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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아가면 도망가는 TSMC…삼성,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 좁힐까
Shawn Chase
2020. 12. 9. 00:07
[중앙일보] 입력 2020.12.08 15:04 수정 2020.12.08 17:52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인 대만 TSMC와 시장 점유율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삼성이 한 발 쫓아가면 TSMC가 다시 도망가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TSMC 55.6%, 삼성 16.4% 전망
8일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4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5.6%, 삼성전자는 16.4%로 예상된다. 예상 점유율 차이는 39.2%포인트로, 지난 3분기(36.5%P)보다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38.2%포인트(TSMC 54.1%, 삼성 15.9%)에서 2분기 32.7%포인트(TSMC 51.5%, 삼성 18.8%)로 좁혀졌지만, 3분기 이후 삼성의 추격을 TSMC가 뿌리치며 ‘과반 독주’ 체제를 굳히는 모양새다.
올 4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전망 〈트렌드포스〉
매출 증가율은 삼성이 TSMC 앞설 듯
다만, 올해 4분기 매출 증가율은 삼성전자가 TSMC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삼성 파운드리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37억1500만 달러(약 4조280억원)로 예상했다. TSMC는 같은 기간 21% 증가한 125억5500만 달러(약 13조6100억원)를 기록할 전망이다. 상위 10대 파운드리 업체의 총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217억 달러(약 23조5300억원)로 예상된다. 대만 UMC가 점유율 6.9%로 3위,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스는 6.6%로 4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중국 SMIC는 4.3%로 5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삼성 파운드리 매출 내년 큰 폭 성장 가능
반도체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파운드리 시장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특히 7나노, 5나노 공정 생산이 가능한 TSMC와 삼성전자에 수혜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케파(생산능력)는 풀 부킹(예약 마감) 상태로 알려졌다”며 “퀄컴·애플·엔비디아·AMD·인텔 등 5나노 이하 공정을 찾는 대형 팹리스의 엄청난 수요가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내년에 이미지센서(CIS), 전력반도체(PMIC) 등의 물량 증가와 엔비디아와 퀄컴의 칩 수주를 바탕으로 큰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 파운드리 내년 매출이 전년 대비 25% 성장하며 시장 평균 성장률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UV 장비 확보 경쟁에서 앞선 TSMC
최근 사장단 인사에서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을 교체한 삼성전자가 내년에 TSMC와 점유율 격차를 얼마나 줄일지도 주목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생산·공정 능력에서 앞선 TSMC가 당장은 큰 폭의 점유율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역시 TSMC가 더 많이 확보했다. 대만 디지타임즈와 증권가에 따르면, 올 연말 기준으로 TSMC와 삼성이 보유한 EUV 장비는 각각 40대, 18대로 추산된다. 내년에는 TSMC가 20대, 삼성이 10대가량을 구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절치부심 삼성, 점유율 차 소폭 줄일 전망
다만, 삼성전자가 5나노 이하 양산을 늘리고, 잇따라 대형 계약을 수주하면서 내년에는 소폭이나마 점유율 격차가 줄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 고객사로부터 고성능 미세화 공정에 대한 요구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2021년은 시장 성장률을 상회해서 점유율은 의미 있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