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전
`무주공산` 5G폰 치고나간 삼성·LG…애플과 초격차 기회
Shawn Chase
2019. 4. 3. 21:54
5G폰 퍼스트무버 된 한국
삼성 `세계 최초 5G폰` 타이틀
LG, 퀄컴 5G칩 첫 탑재로 승부
애플, 퀄컴 분쟁으로 골머리
내년에야 `아이폰5G` 내놓을듯
화웨이, 무역분쟁 탓 계획 없어
- 이동인 기자
- 입력 : 2019.04.03 17:30:56 수정 : 2019.04.03 20:25:15
- ◆ 퍼스트 5G, 미래를 열다 ③ ◆
5일 세계 최초로 상용 서비스되는 5G(5세대)가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침체로 위축된 국내 스마트폰 업계에 구원투수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애플이 퀄컴과의 분쟁 등으로 5G용 모뎀칩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이폰 5G 모델은 2020년 이후에야 출시 가능하다. 스마트폰 분야 추격자인 중국 화웨이 등도 미·중 무역분쟁으로 5G폰 출시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5일 갤럭시S10 5G를 출시하면 세계 최초 타이틀을 차지하게 된다.삼성전자는 5G 칩셋부터 스마트폰, 통신장비까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으로 약 10년 전부터 5G 연구개발(R&D)에 착수해 표준화를 주도했다. 세계 최초 기가비트(Gb)급 전송 속도 구현, 다중셀 간 최초 핸드오버 시연 성공 등 5G 상용화에 앞장서 왔다. 갤럭시S10 5G는 6.7인치로 갤럭시S 시리즈 중 최대 화면이다.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고사양 게임도 끊김 없이 더 높은 몰입감으로 즐길 수 있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콘텐츠도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5G 출시 외에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도 5G로 출시하며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 북유럽 이동통신사에 갤럭시S2 LTE를 공급하면서 세계 최초 4G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를 계기로 당시 기술에서 한발 앞선 것으로 평가받았던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강자로 올라서는 발판을 마련했다. 빠른 추격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따라잡는 계기가 됐다. 당시 삼성전자는 제조사 중심의 시장을 만들고자 했던 애플의 정책과는 달리 전 세계 이통사들과 협업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갔다. 5G 시장에는 초격차 전략을 벌이기에 더 적합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국내 이통사들은 3G에서 LTE로 넘어가던 전환기에 와이브로 등에 치중하다가 세계 최초 경쟁에서 한발 밀려났던 뼈아픈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5일부터 이통 3사가 일제히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나선다. 특히 KT와 SK텔레콤이 잇달아 5G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고동진 삼성전자 IM 대표는 지난해 11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5G가 돌파구이며 사물인터넷(IoT)의 근간이자 AR 기술의 백본(backbone)"이라며 "5G를 통해 지금의 10분의 1 이하로 게임 등의 지연 시간이 짧아진다면 5G가 구체화하면서 여기에 맞는 사용성, 사용자 경험 등 역시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오는 19일 국내 시장에 5G폰 LG V50 씽큐를 출시한다.
미국 버라이즌이 11일 모토롤라와 함께 5G 모듈을 장착한 모토Z3 출시를 예고했으나 이는 LTE 변형 모델일 뿐이다. 퀄컴 칩을 탑재한 일체형 모델은 LG전자가 세계 최초다. LG전자는 북미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 있는 MC사업본부는 지난해 북미 매출이 4조8000억원에 육박하며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나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에 비해 월등히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 속에서도 세계 최대 프리미엄 시장에서만큼은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LG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2.8% 점유율로 직전 연도 대비 0.9% 줄었지만 최대 프리미엄 시장인 북미 시장에서는 여전히 10% 중반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부터 프리미엄 시장 위주로 새롭게 재편되는 5G 환경에 발맞춰 완성도 높은 5G 스마트폰을 제때 선보이며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세계 최대 통신 시장 중 하나인 북미 시장은 국내 업체 간 경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퀄컴과의 분쟁으로 당분간 5G 스마트폰 출시 계획이 없는 데다 퀄컴의 대안인 인텔은 2020년에야 5G 모뎀 공급이 가능하다. 대만 미디어텍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애플은 이 회사 제품을 공급받은 적이 없다.
중국 회사 중에는 샤오미만이 5G 출시 계획을 MWC 2018에서 밝힌 바 있다. 무기는 역시 가성비다. 샤오미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5G폰 `미믹스3 5G`를 소개했으며 오는 5월 유럽 시장에 599유로(약 76만원)에 출시할 계획이다. 100만원을 밑도는 첫 5G폰이 될 전망이지만 아직 국내나 미국 출시 계획은 없다.
[이동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