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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놀라게 한 이재용의 '초격차 반도체'

Shawn Chase 2019. 3. 22. 18:55

조선비즈

  • 장우정 기자
  • 입력 2019.03.22 06:00

    SK하이닉스와도 기술격차 1년 이상 벌어져
    3위 美 마이크론은 생산량 5% 줄이기로

    "반도체 경기는 안 좋지만, 이제부터 진짜 실력이 나올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언이 현실이 됐다. 21일 삼성전자 (46,400원▲ 550 1.20%)는 생산성을 20% 향상시킨 3세대 10나노(㎚·10억 분의 1m)급 D램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2017년 11월 2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산한 지 16개월 만에 다시 한 번 역대 최고 미세 공정의 한계를 극복했다. 처리 속도 향상으로 전력 효율도 개선됐다. 양산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한다.

    지난 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문재인 대통령(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문 대통령 뒤편 오른쪽) 등 다른 기업인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반도체 경기가 어렵다고 인정하면서 “이제부터 진짜 실력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2세대 10나노급 D램 양산에 들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2위 업체와도 기술 격차를 1년 넘게 벌린 셈이다. 업계 3위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SK하이닉스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아직 D램 양산 첫걸음도 못뗀 중국 등 후발 반도체 업체와 비교하면 문자 그대로 초격차다.

    이런 삼성의 초격차 행보는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의 청와대 회동에서 예고됐던 것이다. 당시 이 부회장은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면서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데 요즘 어떤가’라는 문 대통령 질문에 "좋지는 않지만 이제부터 진짜 실력이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이 부회장의 자신만만한 모습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삼성이 이런 소리 하는 게 제일 무섭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주력제품인 D램의 업황 악화를 기술 초격차 전략으로 돌파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글로벌 고객사가 데이터 센터 등 관련 투자를 줄이면서 D램 가격이 급락하는 등 업황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D램 가격은 올 들어 2월 말까지만 30%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글로벌 3위 D램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업황 악화에 백기를 들고 이례적으로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D램 가격이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떨어지자 공급 조절에 나선 것이다. 20일(현지시각) 마이크론은 올해 설비투자를 90억달러(약 10조원)로 예정된 금액보다 줄일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이에 더해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5%씩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래픽=이민경, 사진=삼성전자
    전문가들은 2020년까지는 D램 가격이 내려가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당분간 가격 하락 추이가 지속될 것"이라며 "반도체 수요가 둔화하면서 재고가 증가하고 설비 가동률은 높아지면서 가격 하락이 가속하고 있다"고 했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반도체 담당 연구원은 "감산은 반도체 업체가 생존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와도 같다"며 "고정비가 큰 장치산업인 반도체는 공장을 돌리는 데 들어가는 변동비만 벌 수 있으면 더 만들어 파는 게 유리한데, 그만큼 D램 가격 하락세가 가팔라서 적극적으로 공급 조절을 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마이크론의 감산 소식이 알려지면서 21일 하루에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4.1%, 7.7%%씩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이 삼성전자 404억원, SK하이닉스 1911억원가량을 쓸어담은 것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경쟁업체가 공급을 줄이면 글로벌 전체 수요·공급 불균형이 개선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업황, 기술 격차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 판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정부 지원에 힘입어 반도체 굴기에 나서고는 있지만, 미중 무역 전쟁 등 걸림돌이 남아 있는데다 기술력 차이도 크기 때문이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43.9%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이 각각 29.5%, 23.5%로 뒤를 잇고 있다.



  • 삼성전자, 3세대 10나노 D램 개발…超격차 이어간다

    조선비즈
  • 장우정 기자
  • 입력 2019.03.21 11:00


    삼성전자가 주력 제품인 D램 반도체에서 경쟁사와 기술격차를 또 벌렸다.

    삼성전자는 21일 기존 10나노(㎚·10억 분의 1m) D램보다 생산성을 20% 향상시키고, 처리 속도·전력 효율을 개선한 3세대 10나노급 D램<사진>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2017년 11월 2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산한 지 16개월 만이다. 양산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한다.


    10나노 공정은 반도체 회로 선폭이 10나노미터라는 뜻이다. 선폭이 가늘수록 더 작으면서도 집적도가 높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3세대 제품은 10나노 중반대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3세대 D램 개발을 초고가의 EUV(극자외선)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현재 양산 가능한 설비로 구현했다. 다만 양산 시기 EUV 장비를 활용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EUV 장비는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회사 ASML이 개발한 차세대 반도체 생산설비로, 10나노급 세밀한 반도체 공정을 개발하는 데 매우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내년 현재보다도 처리 속도가 2배 빨라진 차세대 D램을 개발,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정보통신(IT) 고객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현재 경기도 평택에 있는 반도체 공장 일부 생산되고 있는 D램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차 세대 D램 시장이 열리는 것을 대비해 현재 짓고 있는 평택 반도체 공장 2라인도 2020년 가동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 이정배 부사장은 "미세공정 한계를 극복한 D램 기술 개발로 초고속·초절전 반도체를 적기에 출시하게 됐다"며 "D램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늘려 글로벌 고객들이 차세대 시스템을 적기에 출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