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무섭다, 소름 돋았다"..총선 결과에 광주시민들도 '깜놀'

Shawn Chase 2020. 4. 16. 20:34

박준배 기자 입력 2020.04.16. 17:55


광주전남 민주당 18석 석권..전국 180석에 "이런 일도!"

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이틀째인 지난 11일 오후 광주 서구 전남중학교에 마련된 치평동 사전투표소 앞에 투표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2020.4.11/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무섭다." "진짜 소름돋았다."

4·15 국회의원 선거에서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한 가운데 광주시민들의 반응은 충격, 그 자체였다.

민주당이 전통적인 텃밭인 광주전남에서 싹쓸이한 것도 그렇지만, 전국적으로 미래통합당을 제치고 제1당으로 다시 등극한 데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더욱이 180석 대 103석의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를 거둬 광주시민 뿐만 아니라 온 국민을 놀라게 했다.

16일 낮 점심시간 광주시청 인근 식당에서는 21대 총선이 최대 화두였다. 광주시청 공무원을 비롯해 직장인들은 삼삼오오 식사를 하며 4·15총선 결과를 놓고 이야기 꽃을 피웠다.

회사원 김모씨(47)는 "아침에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민주당이 수도권을 휩쓸며 1당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 정치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구나 싶어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동료 정모씨(47)는 "광주전남지역에서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아 설마설마했는데 전국에서 180석을 차지해 놀랐다"며 "민심이 정말 무섭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고 동조했다.

광주시청 공무원 김모씨(51)는 "개표 전까지는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 합해서 150석만 넘어도 대단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180석을 차지하는 걸 보고 이런 날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함께 식사하던 박모씨(50)는 "민경욱, 차명진, 김진태, 이언주, 나경원 등 막말 잘 하는 사람들이 다 떨어져서 속이 후련하다"며 "민주당이 이기고 지고를 떠나 밉상들 안 볼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뉴스1이 만난 시민들은 대부분 '문재인 대통령'에 힘을 실어주자는 분위기가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이불집을 운영하는 최모씨(68)는 "코로나19로 정말 말도 못하게 타격을 받아 힘들지만 문재인 정부에 힘 실어주고 싶었다"며 "경제가 안 좋은 건 세계적인 현상인데 정부탓 대통령탓만 하는 야당이 답답해 투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 상인들 대부분 같은 생각을 했는데 그게 표심으로 나타난 것 같다"며 "통합당은 뭐든 지적하고 불평만 하려고 하는 것 같아 민심을 얻지 못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광주전남에서 중진의원들이 대거 탈락하며 민주당이 싹쓸이한 데 대한 의견도 다양했다.

상무지구에서 만난 박모씨(45)는 "아무리 민주당 바람이 불어도 최소한 1~2석 정도는 중진 의원들이 될 줄 알았다"며 "광주 천정배 의원이나 목포 박지원 의원도 지는 걸 보면서 한편으로는 짠한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에서 힘있는 중진의원들 1~2명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역시 선거는 바람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며 "민주당이 오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일을 잘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형배 민주당 광주 광산을 당선인도 "민심이 무섭다"고 말했다.

민 당선인은 이날 합동기자회견에서 "투표 결과를 보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무섭게 느껴졌다"며 "곰곰히 생각한 끝네 내린 결론은 무겁게 민심을 받들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180석으로 1987년 개헌 이후 최대 승리를 거뒀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103석으로 참패했다.

전국 253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은 163석, 통합당은 84석, 정의당 1석, 무소속 5석이었다.

비례는 미래한국당이 19석, 더불어시민당 17석, 정의당 5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3석으로 계산됐다.

민주당은 4년 전 20대 총선의 123석을 훌쩍 뛰어넘어 2004년 17대 총선 이후 16년 만에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4.15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광주지역 당선인들이 16일 광주시청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시민의 안전과 민생을 지키겠다"고 밝히고 있다.2020.4.16/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nofatejb@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