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4·15 핫!플] 고민정 "오세훈은 이미 심판 끝나", 오세훈 "내 관심은 오직 정권 심판"

Shawn Chase 2020. 3. 12. 20:40



입력 2020.03.12 16:38 | 수정 2020.03.12 16:46

조선일보 정치부가 4·15 총선 격전지를 찾아가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는 ‘4·15 핫!플(플레이스)’을 시작한다. 첫 회는 서울 광진을의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와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 문재인 청와대 대변인 출신 고 후보는 스스로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상징성이 있다"고 했고, 서울시장을 지내고 야권 대선주자로도 거론되는 오 후보는 "이제 이미지 정치에서 벗어나 진짜 일하는 사람이 나와야할 때"라고 했다.

◇고민정 "구청장, 시장, 대통령까지 연결되는 후보"

고민정 후보는 12일 "구청장, 시장, 대통령까지도 다 연결되는 후보"라며 "광진 주민과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광진을은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5선(選)을 한 곳이다. 고 후보는 이날 오전 7시30분 자양전통시장 입구에서 출근길 시민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고민정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인사하자 시민들이 먼저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고 후보는 악수 대신 주먹을 맞부딪히는 ‘주먹인사’로 답했다. 흰색 마스크를 끼고 있어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시민들이 먼저 "청와대 대변인 아니냐"며 고 후보를 알아봤다. 두부가게 청년 사장은 "고 후보 팬"이라며 함께 사진을 찍자고 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 후보 캠프 관계자는 "우한 코로나 사태 이후 유동인구 자체가 줄어서 많은 사람과 인사를 나누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4·15 총선 서울 광진구을 선거구 후보자로 나선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더불어민주당)이 12일 오전 자양사거리 인근에서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4·15 총선 서울 광진구을 선거구 후보자로 나선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더불어민주당)이 12일 오전 자양사거리 인근에서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고 후보도 본지 기자와 만나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고민정이 어떤 사람인지 확신을 드려야 하는데, 악수를 할 수도 없고 가게에 인사를 하러 들어갈 수도 없다"며 "최대한 많은 주민을 만나고 싶었는데, 물리적 시간이 너무 없다"고 했다.

고 후보는 "코로나 선거운동 중"이라며 주머니에 넣어둔 손 소독용 스프레이를 꺼내보였다. "악수를 꼭 원하는 분이 계시면 악수를 한 뒤에 스프레이를 뿌려드리고, 내 손에도 뿌린다"고 했다. 고 후보는 경쟁자인 오세훈 후보에 대해 "무상급식 문제, 서울시장직 사퇴, 20대 총선 낙선 등으로 이미 평가를 받았던 분"이라고 했다. 이어 ‘젊음’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다. 고 후보는 "(정치 경력이 긴) 오 후보는 빚이 많으시겠지만, 저는 젊고 누구한테 빚을 갚아야 할 의무가 없는 사람"이라며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광진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4·15 총선 서울 광진구을 선거구 후보자로 나선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더불어민주당)이 12일 오전 자양사거리 인근에서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4·15 총선 서울 광진구을 선거구 후보자로 나선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더불어민주당)이 12일 오전 자양사거리 인근에서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직전 청와대 대변인, 집권 여당 후보로서의 자신감도 드러냈다. 고 후보는 "지역 사업을 하나 하려해도 서울시가 반대하거나 협의가 안 되면 아무리 하고 싶어도 못 한다"며 "저는 구청장, 시장, 대통령까지도 다 연결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오 후보보다 정책이나 사업을 현실화시키는데 훨씬 적합한 인물"이라고 했다. 고 후보는 또 청와대 실장·수석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꼭 당신이 해야 한다"였다고 했다. 그는 "내가 ‘저는 (출마할) 자격이 없습니다’라고 했을 때 많은 분들께서 ‘당신은 젊고, 문재인 정부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그 두가지만으로도 당신은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거기에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고 했다.

고 후보는 ‘정치인 고민정’의 각오를 묻자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했다. 지역구와 관련해선 "원주민이 쫓겨나는 황제식 개발이 아니라 광진에 오래 사신 분들 눈높이에 맞는 발전을 이루겠다"고 했다. 고 후보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고 "광진이 뜬다"는 선거 구호를 외쳤다.


◇오세훈 "낮은 자세로 섬기는 일꾼 되겠다"

"앞으로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아닌 ‘광용성’(광진·용산·성동구) 시대 만들겠습니다"

지난 11일 밤 9시30분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호프집. 핑크색 점퍼에 핑크색 마스크 차림을 한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가 테이블을 돌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이제 광용성 시대가 올 때가 됐습니다"하자, 손님들이 "그래 이제 오세훈이가 해봐"라며 소리쳤다.

‘마용성’은 최근 투자 수요가 몰리며 부동산 값이 크게 뛴 서울 마포·용산·성동구를 일컫는 신조어다. ‘광진을’에 출마하는 오 후보는 "광진구를 본격 개발해 ‘광용성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오 후보는 "오랫동안 한 몸이었던 이웃 성동구는 인구는 꾸준히 늘고 상권도 좋은데 광진구는 그렇지 못 해 주민들 박탈감이 심하다"며 "서울을 제대로 알고 제대로 일하는 제가 광진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낙후 지역 재개발·재건축을 적극 추진하고, 개발이 어려운 지역은 도서관·수영장 등 생활편의시설을 집중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4·15 총선 서울 광진구을 선거구 후보자로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미래통합당)이 12일 오전 건대입구역 인근에서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4·15 총선 서울 광진구을 선거구 후보자로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미래통합당)이 12일 오전 건대입구역 인근에서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서울시장을 지낸 오 후보는 지난 2016년 총선 종로 선거에서 정세균 총리에게 패한 뒤 ‘광진을’로 지역을 옮겼다. 그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오 후보는 "광진을은 입지로 따지면 서울 최상위권인데 정치와 행정이 잘못 돼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돼 있다"며 "이제 ‘이미지 정치’에서 벗어나 진짜 일하는 사람이 나와야 할 때"라고 했다. 오 후보는 "고민정 후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는 정책을 정확히 알 수 없어 뭐라 평가하기 이르다"며 "중요한 것은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폭정을 심판해야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오 후보는 ‘낮은 자세로 섬기는 일꾼’이라는 모토로 지역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낮엔 자전거를 타고 동네 골목골목을 돌며 주민들과 인사하고, 퇴근길엔 호프집과 음식점 등 상가를 돌며 ‘뚜벅이 유세’를 한다. 오 후보는 이날 밤 9시30분부터 11시까지 자양동 상가 일대 호프집 10곳을 돌았다. 한 치킨집 사장은 "오늘도 장사가 안 돼요"라고 했고, 전집 직원은 "손님 한 명 없어 인사를 못 하시겠네요"라고 했다. 오 후보는 "이 정부 들어 경제 사정이 크게 나빠졌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더욱 민생이 힘들어졌다"며 "만나는 사장님 마다 ‘장사 안 된다’ ‘먹고살기 힘들다’는 말씀을 하신다"고 했다.

4·15 총선 서울 광진구을 선거구 후보자로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미래통합당)이 12일 오전 건대입구역 인근에서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4·15 총선 서울 광진구을 선거구 후보자로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미래통합당)이 12일 오전 건대입구역 인근에서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오 후보는 "종로 후보로 나간 지난 선거 땐 주변 지역구 후보들 부탁에 지원 유세를 갔는데, 이번엔 부탁이 오는 족족 다 거절하고 있다"며 "내 코가 석자"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20대 남성 지지율이 점점 오르고 있다"며 "젊은층 유권자 마음을 사로잡아 승리하겠다"고 했다. 한 호프집 사장은 "텃밭자체가 민주당이다 보니까 힘들지 않을까 하면서도 오 후보님 얼굴을 자주보다보니 민심도 많이 변했다"고 했다. 한 주민은 "일 잘하는 서울시장님인 건 익히 아는데, 차라리 무소속으로 나오지 그랬냐"고 했다.

오 후보는 다음날인 12일엔 건대입구역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바이러스 OUT! 지역경제 UP!’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광진의 일꾼 오세훈입니다"라며 인사를 했다. 대부분 곁눈질을 하며 지나쳤지만, 먼저 다가와 ‘주먹인사’를 건네는 시민도 있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12/202003120312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