의 갈등이 선거에서 악재일지 호재일지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 사이의 대립 구도는 이미 대선을 통해 결론이 난 것 아닌가. 민주당 입장에선 신구 권력 간의 갈등이 계속 이어지는 게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정권교체 여론이 과반이 넘었던 만큼, ‘문 정권 vs 윤석열’의 구도에서 국민의힘이 불리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3월 24일 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 갈등 상황에 대해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행보를 저는 아직은 정치적이라고까지 평가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6월 1일 지방선거가 있지 않나. 만약 이런 게 장기화되면 선거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닌지를 저희가 물어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신(新)정부와 일부러 여러 쟁점 사안을 만드는 것이 아니냐 지적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런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지난 3월 22일 페이스북에 “무조건적 반대가 아니라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최우선 순위에 놓고 윤 당선인의 의제에 관해 논쟁해야 한다”며 “싸우는 야당, 강한 야당이 되겠다던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빠루(큰 못을 뽑을 때 쓰는 쇠지렛대)의 길’을 걸어가선 큰일 난다”고 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같은 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청와대 신구 권력 간 충돌로 비치는 게 오히려 (민심에는) 감점이 될 수 있다”며 “전략적으로 포석한다면 오히려 민주당에 그렇게 도움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