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여행

울릉도 최고의 비경을 찾아서…해안 일주도로 따라 전망대 여행

Shawn Chase 2020. 1. 20. 22:31

일주도로 전 구간 개통으로 해안비경 따라 한바퀴  

 

  
울릉도 망항봉 독도전망대에서 본 도동항 풍경.



울릉도 해안 일주도로 전 구간이 지난 3월 말 개통했다. 마지막 남은 구간이었던 내수전∼석포 4.75㎞ 공사가 시작된 지 약 8년 만이고 1963년 울릉도 개발발전계획이 등장했던 이후로는 55년 만이다. 이로써 울릉도 일주도로는 총 44.5㎞에 이른다. 주행 제한속도가 40㎞임을 감안하면 울릉도를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이면 충분하다. 막혀 있었던 동쪽이 뚫리면서 저동(남동쪽)∼천부(북쪽) 구간은 1시간에서 20여분으로 단축됐다.

일주도로를 중심으로 한 울릉도 여행 이야기를 2회에 걸쳐 써보려고 한다.

 

  



울릉도는 대한민국 동쪽 끝에 있는 작은 섬이다. 면적은 72.82㎢로 동서의 길이는 10㎞, 남북은 9.5㎞에 이른다. 섬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신비의 섬’이다. 작지만 섬의 최고봉은 986m에 이를 만큼 높다. 그 주변으로 최고봉인 성인봉에 준하는 봉우리들이 여러 개 솟아있다. 작은 섬 안에서 한반도 최남단 마라도부터 북단 백두산에 이르는 식물군을 다 볼 수 있다고 하니 한반도가 전부 이 섬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울릉도를 마주한 첫인상은 신비로움 그 이상이었다. 섬은 기대했던 것보다 크고 울창하고 장엄했다. 주름진 절벽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어 더욱 비장하다. 망망대해 한가운데 이런 섬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이런 울릉도의 모습을 다각도로 볼 수 있는 가장 손쉬운 곳이 섬 곳곳에 세워진 전망대다. 일주도로는 전망대로 향하는 길을 더욱 가깝게 한다. 전 구간이 개통되면서 차뿐만 아니라 자전거로도 일주가 가능해졌다. 지난 3월29일 개통식이 열린 다음 날엔 섬 일주 마라톤 대회가, 지난 4월13일에는 일주도로 산악자전거 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울릉군 해안도로 풍경



울릉도의 비경은 일주도로를 따라 시도 때도 없이 펼쳐지지만 그래도 대표 전망대를 굳이 꼽자면 도동항에 있는 망향봉 독도전망대와 서쪽 끝의 향목전망대, 북쪽의 석포 일출일몰전망대, 일주도로 완성으로 더욱 유명해질 내수전 일출전망대를 꼽을 수 있다. 동서남북 각기 다른 방향에 전망대가 위치한 만큼 다각도에서 울릉도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도동항에서 케이블카로 올라가는 망향봉 독도전망대는 맑은 날이면 무려 87.4㎞ 떨어진 독도까지 보인다고 해서 ‘독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울릉시청이 있고 울릉도의 생활과 경제 중심지 도동항에서 손쉽게 오를 수 있는 전망대여서 가장 인기가 많다. 도동항에서 케이블카로 올라가니 크게 힘들이지 않고 올라갈 수 있다. 이곳에서는 도동항과 그 앞바다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반대편으로는 성인봉 앞 산자락이 펼쳐진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해안 전망대와 시가지 전망대 두 곳으로 갈라진다. 여유가 있으면 해안 전망대(왕복 30분 소요)까지, 여유가 없으면 시가지 전망대(왕복 15분)를 보고 온다. 초저녁까지 운항하니 계절에 따라 일몰과 함께 저녁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케이블카 타는 곳 맞은 편에 독도박물관도 있어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독도에 대한 유익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울릉군 태하 향목전망대에서 본 좌측 해안절벽.

 

울릉도 서쪽 끝에는 향목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울릉도 북면의 해안 전경은 한국의 10대 비경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명품 감상을 위한 최고의 여행지로 꼽힌다. 태하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니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다. 모노레일을 5분 정도 타고 오른 다음 향나무와 동백나무 숲길을 따라 기분 좋게 걷는다. 이곳의 향나무 자생지는 다른 지역과 환경이 달라 식물연구의 주요 자료가 된다고 한다.

숨이 차오르기 시작하면 태하 등대가 나타나고 언덕 위로 망망대해가 눈에 들어오면서 전망대가 나타난다. 규모도 꽤 크고 절벽 앞으로 바닥이 투명한 스카이워크까지 조성돼 있어 그야말로 제대로 비경을 만끽할 수 있다. 좌측에는 깎아지르는듯한 해안절벽이, 우측으로는 울릉도 북쪽 해안선의 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사방 어디를 쳐다봐도 절경이니 곧 감탄사조차 사라지고 파도소리와 카메라 셔터 소리만 가득하다.

이곳을 대풍감전망대라고도 부르는데 바람을 기다리는 언덕이라는 뜻이다. 가슴이 뻥 뚫릴 만큼 장쾌한 풍경이다.

 

 

  
울릉군 석포 일출일몰전망대에서 바라본 일몰.



북쪽의 석포일출일몰전망대는 또 다른 명품 코스로 꼽힌다. 이른 아침 해 뜰 무렵에 올라도 좋지만, 이곳은 해질녘이 제격이다. 멀리 송곳봉이 포인트 역할을 하며 하늘과 산, 바다가 어우러진 사이로 붉은 물감을 풀어놓은 듯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그리고 반대편에서는 흰 달이 떠오른다.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은 명품 조연이 된다.

일주도로 전 구간이 연결되지 않았을 때는 여행자들이 몰리는 도동이나 저동에서 이곳을 다녀오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일주도로 완성으로 북쪽을 찾는 관광객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안용복기념관과 비교적 가까워 함께 둘러봐도 좋다.

 

 

  
울릉도 내수전 일출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저동항.

 

저동에서 이어지는 내수전 일출전망대는 울릉도 동쪽 해안과 저동항까지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특히 신비한 섬으로 꼽히는 관음도와 삼선암, 죽도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일출 때도 좋지만, 빛이 너울대며 춤추는 늦은 오후도 좋다. 의자가 놓여 있는 유일한 전망대로 잠시 풍광을 감상하며 쉬어갈 수 있다.

전망대 여행과 함께 해안도로를 일주하면 울릉도 각 마을의 특징도 함께 감상하며 해안가의 소소한 풍경도 만난다. 신호등 하나로 양쪽을 오가는 일방통행의 터널을 건너고 통구미나 추산의 몽돌해변에서는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 통구미의 거북바위, 남양의 투구봉과 얼굴바위, 울릉도의 3대 비경으로 꼽히는 공암(코끼리 바위)과 삼선암과 관음도도 울릉도에서 빼놓지 말고 봐야 할 최고의 풍경이다.

 

  
삼선암



>>> 여행 tip

울릉도까지는 강릉, 동해묵호항, 포항항, 울진 후포항에서 배를 이용한다. 한겨울을 제외하고 울릉도는 언제든 여행할 수 있지만, 날씨 특히 바람은 울릉도 여행의 가장 큰 변수이다.

해안 일주는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수월하고 저렴한 방법이다. 일주도로 개통 후엔 도동을 기점으로 한 양방향 순환버스도 생겼다. 각 방향 하루 13회씩 버스가 다닌다. 천부-석포 구간 버스도 있어 적절히 함께 이용하면 버스자유여행도 가능하다. 자차여행은 선적비용 부담도 크고 입출항할 때 걸리는 시간도 길어 추천하지 않는다. 울릉도에서 차를 대여할 수 있으나 길이 워낙 험하고 일방통행 구간도 많아 주의해야 한다.

>>> 여행 info

독도전망대케이블카

경북 울릉군 울릉읍 약수터길 99

운영시간 : 08:00 - 19:00 (매표는 18시까지)

왕복이용료 : 7500원

태하향목관광모노레일 (대풍감전망대)

경상북도 울릉군 서면 태하리 113

운영시간 : 09:00-17:30

왕복이용료 : 4000원

석포일출일몰전망대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천부리 산10-1

내수전일출전망대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산33

글ㆍ사진=김남경(여행작가)