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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모바일 연료전지 개발 박차… 드론 장거리 비행 실현한다

Shawn Chase 2019. 4. 3. 14:26

조선일보

  • 조지원 기자
  • 입력 2019.03.14 03:08

    두산

    박정원(맨앞) 두산그룹 회장이 중국 상하이에서 5G 원격제어 기술로 인천공장에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굴착기를 작동하고 있다.
    박정원(맨앞) 두산그룹 회장이 중국 상하이에서 5G 원격제어 기술로 인천공장에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굴착기를 작동하고 있다. / 두산그룹 제공
    주식회사 두산의 자회사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은 지난 1월 부산 벡스코 전시장에서 300㎞ 떨어진 경기도 이천 베어스파크에 드론을 띄워 올렸다. LTE 통신망을 통해 원격 조종된 드론은 이천 베어스파크 상공에서 영상을 촬영해 실시간으로 부산 벡스코 전시장에 전달해 내보냈다. 이날 원격 조종보다 더 주목 받은 것은 드론에 장착된 수소연료전지팩이었다.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한 드론은 2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어 30분에 불과했던 기존 비행시간의 한계를 극복했다.

    두산은 발전용, 주택건설용 연료전지 사업을 하면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소형 모바일 연료전지 개발에 뛰어들었다. 2016년 12월 설립한 DMI는 2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드론용 수소연료전지팩을 처음 선보였다.

    수소연료전지팩은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내는 장치다. 수소 용기를 탈부착하는 방식으로 연료를 간단하게 교체할 수 있고, 수소 1회 충전으로 2시간 비행이 가능하다.

    장거리 비행이 가능해지면서 사용처도 확대됐다. 태양광·풍력 발전소설비 관리, 임업 병해충 및 산물 모니터링, 장거리 긴급 물품 운반, 도로 교통량·항만 조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두산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시범사업과 실증 테스트를 거쳐 올해 안에 드론용 연료전지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라고 했다.

    두산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 그룹 내 최고디지털혁신(CDO) 조직을 신설해 계열사별로 분산돼 있던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를 융합 중이다. CDO는 그룹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면서 사업 성장과 수익성 확대를 노리고 있다. 두산 고유 ICT 플랫폼을 개발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기술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것이 목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작년 11월 중국 상하이 전시장에서 880㎞ 거리에 있는 인천공장 굴착기를 원격으로 작동시켰다. 국가 간 원격제어로 굴착기 작업을 선보인 것은 세계 최초다. 원격제어 시연은 오차 없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인 '포테닛'과 투자계약을 맺고 건설기계의 무인화·자동화·고도화에도 나섰다.

    두산은 두산로보틱스 설립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유망기술로 꼽히는 협동로봇 시장에도 발 을 디뎠다. 현재까지 협동로봇 4종을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작년 6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최대 로봇 분야 전시회인 '오토매티카 2018'에 참가해 협동로봇의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였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첨단 기술을 고도화하고 디지털 혁신 과제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한 단계 뛰어올라 새로운 먹을거리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